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했습니다.
환율이 1390원대를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 거래일 종가(1373.6원)보다 19.4원 오른 1393.0원에 출발한 뒤 한때 1395.5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날 달러 강세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3%(전년 대비)로 시장 전망치(8.0%)를 상회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 주 기준 금리를 크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기 때문입니다.
세계 증시도 고꾸라졌습니다. 다우존슨30 산업평균지수는 3.9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32% 폭락했습니다. 나스닥은 전날보다 5.16% 떨어지며 가장 많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코스피도 2.4% 내린 2390.47에 출발해 전날 상승분(2.74%)을 하루 만에 반납했습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2.62% 하락한 775.93에 출발했습니다.
전 세계적 긴축 흐름과 경기 침체, 달러 강세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누리꾼들의 마음도 크게 요동쳤습니다. 이들은 환율 급등 시 외화 유출이 심각해진다는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지금이라도 더블 자이언트 스텝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정부를 향해서도 "전 세계적으로 힘든 상황인 거 안다. 그런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이것을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한다면 국민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냐"고 지적했습니다. 고금리와 가계부채 등 직면한 경제 위기 상황에 "근본 해법은 없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전 발언을 비판한 겁니다.
한 누리꾼은 싸움만 하는 여야를 꼬집으며 "정치권은 서로 권력만 지키려고 싸우고 있다. 국민만 보고 일한다더니 지금 사태를 알기는 하냐? 뭐라도 하라"고 쓴소리를 던졌습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돌파하자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기재부 내 거시경제·금융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비상경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방 차관은 "주요국의 금리인상 폭과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정상화 스케줄을 주의하면서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시장안정을 위해 가용한 대응조치를 철저히 점검해달라"고도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