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6.1지방선거를 이틀 앞두고 공개적으로 손을 맞잡았다. 지난주 지도부 내홍을 의식한 듯 이들은 선거 전 마지막 월요일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원팀"을 강조했다.
세 사람은 30일 오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위원장의 선거사무실에 모여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말미 '당 지도부 갈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답변을 이어가던 이재명 위원장은 "많은 국민과 지지자 분들이 걱정하신다"라며 "우리가 전혀 갈등을 겪는 게 아니고 목표는 같되 속도와 과정에 대해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는 점, 또 손잡고 가기로 했다는 점을 보여드리자"라고 제안했다.
이에 윤 위원장이 "지금 손을 잡자"라고 말했고, 박 위원장도 "마스크를 (벗고 언론 앞에 서면 되겠나)"이라고 화답했다. 세 사람은 곧장 양손을 포개 미소를 내보였고 이 위원장은 "저희가 철저히 단합하고 힘을 모아 혁신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라며 "우리는 원팀이다. 힘 모아서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지현 "5대 혁신안 추진 결의"... 이재명 "모두가 공감"
앞서 박지현 위원장은 24일 기자회견, 25일 선대위 회의를 통해 ▲586 용퇴 ▲최강욱 의원 징계 ▲잘못된 팬덤정치 결별 ▲대국민 사과문 채택 등 '쇄신론'을 내세우는 작심 행보를 이어갔다. 이에 윤 위원장 등 일부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반발했고 이후 박 위원장의 사과에도 분란은 해소된 듯, 아닌 듯 애매한 상황에서 여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 민주당이 5대 혁신안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언어폭력이 없는 민주당 그리고 미래정책을 준비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라며 "지방선거 직후 5대 혁신안을 모두 실천해 똑같은 약속을 다시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당 지도부 갈등'에 대한 질문에 박 위원장은 "큰 틀에서 (5대 혁신안) 합의안이 채택됐고 이것에 대한 발표를 (오늘 기자회견에서) 드린 것"이라며 "상세한 타임라인은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자세하게, 촘촘하게 논의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 갈등에 대해 국민 여러분도, 우리 지지자 분들도 염려를 해주고 있다"라며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것이 건강한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갈등이라기 보단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진통을 겪었다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직후 이 위원장은 "(박 위원장이) 5대 (혁신안) 과제를 말씀하셨다. 원래 안 하려던 것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 모두가 공감하는 가치인데 그 진척이 기대치에 부합하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라며 "혁신과 개혁, 더 나은 세상을 추구하는 그 다섯 가지 제안을 어찌 반대하거나 달리 해석하겠나. 의문의 여지없이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선거가 끝난 후 당의 혁신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앞서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주당에게 국민 여러분의 삶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기회를 달라. 민주당 2974명의 능력 있는 일꾼들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라며 "더 단결하고 더 혁신하겠다"라고 말했다.
투표 독려한 세 사람 "윤석열 정권, 검찰국가로 전락"
이날 이재명·윤호중·박지현 세 사람은 "투표하면 이긴다"는 슬로건을 반복해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은 하루라도 빨리 어려운 민생을 극복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정부의 추경 처리에 대승적 결단을 했다.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모자란 초대 내각도, 총리 인준도 모두 지금 우리 국민이 겪는 고달픔에 따른 민주당의 결단이었다"라며 "정부는 (부족한 추경으로 코로나19) 공약을 파기했지만 민주당은 포기하지 않겠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보상 소급 적용을 최선을 다해 반드시 지켜내겠고,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회에 코로나 피해지원 상담센터를 즉각 설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여러분의 삶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일방의 독주와 독선을 막아낼 최소한의 균형과 안정을 선택하는 선거"라며 "희망과 새로운 세상을 위한 여러분의 의지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표현해 달라. 투표하면 원하는 세상이 열리고 포기하면 여러분의 세상이 아니라 기득권의 세상이 다시 열리고 계속된다"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대한민국을 희대의 검찰국가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 선거가 끝나면 윤석열 정권의 오만과 불통은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균형을 상실한 정권의 폭주로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일방적 사대외교로 안보와 경제는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대중의 평화적 정권교체, 상식과 원칙을 향한 노무현 돌풍, 촛불혁명까지 국민께선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민주당을 도구로 사용해줬다"라며 "앞으로 남은 이틀, 48시간 동안 사즉생의 각오로 국민과 함께 새로운 승리의 역사를 만들겠다. 소중한 한 표를 민주당에 행사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박 위원장은 "'여성들은 밤에 귀가할 때 스스로 조심해야 한다' '가난은 구제할 수 없고 학생 때는 잘 버틸 수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구청장을 하겠다고 나온 이필영 국민의힘 후보가 한 말이다"라며 "국민의힘의 수준은 대체로 이렇다. 청년도, 여성도 각자 알아서 하란다. 민주당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봐 달라. 보육, 육아, 노인돌봄, 장애인돌봄,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따뜻하고 지혜로운 정책이 차고 넘친다"라고 말했다.
더해 "대통령이 혐오와 차별로 갈라치기를 하지 못하도록, 검찰을 앞세워 국민을 탄압하지 못하도록, 무능한 정치꾼이 민주당 일꾼이 이룬 성과를 허물지 못하도록 민주당 후보를 선택해 달라"라며 "차별과 격차가 없고 불평등이 사라진 나라, 국민 누구라도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자유로운 나라를 민주당이 반드시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