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고 있다. 한때 8천 명에 육박하던 확진자는 최근 4천 명대를 기록하더니 7일은 3717명으로 집계되었다. 3주째 시행하는 거리두기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추세와 함께 올해 코로나 상황을 전망하기 위해 지난 6일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새해 들어 신규 확진자가 4천 명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현재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일단 새해 들어와서 여러 가지 방역 상황들이 좋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좋지 않은 상태죠.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상황이고 유입 확산을 예상해 볼 경우 3월에서 4월 정도 정말 큰 규모의 유행이 한 번 정도 남아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 위기를 잘 넘기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는 가장 중요한 일일 것 같습니다."
- 왜 그때 대유행이 올 거라고 생각하세요?
"일단 지금 긴급 멈춤 조치가 시행되고 있어서 효과가 있지만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기는 매우 어려운 성격이거든요. 그리고 일상 회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이 시작되고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약 10주에서 12주 정도에 걸쳐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생각을 하고요.
그렇다면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 능력이 매우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2월 말이나 3월 초 정도가 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유의미한 정도의 비율을 보일 것으로 예상이 되고요. 그럼 지금보다도 유행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고 볼 수 있겠죠."
- 그럼 어느 정도까지 갈까요?
"3월 초 정도가 되면 일주일 평균 확진자가 1만 명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예상은 하고요. 그때 만 명까지 간다라는 것은 그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가 있을 거란 의미거든요. 3월까지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그때까지 의료 체계를 최대한 준비할 수 있는 만큼 준비해 두고 그다음에 경구용 치료제라든지 백신 같은 것들의 도입을 조금 더 가속할 필요가 있는 거죠."
- 확진자가 만 명 나와도 위중증이 몇 명 안 나오면 괜찮은 거 아닌가요?
"결국 확진자가 늘어나더라도 위중증 비율을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으니까 매우 도움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는데요. 오미크론 변이의 외국 데이터를 보면 분명히 중증화율이 어느 정도 감소되는 것으로 보이긴 해요. 그런데 그 중증화의 감소 효과가 백신 접종과 재감염의 효과로 이해가 되거든요.
그러니까 접종 말고도 감염된 사람이 반복해서 감염되었을 때 중증도가 낮아지는 현상들이 관찰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재감염자의 비율이 낮을 거고요. 그리고 아무리 중증화율이 절반 정도까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확진자의 규모가 2~4배 된다면 결국 중환자의 숫자는 지금보다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논리인 거잖아요.
그래서 감당할 수 있는 만큼으로 유행 규모를 통제하는 전략도 필요할 거고 거기에 더해 중증화율이 낮다고 하더라도 확진자가 급격하게 높아질 경우에는 중증화율이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대비해야 됩니다."
"지금 추세 유지될 경우 다음 주까지 감소 기대할 수 있어"
- 그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증환자가 2천 병상 정도까지 가동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정도까지는 감당할 수 있겠지만 지금 예상이 3월이나 4월 정도에 들어가면 2천 명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우리가 순간적인 충격에 대비해서 중환자 병상을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첫 번째로 해야 되고요.
두 번째 지금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돼 사용될 예정인데 경구용 치료제를 가장 효과적인 집단에 잘 투약한다면 중환자 병상이나 입원 환자 숫자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거든요. 그렇다면 얼마만큼 확보된 물량을 어떤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입하냐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되고 그 전략이 성공할 경우 의료 체계에 가하는 부담을 상당히 줄일 것으로 추정되거든요.
경구용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쓸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게 결국 경증 환자나 발견 초기 환자들에 대한 진료 이야기이기도 하거든요. 확진자를 최대한 빠르게 찾아내고 빠르게 찾아낸 확진자를 일반 의원급에서도 진료할 수 있게 한다거나 아니면 진료 역량을 높여서 바로 경구용 치료제를 투약하게 되면 중증 환자로 전환되는 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니 그 정도면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 확진자가 4천 명대로 떨어졌는데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는 걸까요?
"지금 확진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데 저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 그다음에 방역 패스의 도입 같은 보완 대책의 역량, 추가 접종의 효과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있다고 생각하고요. 지금은 추가 접종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추세가 유지가 될 경우에는 다음 주 정도까지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다음 주면 또 긴급 멈춤 조치가 종료가 돼 그다음부터는 점진적인 완화를 어느 정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럼 점진적인 완화가 있었을 때 어느 정도로 유행의 확산 속도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인가가 제일 중요한 요소가 되겠죠."
- 그럼 다음 주까지 확진자가 어느 정도 떨어질 거로 전망되나요?
"이번 주에는 지난주 대비 20% 정도 떨어졌으니까 다음 주에는 이거 대비 또 20%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데요.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이라든지 여러 효과들이 있기 때문에 다음 주 정도 되면 20% 정도 더 떨어질 수 있을 거다 정도는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될 경우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그걸 예상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이고요. 우리나라 방역 속도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게 되면 아무래도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는 시간이 점점 더 늦어질 텐데 그래도 2월 말이나 3월 초 정도가 되면 매우 유의미한 비율 정도로 오미크론 변이가 어느 정도 유지가 될 거다 높아질 거다 정도는 예상할 수 있습니다."
"4차 접종? 유전체 염기서열 업데이트 필요"
- 프랑스에서 또 다른 변이가 나온 것 같던데 파악된 게 있나요?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고요. 오미크론 변이나 델타 변이처럼 전 세계에 우세종이 되는 사례들이 있긴 하지만 그것 말고도 수백 종 이상의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죠.
그 변이 바이러스가 오미크론 변이보다 더 전파 능력이 높거나 아니면 백신의 효과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때부터는 백신은 시퀀스 업데이트가 한번 필요해요.
지금 백신 같은 경우에는 우한 원형에 가까운 유전체 염기 서열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오미크론 변이에도 똑같은 거로 접종을 3번 하는 게 어느 정도 의미가 있기 때문에 추가 접종을 하는 거긴 한데 오미크론 변이 말고 그다음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상황이 된다면 조금 더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4회나 5회 접종을 혹시나 할 때는 반드시 유전체 염기설에 대해서 업데이트가 한 번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 지금 백진 접종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우리나라는 그래도 국민들이 접종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기 때문에 추가 접종률이 어느 정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특히 고위험군에서 추가 접종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지금의 유행 상황과 병상 관리 상황들을 매우 좋게 만드는 요소이거든요."
- 소아 청소년 접종률은 낮은데.
"소아 청소년의 접종에 대해서는 접종을 하는 것이 개인의 건강 관점에서 이득이라는 전문가들의 권고는 유지가 되지만 이익의 크기라든지 이익의 비율을 본다면 나이가 많으신 분들만큼 크지 않은 상태이죠.
그렇기 때문에 소아 청소년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서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드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결과를 바탕으로 접종률을 조금 더 높인다면 장기적으로 예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겁니다."
- 4차 접종이 위험하다는 얘기도 나와요.
"저는 일반 인구 집단의 4회차 접종에 대해서는 아직은 접종을 추진할 근거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3회 접종의 효과 감소라든지 아니면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 상황들을 보면서 결정할 요소이고 아까 말씀드렸듯이 4회 접종을 한다면 저는 유전체 염기서열 업데이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면역이 저하되어 있거나 3회 접종만으로 충분히 면역이 형성이 안 되는 면역 저하자 같은 경우에는 저는 그래도 4회 접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요. 거기에 대해서는 정부 당국이 검토에 들어갔기 때문에 그 검토 결과를 보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방역패스 법원 결정, 방역이나 과학 측면에서 조금 아쉽다"
-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의 방역 패스(백신 접종 증명·음성 확인제) 효력을 중단하라는 법원 판단에 대해 교수님은 "의학적, 과학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방역 패스 적용 과정에서 소통과 설명 노력이 부족한 부분은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하셨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결정문이 나온 것을 보면 스터디 카페나 학원, 독서실에 대한 부분이라서 청소년의 방역 패스의 적용 가능성이라든지 절차적 정당성, 과잉 금지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법리적인 판단이나 아니면 그런 방역 정책에 있어서 사회적인 공론화나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은 100% 동의하고요. 그런 것은 방역 전문가라든지 방역 당국이 잘 설득할 의무가 있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문을 보게 되면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 너무 지나치게 협소하게 측정한 면이 있죠. 그리고 백신의 효과가 50% 이상이라고 하는 건 그 자체로도 감염 예방에서는 유의미한 역량이 가장 안 좋았던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있다는 거거든요.
두 번째 방역 패스라고 하는 것이 미접종자의 전파 가능성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미접종자가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에 대해서 보호하는 기능도 있는 것이고요. 대규모 시설은 누가 감염자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접종한 사람들이 아무래도 미접종한 사람들에 비해서 감염자일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고려도 있는 거거든요. 거기에 대해 고려하지 못한다는 측면이 방역이나 과학의 측면에 있어서는 조금 아쉽다고 볼 수 있고요."
- 이번 결정으로 방역 패스에 대한 전반적인 이의제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저는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않고요. 일부의 청소년에 있어서는 방역 패스 적용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매우 적다는 문제 때문에 이런 이슈들이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요. 저는 이게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단계적 일상 회복 재개는 언제가 좋을까요?
"단계적 일상 회복은 지금도 시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우리가 언젠가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되기 때문에 속도와 시기의 문제이긴 합니다만, 저는 긴급 멈춤 조치로 인한 효과가 끝나는 때부터 매우 점진적이지만 천천히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방향들을 모색하지 않으면 과거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려울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시기는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방역 완화의 속도와 정도에서는 당연히 면밀한 조정이 필요하겠죠."
- 올해 코로나 전망은 어떻게 하세요?
"저는 상반기에 정말 큰 유행이 한 번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그 위기가 끝나고 난다면 그다음에는 이 정도 규모의 위기가 다시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렇다면 상반기의 유행을 어떻게 우리가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전반적인 상황들이 다 결정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