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끝나면 사실상 (법안 처리는) 안 된다. (양당이)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뭐 있겠나? 국회가 'n번방 사건' 문제에 책임 있게 응답하고 선거를 치르는 게 맞다."
30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만난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말이다. 심 대표는 이날 'n번방 사건' 법안들 관련해 4.15 총선 전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열어 이를 처리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디지털 성착취 범죄인 텔레그램 n번방 관련한 국민들 분노가 워낙 크다. 관련 청원만 해도 (총합) 500만 명이 넘었다", "또 이 내용이 국민 국회청원 1호임에도, 상임위 차원에서 매우 소홀하게 다뤄졌다. 결과적으로 이런 사건이 대규모 확산되는 데에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며 "문 의장님께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불러서 깊이 상의해달라"고 부탁했다.
정의당 청년선대본, 의원실 찾아다니며 서명 요구했지만...
30일 국회의장 예방·31일 국회 앞 1인 시위 등을 예고하고 있는 심 대표에 이어 정의당 청년 선거대책본부 '청년정의'(본부장 장혜영)에서도 직접적인 행동에 나섰다. 청년선대본부는 지난 25일부터 현 20대 국회의원 전원(290명) 의원실을 돌며 "총선 전 원포인트 국회를 소집하자"고 촉구하고 서명을 요청해왔다. 그러나 30일 현재 이에 서명한 건 290명 중 14명에 불과하다.
청년선대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그간 진행한 의원 서명 응답 현황을 밝히며 "현재까지 김종대, 심상정, 여영국, 윤소하, 이정미, 추혜선, 유성엽, 정동영, 조배숙, 채이배, 김한정, 김종훈, 민병두, 김광수 의원이 응답했고 나머지 276명의 국회의원은 응답이 없는 상황이다. 의원들의 빠른 응답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실제 'n번방 사건' 관련한 국민적 공분은 크다. 앞서 청와대 청원('용의자 신상 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달라')에는 268만 명 이상이 동의했고, 국회 청원에도 관련 청원('디지털 성범죄 처벌법을 만들어 달라')이 재차 올라와 10만 명 동의를 얻고 관련 상임위원회로 회부된 상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집권여당과 1야당의 답변은 '총선 뒤 법안처리'였다. 민주당은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이해찬 당대표)"면서도 처리시점은 총선 뒤인 '5월'을 말했고, 통합당 황교안 대표 또한 "참여 회원들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했지만 시점은 '총선 뒤'라고 언급했다. (심재철 원내대표). "선거 뒤 법안처리는 사실상 어렵다. 선거운동을 하루 쉬더라도 총선 전 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정의당 뿐이었다(
관련기사: 심상정 "선거운동 하루 쉬더라도 총선 전 입법해야")
정의당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해야"
정의당 성평등·청년선대본은 "양당이 총선 뒤 처리하겠다는 건 결국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며 이를 비판했다.
이들은 "과거 '미투'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을 때, 국회는 약 200개 관련 법안을 경쟁적으로 발의했으나 통과된 건 소수뿐이었다. 안타깝게도 이는 지금의 모습과 닮아있다"며 "민주당·통합당 거대 양당은 앞다퉈 나서지만 그때뿐이다. 이제는 여성들 외침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게, '나중에'가 아닌 '지금 당장'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년선대본은 30일 오후 9시 유튜브 '생각많은 둘째언니' 채널을 통해 국회의원
응답 요청 및 현황(링크)을 알리고, n번방 방지 및 처벌입법 원포인트 국회 소집을 촉구하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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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n번방 방지법' 처리하자는 이해찬, 문제는 '타이밍 실종' http://omn.kr/1n1z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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