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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의 원인을 분석한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 갈무리.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의 원인을 분석한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 갈무리.
ⓒ 스트레이츠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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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의 핼러윈 파티가 최악의 비극으로 번지면서 해외 언론은 좁은 공간에 과도한 인파가 모인 '군중 충돌'(crowd crush)을 압사 참사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1일 "한국 정부가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참사의 원인을 찾고 있다"라며 군중 충돌이 왜 발생했고, 어떻게 대규모 사망 사고로 이어졌는지를 보도했다. 

신문은 "트렌디한 식당과 술집이 즐비한 이태원은 젊은이와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며 "크리스마스 같은 날에도 많은 사람이 몰리지만, 이번 핼러윈에는 비정상적으로 (사람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평소보다 최대 10배 이상 붐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나온 영상에 따르면 사고 당시 이태원은 1㎡의 면적에 9명 정도가 있는 군중 밀도로 보인다"라며 "대규모 이벤트나 콘서트에서는 5명 정도의 밀도를 보인다"라고 전했다. 

또한 "1㎡에 6명 넘게 모이면 사람이 움직일 수 없게 되고, 사방에서 가해지는 압력 때문에 질식해서 숨질 수 있다(suffocation)"라며 군중 충돌이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원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일인 29일 밤 11시경 당국이 이태원의 위험을 알리는 경보를 보내기 시작했고, 이태원은 의식을 잃은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소방관과 시민들이 뒤엉켜 혼란이 벌어졌다"라고 전했다.

"한 사람 넘어지면 계속 넘어지는 도미노 현상"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원인으로 '군중 충돌'을 지목한 영국 <가디언> 갈무리.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원인으로 "군중 충돌"을 지목한 영국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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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도 "1㎡의 면적에 4명 정도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라며 "그러나 6명부터는 사람들의 몸이 촘촘하게 얽혀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군중은 유체(fluid)처럼 움직이며 통제력을 잃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촘촘하게 얽힌 군중은 서로에게 반대의 압력을 가하면서 평형 상태(equilibrium)를 유지하지만, 한 사람이 미끄러지거나 충격으로 넘어지면 군중 사이에 갑자기 틈이 생겨 평형 상태가 깨지고, 다른 사람들이 이 공간에 들어오게 되면서 압력이 완화될 때까지 계속 넘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고등학생도 "앞에 있던 사람이 미끄러져 넘어져 나도 같이 넘어졌다"라며 "내 뒤에 있던 사람들도 도미노처럼 쓰러졌다"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이태원처럼 매년 핼러윈을 즐기려는 인파가 올리는 일본 도쿄의 시부야에서 경찰이 거리 한 가운데서 확성기를 들고 "한 자리에 서 있지 말고 계속 걸으라"고 외치는 이유도 군중이 좁은 공간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가디언>은 "3년 만에 코로나19 제한이 완화되면서 핼러윈을 즐기려는 인파가 이태원을 가득 메웠지만,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 따르면 경찰은 군중을 통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거리는 사람들과 차량으로 막혀 있어 구조대가 사고 현장에 신속하게 도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한국, 과거에도 '군중 충돌' 있었다" 
 
 '군중 충돌'의 원리를 설명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군중 충돌"의 원리를 설명하는 영국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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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츠타임스>는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는 2014년 세월호 침몰로 304명이 숨진 이후 한국에서 벌어진 최악의 참사"라며 "당시에도 정부의 대응에 비판이 쏟아졌다"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한국에서는 2005년 10월 경북 상주에서 콘서트를 보기 위해 몰린 인파가 서로 넘어지고 깔리면서 11명이 숨졌고, 2006년 3월 서울의 한 놀이공원이 무료로 개방하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35명이 다치는 등 과거에도 군중 충돌 사고가 발생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향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개선을 하겠다"라고 말한 것을 전하며 한국 정부가 유족들에게 장례 준비를 지원하고, 부상자 치료를 위한 의료 서비스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으며, 서울 홍대입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핼러윈 이벤트도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이태원 참사#크라우드 크러시#군중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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