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네거티브를 극복하고 포지티브 선거 문화를 위한 기획으로 '나는 왜 ○○○을 지지하는가'를 마련했습니다. 시민기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유권자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고 설득하는 기획입니다. 시민기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기대합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 공식 입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편집자말] |
2016년 11월의 어느 토요일. 탄핵 정국 당시, 다양한 업종의 사업을 하던 나는 나라가 좌우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있다는 생각에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라는 양극단의 집회에 모두 나가 봤다.
광화문광장에는 예술인 등이 차렸다는, 귀신의 집같이 음산한 텐트들이 세워져 있었다. '대통령 하야' '탄핵'을 외치며 한 손엔 촛불을 든 남녀노소 인파 사이엔 대통령의 잘린 목 모형이 내걸려 있었다. 정부 인사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얼굴이 그려진 공을 어린이들이 차고 놀게 하는 엽기적인 어른들을 봤고, 당시 야당 정치인들은 광장 속에서 축제를 즐기는 듯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혼란기를 틈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이석기 석방을 촉구하는 자들이 바닥에 뿌려놓은 '사회주의가 답이다'라는 전단도 볼 수 있었다.
대다수 언론에서 '알바' 취급하며 폄훼했던 대한문 앞 태극기집회는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위기를 맞은 집권여당 정치인은 단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고, 낡은 신발과 홑겹 자켓을 두른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대다수였다. 연단이나 지도자도 없이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가뿐 숨을 내쉬던 그들의 머리카락에는 추위에 하얀 서리가 맺혀 있었다. 대한민국을 경제 대국으로 이끌었던 시대의 주역들은 비통한 한숨을 쉬며, 싸구려 비닐로 만들어진 태극기를 손에 쥐고 모여있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보였다.
기존 정치 세력은 국민 앞에 비겁했다
매주 광화문에 나서며 한쪽으로 기울어진 정치 이념을 바로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들을 처분하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서울시의원 후보 등을 도왔다. 탄핵당하고 망해가는 제1 보수야당 자유한국당의 책임당원이 돼 스스로 적폐라는 낙인을 내 몸에 새기며, 손가락질과 비난의 대상이었던 붉은 점퍼를 입고 보수의 잘못을 대신 사죄하며 유세를 다녔다.
2019년, 감사한 기회로 우리 당에서 서울의 험지로 불리는 노원구의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청년들이 당을 바꿔야 한다며 응원해주던 몇몇 선배 국회의원들과 기초·광역의원들, 당직자, 보좌진과 당의 비전과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머리를 맞댔다.
총선을 앞둔 여권은 패스트트랙으로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밀어붙이며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했고, 우리 국민을 '가재, 붕어, 개구리'로 만든 조국사태가 일어났다. 온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던 집권당의 오만과 위선에 맞서 시민사회와 함께 투쟁에 나선 우리 당은 다시금 국민 곁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꿈꿨던 당의 미래와 국민의 신뢰는 총선을 이끈 당 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의 무리한 욕심으로 막천·사천 논란이 자행되며 갈갈이 찢어졌다. 그해 초까지만 해도 과반수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던 전망은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정당으로 한층 더 쪼그라들었다.
언제나 국익보단 사익을 우선하는 듯한 선배 세대의 비겁한 모습들을 수년간 지켜보니 당과 국가의 운영에 있어 지도자의 양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올바른 프로세스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새로운 정치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함은 당연할 것이다.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이 꺼내든 '윤석열 카드'
지난 몇 년 나의 걸음은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위한 것들이었다. 막천의 결과물이었던 나는 21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해서도 대한민국 곳곳이 망가지는 것을 알리며, 여당의 실정으로 인한 반사효과와 여당을 견제하는 표심을 구걸할 수밖에 없었다. 그즈음 검사 윤석열이라는 인물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조국사태와 추미애와의 공방을 통해 서슬 퍼렇던 권력에 다시 한번 맞서면서다.
4.7 보궐선거로 첫 승리를 경험한 나는 윤석열 후보의 정치선언을 기다렸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사람에 목말라 있던 대한민국 국민과 이 시대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낼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이른바 '진보 진영'의 이상뿐인 국정운영 철학으로는 위기를 이겨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대안을 갖춘 미래의 청사진을 국민께 제시할 수 있는 집권 경험이 있는 세력이어야 하며, 기성정치권에 물들지 않고 진 빚이 없어 새로운 시각과 정치 문법으로 대한민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감이라 생각했다.
결국 대한민국 검사로서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거악과의 정면 대결을 지켜본 우리 국민은 윤석열 후보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만들었다. 무능한 좌파 정권을 심판하고 위기의 대한민국을 살릴 검사(劍士)로 그를 선택한 것이다.
윤석열 후보와 직접 만나 잠시라도 대화를 나눠 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 숨김없이 시원시원하게 즉답하는 모습과 통쾌하게 웃는 인간적인 모습, 은근 TMT(투머치 토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2030 지지율이 떨어지면 청년들에게 직접 가서 스스로의 문제가 무엇인지 들어보고,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는 한참 어린 후배들에게도 스스럼없이 조언을 구하며 과감한 선택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런 꾸밈없이 솔직하고 화끈한 모습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윤석열 후보의 지난 발자취를 돌이켜보면 DJ 시절부터 검찰에 있는 동안 모든 정권에서 살아있는 권력에 가장 썩은 부분들을 날카롭게 수사했고, 사표를 내며 저항할지언정 사람에 충성하지 않았으며 국민을 배신하거나 비겁한 적도 없었다.
주위에서는 소위 아스팔트 태극기부대 출신으로 바닥부터 올라온 당신이 어떻게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느냐고 많이들 물으신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탄핵 이후 홀로 정당에 들어온 나는 빚이 없다. 그렇기에 당에서도 변화를 촉구하는 쓴소리를 할 수 있었고, 과거의 미련보다 미래의 국익에 도움되는 사람이 누구인지 판단함에 어려움이 없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국민을 가슴 뛰게 만든 한마디와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어퍼컷 세레머니를 날리는 윤석열 후보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 시대에는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당당하고 부강한 미래 대한민국을 꿈꾸는 나는, '그래서 윤석열'임을 확신한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용식씨는 국민의힘 선대위 상임공보특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