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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눈물의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故 송은지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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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송은지씨의 아버지가 지난 11월 22일 참사 후 첫 기자회견에서 김의곤의 시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를 읽어내려갔다.
아래는 송씨 아버지 발언의 전문이다.
"10.29 이태원 참사는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안전 불감증에 의한 간접 살인이었습니다. 참사 발생 4시간 전인 오후 6시 34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 통제해야 한다, 숨쉬기가 어렵다, 구체적 도움을 요청하는 112 신고가 11차례나 빗발쳤지만 경찰들은 특이사항 없음으로 상황 종료하였습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합니다. 운명의 10월 29일 저녁 10시 15분 이태원 도로 한복판 차디찬 죽음의 현장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이에 우리 유가족들은 묻습니다. 거짓말이나 일삼고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떠벌인 행안부장관 이상민, '보고 받은 적 없다' '몰랐다'라고 일관하고 있는 용산구청장 박희영, 용산경찰서장 이임재, 112치안종합상황실장 류미진 등에게 꽃다운 우리 아들딸들 생명의 촛불이 꺼져갈 때 뭐하고 있었냐고 묻고 싶습니다.
과연 그들에게 인간적인 따뜻함이 조금이나마 있었다면 뒷짐 지고 어슬렁어슬렁 식당에 가고, 부하직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긴박한 상황임에도 상황실을 비우는 행동은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늘 오신 기자님들에게도 호소합니다. 찢어지는 유가족 분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소중한 우리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마지막으로 김의곤 시인의 시 한 수를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제목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 시인 김의곤.
이태원 173-7
그 좁은 골목길에
꽃조차도 놓지 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겹겹이 눌러오는 공포 속에서
뒤로...뒤로...뒤로...
꺼져가는 의식으로 붙들고 있었을
너의 마지막 절규에
꽃잎 한 장도 무거울 것 같아
차마 꽃조차도 미안하구나
그 골목에 아무 것도 놓지 마라!
허울 좋은 애도의 꽃도 놓지 마라!
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 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참담한 부끄러움에 울고 있는 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