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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상이 되어 발전소현장에 서있는 김용균 김용균 1주기 태안화력발전소 현장추모제
조각상이 되어 발전소현장에 서있는 김용균김용균 1주기 태안화력발전소 현장추모제 ⓒ 김용균재단

젊은 청년인 용균이를 우리들 곁에서 떠나보낸 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그간 얼마나 낙후된 현장에서 우리 노동자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는지 새삼스럽고, 그럼에도 우리들의 목소리를 왜 제대로 내지 못했을까 하는 반성도 많이 한다.

이런 낙후된 현장조건,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마 우리 사업장의 문제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나같이 똑같은 구조 속에서 일을 하고 있는 발전협력사 노동자들 모두의 문제일 것이다. 2018년 김용균투쟁의 과정에서 산안법을 일부 고쳤지만 용균이와 같은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위험을 금지시킬 수 있는 사내도급금지도 발전비정규직들에게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

그럼에도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나마 용균이가 근무했던 태안사업장은 변화가 있다. 생명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그 변화다.

설비개선을 위해, 회사에는 요구를! 노동자간 협력을!

김용균투쟁 이후 원청사에서는 태안화력발전소 현장 설비를 일부 개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하청업체 협력사 노동자나 원청 감독부서의 노동자가 모두 만족하는 설비개선이 어렵다는 것을 체감했다. 실수도 나오고 안 하니만 못할 때도 있고 제대로 된 설비 개선을 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심지어는 전문 업체에서도 개선하기가 어려운 곳도 있다며 고충을 털어 놓기도 했다.

현장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온도 차이가 개개인마다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노동자들의 요구를 모아서 회사로 보내야 한다. 그리고 노동자들간에는 소통으로 푸는 것이 최우선이라 본다. 역지사지. 내가 상대방 입장에서 한번쯤 생각하고 일하다보면 충분히 가능하다본다.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로 서로 존중한다면 같은 목소리를 낼 수 있으리라. 설비개선을 통해 안전한 현장을 만드는 데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면서 개선해 나가면 함께 바꿀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설비개선으로 우리의 문제가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작은 변화로 일하다 죽지 않고 건강한 작업 환경을 만들고 이를 실천해나가는 것은 원청사와 협력사가 따로 있어서는 안된다. 이것은 우리가 이뤄야 할 작업환경이며 이런 작업환경이 만들어 질 때 제2, 제3의 용균이와 같이 일하다 목숨을 잃는 노동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몫이고 후배들에게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줄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

원청사의 설비투자가 우선

설비개선이라는 변화에는 원청이 설비투자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청 노동자들과 원청 감독부서의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입장에서 설비개선안을 마련하고 제시하는 것과 함께 원청의 설비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우리 모두가 안전이 보장되는, 더 이상 현장에서 목숨을 잃지 않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용균 추모조형물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11월 10일 김용균재단과 한국서부발전이 추진계획을 마련하여, 태안화력발전소 앞에 세우기로 했다. 김용균 추모조형물은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그곳에 서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품고 그곳에 세워질 것이다.

지금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10만 명의 노동자 시민이 함께 했던 것처럼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비용으로 따져서는 안된다. 그 정신이 김용균의 정신이고 그래서 사회적으로도 용균이를 절대로 잊어선 안될 것이다.

퇴근 후 동료들과 소주 한잔하고 집에서는 아내와 자식이 기다리는 가족의 둥지로 안전하게 돌아가는 삶... 일상이라는 그런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우리 현장에서는 안전을 위해 끊임없이 현장개선을 위해 뛰고 또 뛰고 있다. 나만의 안전이 아닌 우리 모두의 안전한 삶을 함께 만들고자.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김용균재단 이사이자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화력지회 이준석 지회장입니다.


#김용균재단#설비개선#안전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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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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