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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모습.
29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모습. ⓒ 연합뉴스

그리 넓지도 않은 국회 경내이건만, 어느 한 해도 건축 공사가 없을 때가 없다. 아름드리 나무들로 울창했던 숲을 밀어내고 '국회 의정관'이 들어선 이래 으리으리한 국회의원회관이 새로 지어졌고 별 스마트하지도 않은 국회 스마트워크센터하며 국회 한옥 사랑재가 계속 지어졌다. 멀리 강원도 고성에도 연수원이 지어졌다. 

누구를 위한 '건축 공사'들인가?

웬일인지 최근에 공사가 없다 싶었다. 하지만 역시였다. 국회 사랑재 한옥 옆에 새로 3층 건물을 세우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곳에 중식당을 열 계획이란 말도 들린다. 한옥에 어울리지도 않게 웬 중식당일까? 코로나19로 국회도 적지 않은 인원이 재택근무하고 있는 상황이고, 더군다나 국회 방문객도 거의 없는데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국회의 그 뚝심은 참 대단하다.

이렇게 한 해도 쉼 없이 계속되는 국회의 이런 '공사'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 추진되는 것일까? 사실 국회 사랑재 한옥을 지을 때도 말이 많았다. 본래 그곳 국회동산은 국회 경내에서 가장 울창한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던 곳이었다. 그런 아까운 나무들은 모조리 베어졌고, 숲은 해체되었다. 게다가 중간에 예산도 증액되었다(2천 억원의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었던 국회의원회관 공사도 재차 증액된 바 있었다). 항상 그 과정이 불투명하다.

한옥에 웬 중식당이냐는 여론의 뭇매에 국회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아직 결정도 하지 못할 일을 무조건 벌여놓고 보는 무모성은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일까? 이번에 새로 짓는 건물도 약 15억 원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국민의 혈세다.
 
국회사무처, 언터처블인가?


국회 측은 국회 경내에 남아있는 모든 공간에 건물을 올릴 태세다. 이번 공사도 언필칭 '환경개선 사업'이란다. 오히려 환경 파괴가 아닐까?

그럼에도 아무도 말릴 사람이 없다. 잘 알다시피, 국회는 감사원의 감사도 사실상 불가능한 곳이다.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운영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관련 사항들을 살펴본다고 말은 하지만, 수박 겉핥기란 지적을 받아왔다. 몇 년 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지원부서는 폐쇄적이다. 언터처블이다. 행정부의 감사감찰, 수사기능이 여기에 미치지 않는다. 국회의 주인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회사무처 직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국회사무처는 아무도 건들지 못하는 성역인가? 과연 국민의 혈세로 끊임없이 진행되는 이런 불요불급한 '국회의 건축공사들'은 언제나 멈출 수 있을 것인가?

#국회 한옥#중식당#국회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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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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