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4.7 재보선 전엔 대선도 우리가 무난하게 이기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이번 대선, 정말 팽팽할 거다.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치열하게 준비해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지사를 선택한 이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전국조직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를 맡은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 경기 시흥을)의 말이다.
조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장 6월부터 전국 시도별 민주평화광장 조직을 띄우기로 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민주평화광장 공식 출범 당시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던 김성환·김윤덕·강준현·문정복·민형배·박성준·이동주·이수진(동작)·이수진(비례)·이해식·이형석·임오경·장경태·전용기·정일영·최혜영·홍정민 등 민주당 현역 의원 18명 외에, 박홍근·김영진·박상혁·송재호·주철현·황운하 의원 등 6명이 최근 새로 합류했다고 한다.
5선인 조 의원은 이해찬 대표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조 의원은 "이 전 대표께서 직접적으로 누굴 도우라고 말씀하셨겠나"라면서도 "이 전 대표는 늘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강조하신다. 민주평화광장의 기본 틀이 이 전 대표 체제 당시 지도부와 당직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것은 맞다"라고 했다.
"이해찬 지도부 때 비서실장을 했던 김성환, 대변인을 한 이해식, 지명직 최고위원이던 이형석·이수진(비례), 영입인재 1호였던 최혜영, 청년위원장이던 장경태, 대학생위원장이었던 전용기, 또 원내대변인을 하던 박성준·홍정민 의원 등이 민주평화광장의 토대를 세웠고, 거기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로 이재명 지사로 중지가 모아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고민 끝 올초 이재명으로 결론.. 10개월 대선 대장정 시작"
- 노무현 정부 통일부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 '민주평화광장'의 공동대표를 맡았다. 민주평화광장을 소개한다면?
"민주평화광장은 소위 민주·평화개혁 진영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이다. 말 그대로 하나의 '광장'이다.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당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활동가들, 원외 위원장, 지방 의원 등을 전국적으로 망라해 다 함께 대선 준비를 해나가자는 것이다. 대선이 10개월 밖에 안 남지 않았나. 대장정의 시작이다."
- 민주평화광장은 대선을 준비 중인 이재명 지사의 외곽조직이다. 공동대표를 맡은 배경은 뭔가.
"가장 중요한 건 대선인데,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쭉 고민하다가 최종적으로 이재명 지사를 선택했다.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를 보면 결국은 이재명이더라. 내년 대선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민주개혁, 평화개혁 세력에 있어서 절체절명의 과제이지 않나. 특히나 이번 4.7 재보선 참패 이후 더 긴장감이 생기고 절박해진 것 같다.
결심이 서고 나니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돌입 전 이재명을 도울 수 있는 하나의 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3월부터 준비한 게 민주평화광장이었다. 당초 계획은 4월 말 출범이 목표였지만, 4.7 재보선 패배 이후 전당대회 일정(5월 2일)이 앞당겨지는 바람에 조직 출범도 연기됐다. 대선 조직 치고 길지 않은 준비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만5000명이나 발기인으로 모집됐다. 출범(5월 12일) 후에도 참여 신청이 쇄도해서 지금은 2만 명을 훌쩍 넘긴 상태다. 현역 국회의원도 원래 18명에서 6명 더 늘어서 24명이 됐다."
- 이재명 지사와 인연이 있나.
"2008년도에 제가 원내대변인을 맡았을 때 이 지사가 당 부대변인으로 있어서 같이 일을 해본 경험이 있다. 또 지난 2018년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로 선출된 이후 도지사 인수위원장을 맡았다. 이때 경기도 지역 초선 의원들과 이 지사 측 그룹들과 함께 두 달 동안 같이 호흡을 맞췄다.
한 10여 년 정치 역정을 눈여겨본 건데, 이 지사가 사회 현안과 당대의 이슈에 대한 통찰력이 꽤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단순 이해를 넘어 자기 나름대로 대안을 만들어내고, 아주 강한 추진력도 있다. 국민과 소통이 되고, 무엇보다 반드시 성과를 낸다. 이건 대단한 정치·행정에 대한 역량이다. 비근한 예가 코로나19 때 보여준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 아닌가. 전국민 재난지원금도 처음으로 도입했다. 국가를 맡겨 운영을 해도 잘할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 이해찬 지도부 시절인 2019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정책위의장을 맡은 바 있다. 조 의원이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가 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이해찬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해찬 지도부 당시 주요 당직을 맡았던 인사들이 민주평화광장에 대거 참여하기도 했고, 이 전 대표의 조직인 '광장'이 민주평화광장에 흡수됐다는 말도 있는데.
"민주평화광장을 초기에 준비할 때 아무래도 이해찬 전 대표 시절 함께 당직을 맡았던 의원들을 우선적으로 모았다. 일도 같이 해봤고 인연도 있으니까. 당시 비서실장을 했던 김성환, 대변인을 한 이해식, 지명직 최고위원이던 이형석·이수진(비례), 영입인재 1호였던 최혜영, 청년위원장이던 장경태, 대학생위원장이었던 전용기, 또 원내대변인을 하던 박성준·홍정민 의원 등이 함께 주축이 돼 민주평화광장의 기본을 만들었다. 이후 초재선 의원들이 합류했다고 보면 된다.
이해찬 전 대표는 정계에서 물러나셨고, 민주당과 여권 정치인들에겐 사실 큰 어른이시다. 국정 경험도 많고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만드신 분 아닌가. 그런 분이 직접적으로 '누굴 도와라'라고 하시겠나. 당연히 민주평화광장에 대해서도 이러쿵저러쿵 얘기는 안 하신다. 다만 '기필코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잘하라'고 만날 때마다 늘 강조하신다. 그런 점에서 저희 민주평화광장은 자연스럽게 '그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적의 대안이 누구냐' 고민한 것이다. 그렇게 '이재명'이란 답에 중지가 모아졌다.
현역으로 계실 때 이 전 대표를 지지하던 '광장' 그룹 역시 내년 대선 준비를 위해 주력을 하겠다는 입장에서 민주평화광장과 함께 뜻이 맞았다고 보면 된다."
"경선 연기론 옳지 않아… 친문 견제? 야당 프레임"
- 당내에서 불거진 대선경선 연기 논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6월 하순이면 예비경선에 들어가야 하는데 이렇게 임박해서 경선 일정을 다시 논의하자는 건 굉장히 옳지 않다. 특히나 재보선 패배 후 당이 어려운 상황이다. 신임 지도부도 민생에 집중하겠다고 하는데 선수들이 개입해 경선 룰을 고치자고 들면 아주 시끄러워질 수 있다. 당헌·당규에 정해진 대로 하는 게 순리고 원칙이다. 게다가 현재의 대선경선 일정과 룰은 이미 이해찬 지도부 때 확정된 거다. 그때도 그냥 했던 게 아니었다. 오랜 시간 당 내 총의를 다 모았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경선 연기 반대가 65%로 찬성 15%보다 압도적으로 높지 않았나(아시아경제 의뢰, 윈지코리아컨설팅 5월 15~16일 조사, 그 밖의 사항은 여론조사 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 경쟁 주자들 쪽에선 여전히 '경선연기를 통 크게 받는 게 이 지사를 위해서도 좋다'는 얘기가 나온다.
"유력 주자들이 공개적으로 경선연기를 말하고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산발적으로 나왔을 뿐이다. 우리는 예정대로 오는 9월 9일 전에 후보를 선출하고 곧바로 이어지는 정기국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내년에 새로 대통령이 뽑히는데, 새 대통령 1년 차 국정운영의 예산, 정책이 모두 이번 연말 정기국회에 달렸지 않나. 여당으로서 할 수 있는 걸 안정적으로 착착 해가야 한다.
10월엔 전국을 돌며 예산정책협의회를 하면서 각 지역별 여론을 수렴하고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또 국정감사에 있을 야당의 총공세를 잘 방어해 문재인 정부가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지켜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야당 경선에 맞춰 우리도 경선을 미루고, 여당도 정기국회를 날린다? 지혜롭지 않다. 예정대로 후보를 선출하고 정기국회를 잘 치러내는 게 곧 최선의 대선 준비다."
- 경선연기론을 필두로 대선 경선이 다가올수록 친문의 견제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우리 당은 '원팀'이 돼야만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걸 경험적으로 잘 아는 당이다. 특히 지금은 대선에 대한 위기 의식과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대선 승리라는 큰 목표 아래 친문과 비문이 대립하고 갈등이 폭발할 여지는 없다고 본다. 그건 오히려 우리 당의 분열을 바라는 야당의 프레임 아닌가? 경쟁하되 서로 자제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 친문 주류 쪽에선 이 지사가 캠프 구성 등에 있어 향후 '원팀' 기조를 깰까 경계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그런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다. 현재 민주평화광장 구성만 봐도 다양하지 않나. 벌써 계파 구분이 별로 없어진 상태다. 무엇보다 이 지사 자신도 어디까지나 민주당 후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실제 무조건 원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거다. 그럼 당연히 민주당의 정신을 이어받는 거다. 민주평화광장 역시 창립 때부터 '다음 대선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발전하고 새로운 미래와 시대정신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어느 집단이든 색채가 강한 분도 있고 합리적인 분들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항상 다수는 상식과 합리에 기초한다. 소위 친문도 마찬가지다. 결국 당심은 민심에 따라가게 돼 있다. 민심과 당심을 얻어가는 후보를 잘 만들고 보호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자연스럽게 커져가리라 본다."
"6월부터 광주·전남 시작으로 전국 시도별 민주평화광장 출범"
- 민주평화광장의 향후 계획은.
"6월부터 전국 시도별 민주평화광장을 출범시킬 것이다. 6월 1일에 광주, 전남에서 시작된다. 광주의 경우에는 이형석·민형배 의원이 상임대표를 맡기로 했고, 전남은 주철현 의원을 대표로 여수에서 출범식을 한다. 그렇게 시작해 지역을 쭉 돌면서 시작할 거다. 한 달은 걸릴 것 같다.
지역뿐 아니라 전문 조직, 직능 조직들을 중심으로 민주평화광장 내 여러 위원회도 설치하려 한다. 자치분권위원회, 노동위원회, 소상공인위원회, 기후변화대응위원회, 장애인위원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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