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규는 유언의 마지막 대목에서 자신의 명령에 따른 부하들을 걱정하면서 정상참작이 없음을 안타까워 하였다.
그리고 끝으로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를 만끽하십시오"란 말로 유언을 장식한다. 그가 남기고자 한 유언의 모든 것이 여기에 함축되었음직 하다.
그 다음에 나는 내 동지, 나를 포함해서 7명이 됩니다만, 이 동지들에 대해서 나는 여러분들에게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나와 이념을 같이 하고 이 혁명에 가담을 했던 나의 동지들입니다. 이 동지들은 나와 마찬가지 이러한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지금도 자기의 죽음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나 이상으로 그 확고부동한 신념을 가졌다는 것을 나는 듣고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김태원이라고 하는 동지 한 사람은 와전옥쇄(瓦全玉碎)다, 기왓장으로 온전한 것보다는 옥이 되어서 그야말로 분쇄되겠다 하니 얼마나 숭고한 이야기입니까, 이러한 이야기를 한 동지들, 참 귀중하고 참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나의 부하들입니다.
그런데 나는 요번에 이 재판의 결과가 이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만 참고적으로 내가 하나 말씀드리는데, 그래서 난 이거 뭐 좋은 이야기 아닙니다만, 일본의 예를 들어서 하나 말씀드린다고 하더라도 일본의 과거의 5ㆍ26사태니 2ㆍ26사태니 하는 사건들이 있습니다만 그때 그 사람들은 장교들만 책임을 졌지 하사관과 병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우지 않았습니다. 왜? 그것은 그 사람들이 잘하고 잘못하고 그런 단계를 초월해서 군대라고 하는 조직이 유지가 되는데 있어서는 그 역경에서 전쟁을 수행할 적에 부하들이 명령을 선택적으로 받아서 그 수행을 한다. 만일 이러한 기풍, 이런 것이 있다고 하면 군대는 존립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바꿔 말해서 부하라고 하는 것은 상관의 명령을 무조건 받아들일 수 있는 이러한 관계가 아니면 군대의 명령계통이라고 하는 것은 존립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만일 상관이 명령을 했을 적에 이것이 정당한 명령인가 아닌가 판단을 해서 정당할 적에만 내가 이행을 한다.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다. 전쟁에서 만일 어떠한 종교를 독실하게 믿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적을 보고 총을 쏘라고 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신앙의 정신에 입각을 하면 나는 총을 쏠 수가 없다 해서 거절한다고 합시다.
그 전쟁을 전투를 해서 전승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은 조그마한 비유의 한 예에 불과한 것입니다만 절대로 명령이라고 하는 것은 이것은 절대권을 가진 절대이지, 이것이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안 받아들여지고 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요번에 나는 이 혁명을 결행하기 위해서 내 부하 6명에 대해서 강력한 명령을 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나의 명령을 100% 그대로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기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가지고 아주 완전히 자기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나는 이것은 참 본받을 만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적어도 재판 과정에 있어 가지고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명령을 한 나와 명령을 받아 가지고 이행한 이 사람들의 이 관계는 충분히 정상참작이 되어서 판결이 되었어야 한데 그러한 것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금요일입니다만, 내 영감으로 마음에 잡히는 것은 내일 토요일, 내일 오전밖에 일이 없으니까 내일 오전 중에 나의 형을 집행하는 마지막 순간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되는데 적중될는지 안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내 영감으로 잡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누구의 염려없이 아주 유쾌하고 또 명예스럽고 또 이런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그 자부와 내가 이렇게 감으로써 자유민주주의는 확실히 보장되었다는 이러한 또 확신과 이걸 가지고 나는 즐겁게 갑니다.
아무쪼록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영원한 그러한 발전과 10ㆍ26 민주회복 혁명, 이 정신이 영원히 빛날 것을 저는 믿고 또 빌면서 갑니다.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를 마음껏 만끽하십시오. (주석 4)
주석
4> 이상,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를 만끽하십시오』에서 재인용.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박정희를 쏘다, 김재규장군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