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의 문제제기에 곽상도가 응답했습니다.
28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는 "2017년 11월 위안부피해자법(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은 의원이 몇몇 있는데 그중 21대 당선자가 2명 있다, 그중 하나가 곽상도 의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개정안에는 할머니 간병인 지원, 장례비용 등을 국가가 부담한다는 내용과 추도공간 마련, 위안부 기림의날 지정 등이 들어갔다"라며 "할머니 장례비 지원도 원치 않던 분이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위원장이다, 게다가 위안부 문제 해결 피해를 준 게 한일 위안부 합의인데 (곽 의원이) 그 정부의 민정수석 아니었나, 말이 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곽상도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5일 이용수 할머니 2차 기자회견 때 현장에 있었고, (기자회견을) 기획했다' 등의 가짜뉴스 유포자를 고소했다고 알리면서 김어준씨 주장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한편, '위안부 피해자법 개정안'에 제가 기권표를 던졌다는 보도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2017.11월 개정안 표결에 기권을 한 사실이 있습니다. 개정안의 취지에는 동감하나, 이미 당시 정대협(정의연)이 받은 국고보조금과 기부금 등이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아 내부에서 논란이 있다는 얘기가 있었고, 심지어 피해자 할머니의 의사에 반하여 여러 사업을 추진하다가 할머니와 정대협이 갈등을 일으키는 등 여러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에 개정안의 취지를 담보할 수 있는 견제장치를 보완할 필요가 있어 기권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7년 11월, 위안부피해자법 반대 7명은 누구?
디테일을 살펴보겠습니다. 2017년 11월 본회의에 상정된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은 7개의 법안(의원발의 6건, 정부발의 1건)이 합쳐진 내용이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제정' '생활안정지원대상자(생존 피해 할머니) 지원 내용에 장제비를 추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추도공간 조성 등 위령사업을 기념사업 범위에 규정'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의 권리·의무 관련 정책 수립시 피해자 의견 청취' 등이었습니다. 참고로 김어준씨가 언급한 '간병인 지원'은 2005년 법 개정 당시 추가됐습니다.
2017년 11월 본회의 당시 표결 결과는 찬성 206명, 기권 7명이었습니다. 기권한 의원은 곽상도·김재원·김진태·여상규·이종구·이현재·추경호 의원이었습니다.
문제는 곽상도 의원이 28일 내놓은 반박 중 2017년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 내용과 기권의 이유로 꼽은 '정대협(정의연)이 받은 국고보조금·기부금 내부 논란' '개정안 취지를 담보할 수 있는 견제장치 미비' 사이에 연관 관계가 부족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 견제장치 미비?
곽상도 의원이 위안부피해자법 중 위안부 생존 할머니에 대한 관리 및 지원의 주체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아래 심의위원회) 자체에 문제의식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의위원회는 '위안부' 피해자의 생활안정지원대상자 등록 여부를 결정하고, 생활안정지원금·간병인 지원·장제비 지원에 관한 사항과 기념사업에 관한 사항에 관여합니다. 심의위원회는 위원장 1명에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됩니다. 위안부피해자법 시행령에 따르면 위원장은 여가부차관이 맡고, 위원은 기획재정부·외교부·법무부·보건복지부·국가보훈처 고위공무원 중 각 기관 장이 지정하는 1인(총 5명)이 맡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10명 이내의 위원(민간위원)은 "일본군위안부 피해와 관련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중 여성가족부장관이 위촉하는 사람"이 맡습니다.
그런데 법 조항상 정대협(정의연)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대목은 없습니다. 생활지원금 등의 집행은 여성가족부가 관할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심사위원회 내 민간위원이 업무 관련 금품수수 등 불법행위를 한 경우엔 공무원과 같이 보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만들었습니다.
곽상도 의원은 28일 <오마이뉴스>와 통화했지만 앞서 낸 보도자료의 내용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통합당이 규명하겠다는 '위안부 피해'... 방점은 '윤미향-정의연'
곽상도 의원이 위원장인 통합당 TF가 진상규명하겠다는 '피해'는 일본군으로부터 발생한 피해가 아닌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정의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종배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5일 "우리 당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해서 사리사욕을 취한 그런 의혹에 대해서 진실을 규명하고자 TF를 구성해서 출범을 한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사이 국회에서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연구·교육·홍보하기 위한 기구 설립이 무산됐습니다. 남인순·정춘숙 민주당 의원이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설립과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을 골자로 하는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모두 대안반영폐기 됐습니다.
20대 국회는 두 법안을 병합해 그중 '위안부' 생존 피해자에 대한 의료비 지원 내용만 살려서 지난 20일 통과시켰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재단(법인) 설립에 대해선 "21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처리해달라"는 부대의견만 남겼습니다. 그 사이 여성가족부는 2018년 8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아래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를 세웠지만, 활동의 법적 근거가 없어 곤란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난 27일 <오마이뉴스>와 통화한 김소라 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장은 "연구소 설립·활동의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라 중장기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연구 계획을 실행하기 어렵다"면서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에 대한 법적 근거 마련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위안부피해자법 내 연구를 수행하는 법인 설립 조항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연구의 인프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개인·민간 단체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결과물을 체계적으로 수집·제공·관리하기 어렵다"면서 "여성인권평화재단이 만들어지면 아시아 전시하 여성폭력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기억·이해해야 하는 사업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