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 대표대회(이하 당 대회)가 폐막했다. 중국은 이번 당 대회 통해 시진핑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했다. 또한 내년 3월 예정인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은 국가주석도 3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인 지배 체제가 강화된 것이다.
중국 문제 전문가인 박종철 경상국립대 교수는 이번 중국 공산당 당 대회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또 이번 일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 지난 24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
- 이번 중국 공산당의 당대회에 대한 총평 부탁드려요.
"1945년 제7차 당대회에서 당장에 마오쩌둥 사상을 삽입하면서 1인 지배에 의한 종신집권이 예측되었어요. 20차 당장에 시진핑 사상과 두 개의 확립을 삽입함으로써 영도적 지위 확립하고, 종신집권의 가능성을 열어두었어요. 더불어 권력 구조의 변화와 개혁개방 시대와 결별이 주목되네요. 중국이라는 국가는 공산당이 통치하는 당-국가인데 시진핑의 시대에 와서는, 사회주의 민주로 볼 수 있는 당의 집단지도체제가 약화됐죠. 근데 이번에 집단지도체제를 넘어서 1인 지배 체제가 대폭 강화가 됐어요. 그리고, 중국의 창업자 마오쩌둥을 넘어서고 후계자 통하여 차기 권력을 이해하는 시스템이 약화되었네요. 폐막 직후 24일 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 파격적인 크기의 시진핑 주석 사진을 게재하고, 하단에 상무위원 6명을 게재했지만, 얼굴조차 판명이 안 되게 구성했어요. 시진핑 권력의 크기를 가늠하게 하는 상징적인 1면 배치로 보입니다.
두 번째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시대와의 결별과 시진핑 신시대 통치가 강화예요. 1978년 12월 당 11기 제3차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개혁개방노선을 채택했어요. 이후 40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이론을 바탕으로 초고속 경제성장 이루어냈는데, 다양한 격차가 발생했어요. 덩샤오핑은 먼저 부자가 된 사람들이 부를 점-선-면으로 확산시키는 선부론으로 평화의 시대 열었다고 평가해요. 그런데 시진핑의 신시대는 공동 부유론으로 좀 더 경제적으로 평등하고 사상적으로 통제가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세 번째 제로코로나 정책이 주목되네요. 10월 당대회를 앞두고 인민일보는 시진핑 주석의 최대업적의 하나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꼽고 있어요. 이 기사를 통해서 2023년 3월 예정인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까지 제로 코로나를 명목으로 하는 사회 통제가 유지될 것으로 중국 내부에서 우려하고 있어요.
시진핑 지지가 높은 지역은 코로나 검사를 1주일에 1회, 베이징과 국경과 같은 민감지역은 3일에 1회, 소수민족 지역은 매일 핵산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중국인들은 이를 코로나 검사라기보다는 출석부로 보고 있고, 상호 감시체계 강화에 대한 목적으로 보고 있어요. 2020년 9월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 전쟁에서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죠. 실제 미국 코로나 사망자가 100만 명이 넘었는데, 중국은 인구가 미국의 3배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당국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사망자가 1만 명 이하이고 그것도 대부분 70대 이상의 고령자예요. 그런데 이런 과학방역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모순이지요. 중국 내부에선 내년 국가주석 3연임을 위한 정치방역이라며 경제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불만이 증가하고 있어요."
- 내년 2023년 3월에 개최되는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는 뭔가요?
"중국은 공식적으로 공산당이 통치하는 국가잖아요. 5년마다 개최되는 당대표대회에서 당의 주요 정책과 직책을 결정하는데, 이번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총서기, 7명의 상무위원, 24명의 정치국원, 205명의 중앙위원을 선출했어요. 이들을 국가의 중요한 자리에 배치해요. 이들이 지금부터 국가의 주요 입법과 정책을 토론하고, 직책을 장악하게 돼요. 한국과 비교하면, 전국인민대표대회는 명목상 최고 권력기관으로 국회에 해당되는데, 실제 입법과 정책 수립한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국회보다 폭넓은 국가권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 앞서 시진핑 1인 지배 체제가 강화됐다고 설명했잖아요. 이전의 권력 구도는 어땠나요?
"중국공산당 건당 이래 전쟁의 시대에 위기 시스템이 작동했어요. 1949년 건국에서 1978년 개혁 개방시키기까지 마오쩌둥이 당을 대체로 지배했는데, 당 총서기와 국가주석이 일치하지 않는 시기도 있었어요. 1978년 덩샤오핑 시기 실권은 당 총서기 덩샤오핑이 1997년 사망하기 직전까지 장악했지만, 장쩌민 주석과 후진타오 주석은 2번 연임하여 10년간 국가주석을 담당했어요. 미중 협조노선과 경제발전을 중시하는 평화의 시기였습니다.
2018년 전국 인민대표에서 주석임기를 폐지하고,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과 더불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을 추가했어요. 덩샤오핑이 설계한 집단지도체제와 사회주의 민주를 상당히 훼손된 것이지요. 시진핑은 2022년 당 총서기에 3연임에 이어서 2023년 국가주석직 3연임도 거의 확실해지고 있어요.
시진핑 집권 기간 내내 부패와의 전쟁을 통하여 늙은 호랑이를 때려잡았어요. 늙은 호랑이는 부패한 당정 고위직으로 초기에 엘리트들의 거부와 인민들의 지지를 받았어요. 하지만 사정과 부패 척결이 길어지면, 국민들이 피로를 느끼고 진의를 의심하게 돼요."
- 이번에 시진핑 반대하는 시위도 많았던 거 같은데 어땠나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인 지난 33개월간 중국을 방문할 수 없었어요. 지역전문가로서 현지 사정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이 상황에 대하여 제가 뭐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중국 엘리트들과 대화하면 시진핑에 대하여 심각한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엘리트들이 '우리는 정치를 모르고, 이번 당대회에 주변 사람들 모두가 관심이 없어요. 그들만의 축제예요'란 말을 많이 해요. 하지만 중국 인터넷, 서방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보면, 소극적 방식의 소규모 시위가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어요. '공산당 일당독재나 시진핑 1인 독재는 헌법 위반이다, 천안문을 기억하자' 등의 구호가 나오기도 해요. 물론 중국 정부는 서방의 공작이라고 평가하겠지요.
또한 사정과 부패 척결이 장기화되면서 이를 권력 강화와 악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코로나19를 명목으로 하는 통제 때문에 경제적 위기를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었어요. 올 상반기 '객관평가 시진핑'이라는 책자가 유행했는데, 중국에서는 금서가 되었고, 타이완과 서방에서 많이 인용되었어요. 시진핑의 권력장악이 태자당으로서 쉬웠고, 정책 능력도 높지 않다는 방대한 분량의 비판적인 책자인데, 중국 내에서 유행하였고, 엘리트들이 공감하는 내용이 많다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 이렇게 가다 보면 시진핑에 대한 비토와 반대가 높아질 수도 있을까요?
"제가 현지 방문을 한 지 오래되어서, 해외에 나왔는데 중국인들의 다소 자유분방한 사고인지 혹은 현지 분위기 인지는 잘 알 수가 없어요. 그러나 장기간의 사정과 부패와의 전쟁, 그리고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민들이 지쳐있어요. 인민들과 지도부의 거리가 더욱 멀어진 것 같아요. 인민들과 엘리트들은 당의 조직 사업과 교육으로 너무 피곤해서 누가 지도자가 되는지 관심이 없어 보여요. 이러한 불만의 목소리가 각각 단절이 되어있는데, 집단적 네트워크로 연결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 중국공산당 권력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 4위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한정 부총리 등은 제20기 중앙위원에서 탈락되었어요. 이들은 개혁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것 같던데 왜 빠졌을까요?
"후계자를 한 대에 걸려서 지정하는 격대지정의 규범이 사라졌어요. 시진핑 1인 체제가 10년간 지속되면서 다른 경쟁 세력이 없고 차기 지도부가 누가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시스템으로 변화되고 있어요. 폭넓은 정무 판단이 가능한 지도부보다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중앙위원으로 발탁되었고, 능력검증과 경력이 풍부하다고 볼 수 없는 인물들도 발탁되었어요. 간부들이 재량이 줄어들고, 중국정치가 1인을 중심으로 교조적으로 변질되어, 정책경쟁이 약화되고 1인 중심의 충성 경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돼요."
- 당 대회 중 전임 후진타오가 끌려 나가는 모습이 전 세계에 방송된 것 같은데.
"방송을 보다가 중국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건강 문제라고 했고, 이후 중국공산당도 공식적으로 건강 문제라고 해명했어요. 중국언론에는 이 내용이 보도되지 않고 인터넷에서 삭제되고 있어요. 이와 반대로 해외에서는 집중적으로 분석을 하고 있어요.
내가 보기에도 건강 문제는 아니고, 관계자에게 끌려나가는 것으로 보였어요. 예의를 중시하는 중국문화로 보았을 때, 후배 지도부들이 인사 조차하지 않고 외면하는 모습과 말조차 걸지 못하는 분위기가 주목되었어요. 후진타오가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훼손과 1인지배에 대한 의견을 내놓으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한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는데, 저도 그렇게 사고하게 되었어요.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감각적으로 읽히는 부분이에요."
- 사실 중요한 건 우리나라와의 관계일 것 같아요. 지금 미중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이런 글로벌 차원의 갈등에 우리가 끼어 있는데, 이번 중국 20차 당대회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국가마다 서로 다른 현대화의 방식이 있고, 중국은 중국식 현대화를 통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겠다고 했어요. 서구와 미국의 길이 추구하는 것과 다른 중국몽을 실현하겠다고 했어요. 이번 당대외에서 당의 주요 지도부가 선출되었고,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때까지 이상의 당대회의 정신을 바탕으로 정부를 구성하고 분야별로 토론을 통하여 정책을 수립해 나갈 겁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신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미국과의 대결이 강화될 것이라는 암시가 상당합니다. 바이든 정부도 11월 8일 있을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시진핑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어요. 미중 사이에 윤 정부의 대외정책도 중요한데, 시진핑 주석은 윤 정부가 미국 일변도 노선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 윤석열 정부가 반중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어요.
"윤 정부가 친미 반중을 노골화하고 있는 상황에 대하여 중국 정부는 당분간 전략적 인내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3월까지 국가 정책과 인선을 주력해야 하는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새로운 정책보다는 현상 유지를 선호하고,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응하여 윤 정부와 우호관계를 설립하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여요. 중국은 윤 정부가 바이든 정부보다 반 발짝 앞서서 미중 전략경쟁을 부추기며 세계의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요.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인 발언과 정책에 대하여 정보를 축적하고 있고, 한국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선택을 만들고 있는 상태이므로, 지금부터 윤 정부의 선택이 더욱 중요한 국면이 되고 있어요."
- 이건 약간 다른 건데.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어요. 국정원은 중국 제20차 당대회에서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 사이에 제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요?
"윤석열 정부는 대선 과정과 당선 이후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주장을 수차례 하고 있어요. 저는 학자라 특별한 정보가 없어요. 다만 보수정권이 되면 한반도가 강대강 대결이 되고, 북한과의 대결이 국내 정치에서 내부 결집을 위하여 활용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국민의힘 중진들이 언론에서 풍계리 3번 갱도가 복구되고, 기폭제 장치가 새로 개발된 것이 전파탐지에 포착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이상의 제한 정보를 보았을 때, 풍계리 앞에 북한 군대가 작업을 하는 것 같은데, 풍계리가 복구될 수도 있지만 위장 전술(decoy)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요.
그리고 기폭제 성능을 입증하기 위하여 핵실험 한다는 논리는 다소 이해하기 힘듭니다. 군사기술의 상향과 외교·안보적으로 특별한 이익을 있을 때, 북한 지도부가 결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핵실험을 한다는 논리는 다소 이해하기 힘듭니다. (국정원이) 핵실험 날짜까지 특정하고, 통신사 상단에 보도되는 것은 정보활동이라기보다는 국내 정치에 활용하기 위한 정치개입으로 보였어요."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 중복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