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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오사카 G20 정상회의 참석자들. 이른바 6차수 분리설에 따르면 사진 속 참석자들과 한국의 보통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여섯 다리를 건너면 서로 아는 사람들로 이어진다.
지난해 오사카 G20 정상회의 참석자들. 이른바 6차수 분리설에 따르면 사진 속 참석자들과 한국의 보통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여섯 다리를 건너면 서로 아는 사람들로 이어진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려면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할까? 보통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전문가들마저도 쉬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역사회로 범위를 좁히면 그나마 어느 정도 그럴듯한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1개 국가, 나아가 지구촌으로 넓혀 코로나19의 진정 시기를 가늠해 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전염병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전혀 없지만, 과거 '6차 수 분리'(Six Degrees of Separation)설이 관심을 끈 적이 있다. 쉽게 말하면 지구상 개개인은 여섯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이 설의 요지였다.

코로나19가 관리 가능한 수준에 이르는 시점을 예상하는 데는 6차 수 분리와 같은 수학적 접근이 도움이 된다. 전염병 확산과 감소가 수학에서 로그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국내 보건 당국자들은 현재 추세를 전제로 할 때 이르면 4월 초순 늦을 경우 4월 말쯤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억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 본다. 그러나 전제한 대로 이같은 전망은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는 가정 아래서만 유효하다.

전혀 예상치 못한 '작은' 일이 한 건이라도 발생하면 코로나19의 진정 시기는 뒤로 늦춰질 수밖에 없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이런 상황은 어림짐작해 볼 수 있다.

극단적인 가정을 해보자.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1명이 평균 5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다. 전파기간은 약 3일, 시민사회나 당국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고 하면 한두 달이면 한국의 전체 인구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5를 11차례 곱하면 얻어지는 값은 48,828,125로 한국 전체 인구와 근사하다. 11번 전파에까지 걸린 시간은 한 차례 전파에 3일씩 걸린다고 가정했으므로 33일쯤일 것이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철저한 방역과 차단 조치 등으로 전파력을 제어할 수 있다면 얘기는 영 달라진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사람으로부터 처음 감염된 5명의 다음 차수 1인당 전파력이 4명, 그 다음 차수 전파력이 3명, 그 다음 다음 차수 전파력이 2명 등으로 줄어든다면, 한 달간 감염이 지속된다 해도, 수천 명을 넘기기 어렵다.

수천 만과 수천은 하늘과 땅 차이의 수치이다. 특히 인명이 걸린 문제에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당국에 포착되지 않거나 당국에 감염 사실을 알리지 않은 사람들이 감염병 차단에 얼마나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는지는 이같은 간단한 수학적 어림짐작만으로도 여실히 알 수 있다.

한 줌도 안되는 사람들이 수백만 혹은 수천만 명의 공동체를 혼란과 공포에 몰아넣을 수 있는 게 감염병의 본질이다. 특히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큰 바이러스 질환이라면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억지 가능한 수준에 이르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코로나#전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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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김창엽의 아하, 과학!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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