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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광주청년센터에서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의 12월 월례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8일, 광주청년센터에서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의 12월 월례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 김동규

8일,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아래 광주 청년넷)가 광주청년센터에서 '청년 다시, 봄' 12월 이야기 '당신은 우울할 겁니다: 청년여성 노동자의 우울' 월례포럼을 진행했다.

광주 청년넷은 광주지역 청년들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목소리 내는 광주의 민간 청년단체로, 지난 2016년부터 청년정책 관련 현안대응 사업, 캠페인 사업, 강연 사업, 의견수렴, 거버넌스 활동 등을 이어오고 있다.

광주 청년넷 측은 "이번 '청년 다시 봄' 12월 월례포럼에서는 한국여성노동자회 박선영 정책위원과 함께 청년여성 노동자의 우울과 일터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며 "지난 2021년 한국여성노동자회가 실시한 90년대생 여성 노동자 우울 정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8.5%가 중증 우울을 앓고 있었으며 채용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등 불안정하고 성차별적인 노동실태가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고 운을 뗐다.

박선영 정책위원은 "지난 2020년 9월 당시 여성 실업률이 3.4%로 전년도(2019년) 같은 달보다 0.6% 증가했는데, 이 중에서도 20대 여성 실업률은 7.6%로 가장 높았다"며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3월에만 20대 여성 12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사회적 언급이 많지 않아 당시 한국여성노동자회 임윤옥 자문위원은 '조용한 학살'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20년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 시도자가 3005명이었는데, 이는 전체 자살 시도자의 32.1%를 차지하는 비율이었다"며 "실제 사망자 역시 296명으로 2019년에 비해 43% 증가한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박 정책위원은 "코로나19를 통해 드러난 청년여성들의 위기를 보고 90년대생 여성 노동자 우울 정도 실태조사를 진행하게 되었다"며 "20대 여성들은 채용 과정에서 학력제한, 채용 성차별, 면접 과정에서의 성차별 등을 겪고 있었고, 채용 후에는 고용불안과 성차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로 인한 직무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해당 실태조사 당시 면접 조사에 응한 A씨는 "스펙 쌓고 학점 관리해도 남성들보다 취직하기 어렵고 27세만 되어도 나이를 이유로 깎아내리는 기업들이 많다"며 "전공 살려 취업한 기술직군에서도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경험하기 때문에 결국 직무를 변경해 사무직으로 취업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부산 소재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1993년생 응답자다.

박선영 정책위원은 "여성 노동자들이 필요할 때에는 활용되지만 정규직, 대규모, 남초 중심으로 강건하게 유지되어온 채용 시스템 안에서 여전히 뚫기 어려운 벽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의 자본주의가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을 기조로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채용 성차별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청년여성 노동자의 우울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제도 운용 과정에서의 성차별, 찾기 어려운 지원 제도, 취업률만을 높이기 위한 취업 알선과 하향 취업 유도, 노동자 중심이 아닌 사업자 중심의 혜택 등을 문제로 꼽았다.

정서적 지지관계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박 정책위원은 "정서적 지지관계는 더 이상 개인적이지 않다"며 "정서적 지지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청년들을 위한 공동체적 지원이 시급하다. 청년들의 정서적 지지관계 회복을 위해 지방정부 산하 지원센터에서 모임을 구성해, 정례적인 만남을 통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정신적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지역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용해야 한다"고 했다.

#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20대 여성#조용한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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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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