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기자말] |
필자의 SNS 계정은 다양한 사유로 아기 엄마들과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친구분들의 게시물을 살펴보다 보면 일명 '조동'(조리원 동기)이라고 하는 조리원 동기 모임들이 자주 보인다. 태어난 해와 날짜가 거의 비슷한 이 엄마들은 육아 경험을 공유하고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간다. 그 모습들이 매우 좋아 보여 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SNS 너머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이 조동들은 함께 여행을 하거나 식사를 하거나 기념일들을 챙겨주는 듯했다. 이에 더해 남편들도 친분이 생겨서 함께 골프를 치거나 레저를 하고 캠핑을 하기도 했다. 보면서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 것도 사실이었다.
아내에겐 '조동'이 없다
'군대에 훈련소 동기가 있다면, 출산 과정은 조리원 동기가 있어서 이겨 내는 것.'
일전에 들었던 동료의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아내에게는 '조동'이 없다. 아내가 조리원에 들어가지 않기도 했지만, 설사 조리원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여파로 엄마들이 개인실 생활을 하며 친해질 계기가 없었을 것 같다.
SNS와 맘카페에는 이런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방영된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는 조리원 동기들이 자유롭게 모여 수다를 떨고 함께 음식을 먹는 등의 장면이 나오는데, 적어도 2020년 쥐띠 아기들의 엄마와 2021년 신축년인 소띠 아기들의 엄마들은 이를 경험하지 못한 듯하다.
아내에게 이런 '조동'을 만들어 주고 싶었지만, 적어도 첫째 아기를 출산한 시점에선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아기의 출산 전, 정기 검진 때 병원 로비에서 아기와 엄마를 보내고 출입 통제를 받던 때를 또렷하게 기억한다. 아기를 낳았을 때도 보호자 1인 외에 면회가 제외됐던 통한의 장면도 생생하다. 그래서 코로나 시기 엄마들에겐 '조동'이 없다.
최근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수도권 등에선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는 등 방역 지침이 엄격해졌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아내와 아기는 또 하나의 친구를 잃었다. 바로 문화센터 친구를 뜻하는 일명 '문센 친구'이다. 불과 6월 말에만 해도 '사적 모임 8인 허용' 등 거리두기 완화 방침이 나왔었다. 그때 우리 부부는 문화센터 프로그램에 관심을 기울였다.
아내는 아이에게 '문센 친구'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기는 또래 친구들을 병원에서 말고 직접 대면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화센터에서 비슷한 또래의 아기들과 엄마를 만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모든 게 제자리가 됐다. '조동'까지는 없어도 '문센 친구'는 만들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기와 엄마들에겐 그마저도 요원해졌다.
아기 엄마와 아기에겐 일명 '육아 동지'도 없다. 맘카페 등에는 '육아 동지를 구한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조리원 동기가 없고 문화 센터도 못 가는 아기와 엄마들의 사연이 많다.
'동지를 구합니다' 참 서글픈 이 말
아기 엄마도 심각하게 '육아 동지'를 구하는 글을 적어 볼까 어제까지도 고민하고 있었다. 육아 동지를 구하더라도 만나서 커피 한 잔이나 식사하는 것이 무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설사 구하더라도 '랜선 육아 동지'일 뿐이다. 참 서글픈 현실이다.
'친구를 구한다.'
'동지를 구한다.'
아기 엄마들이 올린 글에서 큰 외로움을 읽는다. 코로나19는 아기와 엄마들에게서 친구들을 앗아 갔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시대 엄마들과 아기들에게는 친구가 없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라는 또다른 복병을 마주했다. 엄마들과 아기들이 지금까지 견뎌온 시간들에 진심 어린 격려를 보낸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엄마와 아기들의 시간에도 응원과 존경을 보낸다.
글의 서두에 언급한 드라마 '산후조리원'의 명대사를 전한다. 이 시대의 엄마들과 아기의 진정한 행복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엄마들 맨날 울어요. 하루에 열두 번씩, 매일매일 운다고요. 그래서 서로 위로받고 도우면서 버티는 거예요."
"우리는 모두 다른 모양의 엄마였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았다."
"좋은 엄마는 완벽한 엄마가 아니에요. 아이와 함께 행복한 엄마이지. 꼭 행복해지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추후 기자의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