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6일과 8일, MBC 뉴스데스크는 <박형준 '4대강 반대 인물' 보고에 이명박 "잘 관리하라">(7/6), <"지시도, 보고도 없었다"…박형준 '거짓 해명' 수사 변수로?>(7/6), <"불법 없다, 첩보원 문건"…박형준 엄호 나선 국민의힘>(7/8) 보도를 통해 박형준 부산시장이 MB정부 청와대 홍보 기획관으로 재임하던 시기에 국정원 불법사찰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사찰 내용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해 후속조치에 대한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보궐선거 때부터 불거진 박형준 시장의 '국정원 불법 사찰 개입' 의혹 제기에 박형준 시장은 '일체 관여한 바 없다'며 일축해 왔고, 부산시장을 감시해야 할 부산지역 언론의 선택은 '침묵'이었습니다.
이번에 추가 문건이 공개돼 다시 '진실' 규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언론은 '박형준 시장의 불법사찰 개입'을 어떻게 보도했을까요?
공영방송인 KBS부산은 박형준 시장 불법사찰 관여 의혹과 관련해 단 한 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지난 7월 8일 부산 시민사회의 '국정원 불법사찰 관여 인정, 요즈마 펀드 의혹 고발, 박형준 시장 사퇴 요구' 기자회견에서 의도적으로 '불법사찰'을 누락해 보도했습니다. 해당 기자회견은 <요즈마 펀드 관련 부산시-시민단체 공방 가열>(단신)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고, '불법사찰'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KBS부산 보도를 보는 부산시민은 박형준 시장의 '4대강 반대 인사 불법사찰 관여'와 관련해 국정원 문건이 새롭게 발견된 사실도,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알 수 없었던 셈입니다.
KNN 뉴스아이는 <"불법사찰·요즈마 펀드 관련 박형준 사퇴해야">(7/8, 단신)를 통해 부산 시민사회의 기자회견을 전하며, "4대강 반대 인사 불법사찰과 관련해 당시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의 연루 사실이 최근 국정원 감찰 보고서에 담긴 것"이라 최근의 정황을 간략히 전했습니다.
국제신문과 부산일보, 두 신문 모두 이번 문건의 '신빙성'에 주목해 정치권의 공방을 전했습니다. 국제신문 <박형준 불법사찰 관여 의혹 문건 진실 공방>(7/9, 5면)과 부산일보 <여 "개입 증거" VS 야 "정치 공작"...'박형준 사찰 문건' 진실 공방>(7/9, 5면)는 "진실 공방이 첨예해지고 있다.", "해당 문건 신빙성 문제가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분위기다."고 전하며 여·야 정치권의 주장, 박지원 국정원장의 발언을 주요하게 전했습니다. 공방만 오갈 뿐, 문건의 내용과 관련한 추가 취재는 없었고 불법사찰 사안의 당사자일 수 있는 시민사회 목소리는 한 줄 처리했습니다.
부산일보는 <취임 넉 달째 박형준 시장, 재선 가도에 잇단 악재>(7/8, 6면)에서 '불법사찰', '요즈마펀드 의혹', '엘시티 공익 환원 진정성' 등을 언급하며 타 지역언론보다 적극적 보도를 보여줬지만, 이 모든 사안을 박형준 시장의 재선과 연결해 '악재'라 단정했습니다. 이어 <민주당 '4대강' 관련 박형준 고발…박형준 "정치 공작">(7/14, 5면)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이번 사안을 대선국면을 앞두고 전략적 요충지인 부산을 공략하기 위한 여권과 국정원의 정치공작으로 규정"한다는 반박입장을 자세하게 보도했습니다.
'국정원 불법 사찰'은 말 그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게다가 부산시장이 이와 관련한 의혹의 중심에 있다면 진실을 밝혀야 합니다. 언론은 또 다시 단순 공방보도로 치우칠 것이 아니라 진실규명에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요. 취임 100일을 앞두고 부산 시민사회는 여전히 박형준 시장의 공직자로서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