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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조감도
대전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조감도 ⓒ 대전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 정부 100대 정책과제로 채택되어 추진되고 있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이름이 '공공'이 빠진 채 후원업체 이름이 붙여질 상황이어서 논란이다.

사단법인 토닥토닥과 공공병원설립운동연대, 대전충남인권연대 등 대전지역 10여개 단체들은 지난 달 30일 성명을 내고 "밀실추진 기부협약 해명하고,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공공성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대전시는 오는 2022년 9월 개원 예정인 '대전충남권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명칭을 '공공'을 빼고 후원업체인 게임회사 '넥슨'을 넣어 '대전충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으로 정할 예정이다.

이는 넥슨이 지난 2019년 2월 사업비 100억 원을 기부할 당시 대전시가 감사의 마음으로 명칭에 회사 이름을 넣기로 '협약'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그동안 이러한 내용을 '비밀유지조항'이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은 협약내용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운동을 벌여온 단체들은 명칭은 병원의 '정체성'과 관련된 일이라며 '공공'이라는 이름이 빠지고, 넥슨재단이라는 명칭이 사용되는 것은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병원으로 호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전충남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으로 채택되어 100대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고,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으로 전국 권역별로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타 지역 병원명칭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이들은 우려하고 있다.

또한 건립비용 447억 원 중 국비가 78억 원, 시비가 229억 원 등 총 347억 원의 공공예산이 투입되고, 운영비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된다면서 민간기업이 거액을 후원한 것에는 감사할 일이지만 병원 명칭을 민간기업 이름으로 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은 문재인 대통령과 허태정 대전시장의 공약이었고, 100대 국정과제이자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으로 진행되었다"며 "이는 장애어린이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의 노력으로 이끌어낸 국가사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업은 그동안 대한민국에 없었던 소아재활 의료체계를 공적으로 구축하는 사업이고 치료와 교육, 돌봄을 병행하는 공공모델을 만드는 일로서, 여기서 '공공'은 시작이고 정체성이고 국가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를 추진하는 지자체가 나서서 공공의 이름을 빼버리는 일을 벌였다. 대전시청에 기업이 기부한다고 시청 앞에 기업이름을 넣을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대전시가 공공을 과연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문을 가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 상황은 대전시만이 아니라 최근 경상남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지어지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들의 이름에 다 '공공'이 빠지고 기업이름이 들어갈 상황"이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사업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이 맞느냐"고 따졌다.

이들은 "대전에 건립되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총 공사비 447억 원 100억 원은 큰 금액이지만 전체 건립비의 약 22%에 해당한다. 앞으로 병원의 운영비는 국민들의 세금인 국가예산으로 이루어진다"며 "그러므로 이 병원의 운영주체는 국가이고 시민이다. 기업의 소중한 마음이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공공'의 대체가 아니라 제대로 된 건립과 운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끝으로 "장애어린이가족을 비롯한 시민들이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달려온 7년의 노력이 돈의 가치로 평가될 수 없다. 시민과 함께하며 공공을 최우선이라고 표방해왔던 정부가 시민이 모르게 시민의 노력과 공공의 가치를 무시한 것 같아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든다"면서 "보건복지부와 대전시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으로 명칭을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어린이재활병원의 명칭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후원을 기념할 수 있는 방식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대전시#넥슨#사단법인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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