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각계각층 유권자의 목소리를 '이런 시장을 원한다!'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리더의 조건과 정책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편집자말] |
4.7 재보궐선거 판에서 '누가'의 윤곽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롯한 주요 정당의 후보는 결정됐다. 이제 남은 건 '무엇을 어떻게', 즉 콘텐츠다.
그런데 서울만 보면 온통 부동산 공약 일색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소위 '부동산 대전'이라 불릴만 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민심이 곧 부동산인 걸까. 물론 부동산 공약은 가장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이슈 중 하나다. 하지만 다른 문제들을 등한시해선 안 된다. 이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청년실업 문제다.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경제 이슈는 부동산이 아니었다
청년실업 문제는 심각하고 해결은 시급하다. 실제로 서울시민들이 선정한 2021년 새해 경제 이슈 1위는 '청년실업'과 '고용문제'였다(서울연구원이 2020년 12월에 서율지역 1200가구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생활물가, 코로나19 관련 항목이 그 뒤를 이었고 주거와 관련된 항목인 전·월세 가격 인상이 7.6%로 5위를 차지했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1월 기준, 청년 실업률은 9.5%에 달하며 청년 실업자는 38만 명을 기록했다. 2020년 6월에는 청년 실업률이 10.7%까지 치솟기도 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청년실업 문제는 이제는 2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연령층이 주목해야 할 문제가 됐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경제가 침체되자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고용활동이 위축됐고, 본디 쉽게 열리지 않던 취업의 문은 더욱 단단히 닫혔다.
서울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역시 이 문제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물론 취업, 고용 문제에 대한 정책과 일자리 창출 대책을 공약으로 건 후보의 모습을 뉴스를 통해 접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취업 문제 해결을 위한 후보자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후보들이 이미 제시한 청년실업 공약들은 구체성이 부족하며 실현 가능성에서도 의문이 든다. 집값 폭등으로 인해 고통받는 서민,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끊긴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방황하는 청년들의 목소리 역시 이젠 귀기울여야 할 때다.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장이 청년들에겐 필요하다. 그래서 나는 이런 시장을 원한다.
바란다
우선, 일자리의 양적 확대가 필요하다. 물론 코로나 세계적 대유행 상황 속에서 얼어붙은 시장을 고려했을 때,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소극적 채용은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라 생각한다. 민간 기업과 개인 사업장에서 감소된 일자리로 인한 피해는 청년들에게까지 닿는다. 학업과 구직활동을 위해 자본이 필요한 청년들은 결국 아르바이트 혹은 일용직을 전전하게 되고 이는 고용 상황을 계속 불안정하게 만들 뿐이다. 따라서 줄어든 일자리를 시 차원에서 양적으로 확충할 필요가 있다 생각한다.
멈춰버린 고용시장 속에서 정처 없이 배회하는 청년들이 유의미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가 나서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보다 더 많은 인턴십, 교육 환경을 제공해 스타트업 준비 혹은 기업 지원까지 지속적으로 구직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민간 기업에 적절한 인재를 추천하고 매칭시키는 시스템 또한 활성화해 더욱 주도적으로 청년 채용을 견인해야 한다. 청년 실업 문제가 장기간 심각한 상태로 지속되고 있으므로 더는 개인의 능력에만 맡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청년 취엄을 도와주고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 경험을 쌓지 못하는 청년들은 정서적으로 위축되기 마련이다. 최근 들어 우울함과 불안함을 호소하는 청년들의 수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일명 '코로나 우울(블루)'를 겪고 있는 20대 역시 매우 많다.
이는 자신감 및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져 소극적인 구직활동의 원인이 된다. 일자리의 계속된 감소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청년들의 의욕조차 감소시킨다. 기존에 존재하는 취업 프로그램, 고용지원시스템뿐만 아니라 해당 정보를 구할 방법 역시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
서울의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실제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 청년 포털'과 '청년 일자리센터' 등에 대해서 많은 학생이 잘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취업 관련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서울 소재 한 대학교의 학과 커뮤니티에서 '서울시 일자리'나 '청년 일자리센터' 등에 대해서 검색해 보면 관련 게시물이 한 건도 뜨지 않았다.
이미 존재하는 청년 취업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하고, 이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는 청년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와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구직 활동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취업을 시작하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청년들에게 서울시가 직접 그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 블로그, 카드뉴스 등을 통해 서울시가 어떤 일자리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알리고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서비스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일자리의 질적 개선 역시 양적 확충 못지 않게 중시돼야 한다. 단기간의 인턴, 비정규직, 계약직에 머물러 있는 불안정한 고용 상황은 청년 실업 문제의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한다. 일자리를 확충하되 장기간의 근무를 보장받을 수 있는 형태를 갖춰야 할 것이다.
한순간에 바뀌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청년들은 다양한 계열의 직업군을 진로로 택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의 일자리를 창출하길 원한다. 현재 서울시가 제공하고 있는 청년지원정보, 채용정보, 일자리 등은 기업 관련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 내의 실무를 배울 수 있고, 후에 민간 기업을 지원할 때 필요한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기업의 경영과 마케팅 분야에 치중된 경향성이 있다. 인문, 예체능 등 다른 계열의 직종을 체험하고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취업을 걱정하는 시대다. 새로운 서울시장이 탄생한다고 해서 한순간에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고, 모든 청년이 취업난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이전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정책 마련을 통해 청년 실업 문제가 점차 해결되는 걸 체감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