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비아까망이작은도서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혜경 광주 광산구의원 예비후보(비아동, 첨단1·2동, 하남동, 임곡동)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이 후보는 참여자치21 회원소통위원장,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근활동가 등을 역임했다.
줄곧 광주 광산구 비아동에서 마을운동을 한 이 후보는 이번에 처음으로 선거에 나서게 됐는데, "처음에는 개인적인 필요나 욕구에서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내 아이와 옆집 아이를 함께 돌보면서 마을 공동체를 알게 됐고 이 과정에서 문제점이나 애로사항도 알게 됐다"며 "자연스럽게 직접 정책이나 제도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사연을 말했다.
아래는 민주당 이혜경 후보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늦둥이 낳은 뒤 마을에 도서관 만들려 노력하다가 정치 효능감 느껴"
- 정치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되게 평범한 삶을 살았어요. 사회운동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아이 둘 키우던 평범한 직장인이었어요. 근데 늦둥이를 낳고 보니까, 아이들을 더 잘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살던 광산구 비아동은 조금 낙후된 마을이에요. 당시에는 도서관에 가려면 수완이나 첨단 쪽으로 나가야 했어요. 그래서 2012년에 동네 엄마들을 모아서 아이들과 함께 책 볼 공간을 만드는 일을 추진하게 되었어요. 기금도 마련하고, 노력한 결과 2013년 6월에 비아까망이작은도서관을 만들게 되었죠. 동네 엄마들이 아이들하고 책 보려고 만든 공간이잖아요? 처음부터 마을 공동체를 만들 생각을 가지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작은 도서관이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되니까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2014년부터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교육도 받고 학습도 하고 공동체란 이런 거구나 느꼈죠. 처음에는 개인적인 필요나 욕구에서 시작한 활동이었지만, 내 아이와 옆집 아이를 함께 돌보면서 마을 공동체를 알게 된 거예요. 이 과정에서 마을 활동가들이 느끼는 문제점이나 애로사항도 알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직접 정책이나 제도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이후 민주당 광산을 지역위에서 마을공동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정치에 뛰어들었죠."
- 마을에서 하신 활동을 조금 더 듣고 싶습니다.
"도서관에 이어서 한옥카페도 만들게 되었어요.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제를 위해 추진한 카페였어요. 이 과정에서 까망이협동조합을 결성했는데요. 현재 까망이협동조합은 비아시장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이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최근 저희는 비아시장에서 '까망봉지 마이너스 프로젝트'라고 하는, 소위 장바구니 들고 다니기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에코백도 나누고, 서약서를 쓰신 분들께 고체비누도 나누어 드리고 있어요. 도서관에서 함께 성장한 청소년들이 매주 토요일이면 시장에서 캠페인을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하신 계기가 있다면요?
"작년 7월에 결심했어요. 개인적으로는 저의 성장, 업그레이드를 위해 선택한 측면도 있었고요. 마을 활동가로서는 다른 마을 활동가들을 지원해 이 마을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제가 도전하면, 제 후발주자들도 나올 거라고 생각했고요. 도서관을 만들던 시절 경험도 컸는데요. 도서관을 만드려면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나눔행사 때 오뎅도 팔고 어묵이랑 부침개도 팔았어요. 주민분들께 헌 옷, 책, 신발 등을 받아서 알뜰 장터에서 팔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공모사업도 신청해 봤는데,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마을에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관이나 의회 측에 전달했어요. 당시 이 마을을 관할하는 시의원이 민주당 김민종 의원님이었는데요. 이분이 도움을 주셔서, 광주시와 광산구에서 예산을 줬어요. 돌이켜보면, 마을에서 느낀 정치 효능감이 확실히 선거 출마를 결심할 때 중요하게 작용하더라고요."
- 시민사회 활동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참여자치21(참자)과 광주시민단체협의회에서 활동했어요. 참자는 광주시와 시의회를 감시, 견제하는 단체에요. 제가 참자에서 크게 역할하지는 않았지만, 주기적으로 시정 평가를 하면서 광주 중앙공원 문제나 산정지구 문제 같은 것들도 알게 되고 많이 배웠던 거 같아요. 시단협에서도 많이 배웠는데요. 공동체는 관계성이 핵심이잖아요? 저는 지역 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최대한 갈등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던 거 같아요. 근데, 시단협에서 어떤 의제를 이슈화시키고 해결하는 걸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어요. 부딪혀서 좋을 게 없는 게 아니라, 잘 부딪혀서 잘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로 남을지, 아니면 정치에 도전해서 주민들의 필요와 욕구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될지 고민했던 거 같아요. 고민 끝에 정치에 도전해서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 마을 활동을 확장하는 역할을 해보기로 했어요."
"주민의 문제, 나서지 않으면 안 바뀌더라... 주민 필요 대변하고 해결하고 싶다"
- 최근 지역에선 시민사회 활동가들의 정치참여에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도서관을 만들 때의 기억이 떠올라요. 저에게도 필요했고, 주민들께도 필요했는데 누가 나서서 도서관을 만들어주지 않았아요. 같은 필요를 느끼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야 했어요. 활동하면서 보니까, 5년 전에 문제라고 느낀 걸 5년 후에도 똑같이 이야기하고 있더라고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변화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주민들의 필요를 대변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을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제도권이나 정치권 사람들이 들어주면 좋겠는데, 같은 이야기를 주구장창 해도 그런 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고요."
-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신다면 광산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제가 관할하는 동네도 중요하지만, 광산구의원으로서 광산구 전체를 보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주민분들의 요구를 잘 받아내서 의회에 전달하고 싶어요. 저는 특히 사람을 지원하는 일이나 공간을 만들어 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청소년이든, 어르신이든, 여성이든 공간이 있어야 모일 수 있고 함께 재미나게 무언가를 할 수 있잖아요? 그런 예산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이혜경의 정치는 사람, 공간, 예산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핵심이에요. 예산이 있어야 공간이 생기고, 예산이 있어야 사람을 지원할 수 있어요. 사람에게 지원이 이루어져야 풀뿌리 공동체가 존속할 수 있고요. 물론, 광산구의원으로서 한계도 있겠지만 시의원, 국회의원들과도 연대하고 또 설득해서 광산구 예산이 좋은 쪽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에요. 이 부분에 방점을 두고 열심히 일해보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저는 당선을 목표로 이번 선거에 출마했어요. 제가 지금까지 했던 활동을 기반으로 열심히, 잘 해보고 싶어요. 사람들을 섬기면서, 주변을 살피면서 마을 주민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제가 가끔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건데요. 이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저는 되게 단순한 편이에요.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마을에서 주민분들과 관계하면서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배운 거 같아요.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배운거죠. 저는 정치도, 사람을 잘 보고 항상 세심한 자세로 접근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