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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정부(문재인 정부)의 일원으로서..."

취재진에게 미리 배포된 연설문 초안에는 없던 표현이었다. 곧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고개 숙여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한 뒤 허리를 깊게 숙였다. 그의 목에는 지난달 26일 청와대 방문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받은 넥타이가 매어 있었다.

"부동산 투기를 막지 못해 허탈감과 좌절을 안겨드렸습니다. 공직개혁 부진으로 정책신뢰를 얻지 못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이 결혼, 출산, 직장을 포기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분량, 현장 발언... 모두 '부동산'에 집중한 이재명

2일 오후 서울시 송파구 KSPO돔에서 열린 민주당 '대한민국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재명 후보는 1호 공약이었던 '공정한 성장의 회복'을 첫 머리에 강조했다. 하지만 발언 분량이나 현장 상황을 볼 때 그가 가장 신경 쓴 대목은 두 번째로 언급한 부동산 문제였다. 

이재명 후보는 "높은 집값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국민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부동산 문제로 우리 국민들께 너무나 많은 고통과 좌절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며 "개발이익 완전국가환수제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이야말로 바로 부동산 대개혁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개발이익환수제 강화, 분양가 상한제 같은 부동산 불로소득을 막는 제도개혁을 곧바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집권 후에는 최우선으로 '강력하고 대대적인 부동산 대개혁'에 나서겠다"며 "국민이 맡긴 인허가권 행사로 생기는 개발이익, 국민세금을 집행하며 생기는 불로소득을 토건세력과 부패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국민 모두가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게 바로 정의입니다."

또 한 번 현장에서 추가한 문구였다.   

이 후보는 또 "당정과 협의해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대대적인 공급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저렴한 임대료로, 원하는 기간 얼마든지 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의 기본주택을 대대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이라는 이 오명을, 이재명 정부의 명운을 걸고 확실하게 청산하겠다"며 "집값을 하향안정화시키고, 누구도 주택 때문에 고통받지 않게 하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서울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2일 서울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후보는 부동산 문제뿐 아니라 민생 전반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잘한 점은 계승하고, 부족한 점은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게 충분히 보상하는 등 "이번 정기국회를 '첫 번째 이재명표 민생개혁국회'로 만들어달라"고 당에 요청했다. 나아가 "'대통령 한 명이 바뀐다고 내 삶이 달라지냐'는 국민들의 이 따가운 비판에 당당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며 "철저한 책임의식으로 민생개혁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그동안 민주정부와 민주당이 잘한 것도 많지만, 민생에서 국민의 높은 기대를 충분하게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비판, 겸허하게 인정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빛과 그림자 역시 온전히 저의 몫입니다. 같은 뿌리, 민주당에서 나올 '이재명 정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쌓아온 토대 위에 잘못은 고치고, 부족한 건 채우고, 필요한 것은 더해서 청출어람의 새로운 정부로 나아가겠습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이번 대선은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미래로 전진할 것인지가 결정되는 중요한 선거"라며 "촛불혁명으로 쫓겨난 국정농단 세력과 부패기득권세력의 반성 없는 귀환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패기득권세력은 절대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다"며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다. 하지만 우리가 단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는 국민과 힘써 함께 싸운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부패세력 귀환 막아야"... 소년공 이야기로 '약자 연대' 강조  

이날 행사장에 운집한 민주당 지도부,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원외위원장 등 약 400명은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이라는 이재명 후보에게 "네"라는 함성과 박수로 화답했다. 송영길 대표는 "경선 후보자 전원과 원로 선배님들, 2030청년 동지들, 169명 국회의원과 당 안팎의 최고 전문가들까지 함께 하는 100% 민주당, 거당적인 통합선대위가 구성됐다"며 "민주당 역사상 가장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는 원팀 민주당·드림팀 선대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축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소년공'으로 가난하고 어렵던 시절을 딛고 일어난 점을 H.O.T의 노래 '빛'에 맞춘 퍼포먼스로 소개하기도 했다. 또 지체장애인이자 유튜브채널 '당장만나'를 운영하는 신홍윤씨는 지지 영상에서 소년공 시절 공장에서 일하다 팔에 장애를 입은 이재명 후보를 두고 "대한민국 최초로 장애정체성을 가진 후보"라며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그 자체가 정말 가슴 벅찬 일이다. 이재명 파이팅"이라고 응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원외위원장 등 약 400명이 운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원외위원장 등 약 400명이 운집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민주당#대선#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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