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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설주 여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보름간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리 여사는 지난 2013년 6월과 2016년 12월 김 위원장의 공군 부대 훈련 참관에 동행한 바 있다.
리설주 여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달 29일부터 보름간 진행된 전술핵운용부대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리 여사는 지난 2013년 6월과 2016년 12월 김 위원장의 공군 부대 훈련 참관에 동행한 바 있다.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최근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월 말부터 한미와 한미일 군사훈련이 연달아 진행되면서, 북한이 이에 대한 대응을 이유로 미사일 발사를 자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언론보도로 나온다. 국정원은 오는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항간에는 북미가 '말 폭탄'을 주고 받았던 2017년보다 지금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하는 얘기들도 있다. 현재 남북 관계를 비롯한 한반도는 어떤 상황일까? 이에 대한 의견을 들어 보고자 지난 14일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핵위협, 더 심한 차원으로 넘어간 듯"

- 최근 들어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것 같아요. 2017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소리도 나오고요.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저는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이 되는데요. 북한이 하는 최근의 행보 특히 9월 25일부터 오늘(14일)까지도 계속 보여준 걸 보면 이전 북한의 핵 위협이 매우 더 심각한 차원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합니다."

-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분기점이 된 건 2019년 5월이라고 생각해요. 2019년 5월에 북한이 처음으로 KN-23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때 한국과 트럼프 행정부는 문제 제기 거의 안 했죠.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 다른 국가들 다 하는 건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얘기할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저는 그때부터 '이거 굉장히 위험하다. 이렇게 되면 일종의 게임 체인저가 되고 이제는 우리가 북한의 핵을 막을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이건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결국 제가 우려했던 게 현실화 됐죠.

9월 25일부터 오늘까지 북한이 쐈던 미사일의 대부분은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고 미사일들이 단 한 발도 실패하지 않았어요. 자신들에게 능력이 있다는 걸 더 이상 부인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는 거죠. 약간의 과장은 당연히 있겠죠. 그럼에도 북한이 전술핵 능력을 갖고 최소 한국 일본 괌을 타격할 수 있고 13일 쏜 거죠. 장거리 순항 미사일을 쏘면서 북한이 발표한 것들을 보면, 아주 명백하게 자신들이 공간적인 측면에서 핵 능력을 확장하겠다고까지 얘기를 해버렸거든요. 그렇다면 이건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데, 가장 큰 문제는 이것에 대응하고 억제할 방법이 없어요."

- 지금 상황이 2017년보다 더 안 좋은 건가요?

"2017년보다 매우 안 좋죠. 왜냐하면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이 개발한 미사일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이었습니다. 2017년 11월 29일에 북한이 이른바 화성 15형 발사하고 자신들의 핵 무력 완성을 선포했거든요. 2017년까지 북한이 집중했던 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인데 지금 전술핵 미사일은 대상이 바뀐 거죠.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아직 완성 안 됐고 설사 완성됐다 하더라도 미국을 만약 한 발이라도 공격하게 되면 북한은 초토화됩니다. 왜냐하면 이런 대륙간 탄도미사일 같은 이른바 전략핵 능력은 미국이 훨씬 월등하지 않습니까. 북한이 자살을 각오하지 않는 한 할 수 없는 거죠. 그런데 지금 보여주는 전술핵이라는 건 쏠 수 있는 거예요. 그리고 북한이 계속 전술핵을 재래식 무기와 섞어서 쏘겠다고 하죠. 그러니까 핵 사용 문턱을 훨씬 낮춰버린 거죠. 저는 훨씬 더 위험하고 위급한 상황이라고 봅니다."

- 지금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지난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의 노딜(No deal)의 결과이기도 한 것 아닌가요.

"하노이 노딜이 중요하게 작동했죠. 그 후에도 북한이 확실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밝힌 게 2019년 10월까지 스웨덴에서 있었던 마지막 북미 회담이었고 그해 12월 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서 정면 돌파전을 선포하고 더 이상 대화는 없다고 밝힌 거죠."

- 만약 하노이에서 노딜이 아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요?

"하노이에서 딜을 했다는 게 어떤 형식의 딜이 됐느냐에 따라 굉장히 다르겠죠. 만약에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딜이 됐다면, 북한은 비핵화에서 벗어나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사실상 인정받는 순간이 됐을 거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북한이 했던 요구했던 것은 '부분 비핵화'였거든요."

- 북한이 보름 동안 이틀에 한 번꼴로 미사일을 쏜 건, 이전에는 없던 거죠?

"그렇습니다. 이게 보름이 넘어가고 있잖아요. 이건 전무후무한 것이고요.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이 영해로 들어왔고 한미가 군사훈련을 하고 한미일이 연합 군사훈련을 하는데 미사일 쏜 건 처음입니다."

- 북한이 왜 이렇게까지 할까요?

"그건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의 자신감이라고 보여요. 항공모함 전단이라는 것은 미국이 한국한테 보상해 주는 확장 억제 중에 가장 능력 있는 전략인데, 그게 들어오면 북한 같은 경우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 훈련을 하고 준전시 상태에 들어가고 북 최고지도자는 은폐하는 게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줬던 행태였어요. 근데 이번에는 그러지 않고, 미사일을 쐈어요. 100% 믿을 수는 없습니다만 김정은이 7차례에 걸쳐서 현지 지도를 다 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죠. 그것은 자신들의 핵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죠."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또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면서 "핵 전투 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밝혔어요. 이건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북한의 메시지를 우리가 전체적으로 잘 읽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말씀하신 북한 김정은이 '적들과 대화할 내용도 없다.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는다'고 얘기한 걸  액면 그대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원하고 북한이 추구하는 절대 목표는 분명해요. 그것은 자신들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거죠. 

미국에서 나오는 요즘 얘기들 보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지 말고 실질적 방안을 찾자는 거예요. 북한의 핵이 다른 곳으로 전파되는 비확산에 중점을 두는 게 맞다는 거죠. 심지어 한 발 더 나가서,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만을 막는 것이 적절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요. 그러면서 하는 첫 얘기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비현실적인 기대를 낮춰야 된다는 게 대전략 측면에서 나와요. 북한의 입장에서 그 어떤 때보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단 거죠."

- 그러면 북한은 핵 포기 의사가 아예 없다고 보세요?

"제가 보기엔, 북한의 핵 포기 의지는 절대 없습니다. 북한을 연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대부분 다 동의하는 얘기예요. '어떤 경제적인 인센티브를 주더라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안보와 경제의 교환 모델도 없어요. 2009년에 북한이 공개적으로 얘기한 바 있어요. 자신들의 안보 보장 마지막 단계는 결국 북미 수교인데, 핵 개발은 그것과는 완전 별개라고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북한이 말하는 여러 가지 서사들과 내레티브 흐름을 보면, 김정은 체제의 정통성은 결국은 핵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걸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됩니다."

"김일성의 '총대 철학' 잇는 김정은의 서사... '어떤 외세도 북을 넘볼 수 없다'"
 
한·미, 북 도발 대응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실시 한미 군 당국은 지난 5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진은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모습. 2022.10.5
한·미, 북 도발 대응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실시한미 군 당국은 지난 5일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사진은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 모습. 2022.10.5 ⓒ 합동참모본부 제공
 
- 북한은 왜 핵을 고집하는 걸까요?

"핵을 고집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김정은 체제의 정통성일 것입니다. 3월 24일 화성 17형이라고 북한이 주장하는 것을 쏜 때가 김일성 생일 110주년입니다. 그리고 이틀 후 1만 5천자짜리 정론이 노동신문에 실리는데, 거기에 북한의 서사가 명백하게 나와요. 1930년에 김일성의 이른바 '총대 철학'이라는 게 있습니다. 두 자루의 총으로 일본 제국주의를 물리쳤다는 건데 그게 김일성 시기를 얘기하는 거죠. '두 자루의 총이 최종적으로 김정은 시기에 등장해서 화성 17이라는 절대무기를 통해서 완성된다. 이제는 그 어떤 외세도 우리를 넘볼 수 없다'라는 게 이들의 가장 핵심적인 서사입니다. 그거 하나만 읽어보더라도 북한이 핵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걸 우리는 확실히 알 수 있겠죠."

-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 안정을 위해 핵을 갖으려 하는 거라고 주장하던데.

"체제 안정용으로 핵을 보유하는 거죠. 그것은 국내 정치적인 정통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또 외부적으로는 한미에 대한 위협에 대해서 자신들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는 의미가 있는 거죠."

- 미국이 북의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면 되지 않나요?

"미국이 안전 보장을 어떻게 해줄 수 있습니까? 우크라이나 사태 보세요. 설사 주변국이 다 안전보장 합의서에 서명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누구든지 깨버릴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북한이 그 얘기를 했어요. 그런 종잇조각을 믿고 자국의 안보를 거기에 의존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라고요. 북한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진짜 안전을 보장해주는 건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주한미군이 철수하는 거겠죠. 근데 그건 할 수 없는 일이죠."

-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한 걸로 많이 보잖아요. 국정원은 10월 말 11월 초에 핵실험 할 것으로 전망했고요. 7차 핵실험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저는 7차 핵실험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여기엔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하나는 군사적인 필요성이죠. 북한이 계속 전술핵을 개발하고 전술 탑재 미사일에 사실상 성공했다고 얘기하는데 그 전술의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거든요. 군사 기술적인 측면에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돼요. 또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의미는 두 가지인데요. 전술핵에 대해서 여전히 왈가왈부 하니까 보여줄 필요가 있죠. 두 번째는 자신들이 핵보유국이라고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세계와 북한 내부에 공포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건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행사가 되죠. 지난 3월 24일 북한이 ICBM을 발사함으로써 2018년 4월 전원회의에서 그들이 약속했던 핵과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유예 모라토리엄을 깨버렸잖아요. 그런데 생각만큼 세계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핵실험은 다르죠. 왜냐하면 1990년대 이후에 북한만 핵실험을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국내 정치적인 의미도 있는 게, 이 북한이 원하는 과정에서 궁극적으로는 핵보유국의 지위를 갖고 미국과 담판을 짓는 건데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 내부를 설득할 필요도 있습니다. 북한이 아무리 유일 수령 체제라 하더라도 핵심 전략을 바꿀 때는 이른바 노선 투쟁이라는 게 있거든요. 근데 2019년 12월에 정면 돌파전이 선포된 이후 지금까지 노선 투쟁이 없었어요. 그렇다면 북한에 익숙한 방법은 벼랑 끝 전술이죠. 7차 핵실험을 아주 대대적인 정치적 행사로 이어가면서, 북한은 자신들이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불가역적인 핵보유국이라고 국내적으로도 선전하는 거죠. 그 다음에 뭔가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는 거죠. 2017년에 북한이 똑같은 일을 했습니다."

- 한미일 군사훈련 한 것은 어떻게 보시나요?

"저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핵에 대한 위협의 정도 차원을 달리한 고강도 위협으로 바뀌었기 때문에요. 한국은 비상사태예요. 우리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 통해 이 부분을 해결해야 되고요. 북한은 핵보유국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입장에서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느냐가 가장 핵심적인 질문이 돼야 하는  거고요.

일단 공존하기 위해서는 북한 핵의 효용성을 낮추고 북한 핵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되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상식선에서 말씀을 드리더라도 한국과 미국 두 국가가 북한의 핵을 억제하는 것보다 일본이란 숫자를 하나 넣는 게 당연히 억제력이 높아지죠."

- 근데 이러면 북중러가 뭉치는 결과가 되니, 북한과의 관계가 더 어려워지는 거라는 주장도 있는데요.

"북중러는 이거 아니더라도 이미 뭉쳤습니다. 그리고 뭉쳐서 보이는 최대치의 모습을 이미 다 보여주고 있죠. 제가 장담하건데,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해도 거기에 문제 제기 안 할 겁니다. 지난번에 ICBM 쐈을 때도, 2017년 12월에 유엔 제재 결의안 23-97이 있었어요. 근데 거기에 이른바 트리거 조항이 있거든요. 북한이 ICBM 발사를 하면 추가 제재가 자동으로 부과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3월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도) 그걸 유엔 안보리로 갖고 갔는데 5월에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했죠."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박원곤#북한#7차 핵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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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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