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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질타 "유족이 반정부세력?"|故 이민아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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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민아씨의 아버지가 지난 11월 22일 참사 후 첫 기자회견에서 "유족들이 모이면 안 되는 것인가. 유족들이 무슨 반정부세력이라도 되는가"라고 질타했다. 

아래는 이씨 아버지 발언의 전문이다.

"저는 이번 10.29 이태원 참사로 인하여 스물다섯 딸을 잃은 민아의 아버지 이종관입니다. 먼저 이번 참사를 보시고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함께 슬퍼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저희 딸은 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학과에 재학 중이며 낮에는 직장생활을 하던 평범한 딸이었습니다. 지금도 밤이 되면 딸이 대문을 열고 들어올 거 같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저희 유족들과 이번 참사 관련해서 두 가지 말씀을 꼭 전해야겠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먼저 이 참사 이 비극의 시작은 가장 중요한 13만 명이 모이는 인파 군중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외에 (원인) 여러 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률적인 인과관계를 떠나서 집회 대처와 대통령실 경호경비 등에 우선적으로 치중할 수밖에 없는 경찰력 운영에도 참사의 한 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3만 명이 모이는 행사에, 인파·군중관리에 근처에 있던 기동대를 투입하지 못했다는 말은 결국 경찰이 일반시민들의 안전이 아니라 시위 관리와 경호 근무에 얼마나 매몰돼 있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20만 명이 모였던 핼러윈 행사도 아무런 사고 없이 끝난 것이 반증 아니겠습니까.

유가족으로선 납득할 수 없습니다. 대규모 인파 운집이 예상됐음에도 미온적 대처와 미온적 계획을 세운 행정안전부, 서울시청, 서울경찰청 등 관련부서는 모두 마땅히 비난받아야 합니다. 158명(11월 22일 기준)이 사망한 것을 돌이켜볼 때 누군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고심 끝에 이야기합니다. 

둘째, 참사 이후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유족들의 모임구성, 심리적 안정을 위한 공간 확보도 없었고 유족 피해자들에게 사고발생 경과와 내용, 수습 진행 상황, 피해자의 기본적 권리안내 등 기본적 조치조차도 없었습니다. 참사와 관련해서 가장 서로 공감할 수 있고 서로 위안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같은 유가족들입니다. 이를 차단한 것과 다름없는 정부의 대처는 비인도적입니다.

저는 화장한 아이의 유골을 일단 집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그래서 유족들끼리 만나 합동봉안당, 추모비라도 의논해 보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사 17일이 지나서야 수소문 끝에 겨우 유족 몇 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무 지원 없이 무슨 비밀공작 하듯이 말입니다. 정부가, 국가가 왜 이렇게 피해자들을 대하는 것입니까. 158명의 청년들이 죽었습니다. 이미 정부 책임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희생자 명단 공개 문제로 갑론을박하게 만든 것도 결국 유족들끼리 만날 수 있는 공간 자체를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유족들이 모이면 안 되는 것입니까. 유족들이 무슨 반정부세력이라도 됩니까. 장례비와 위로금은 그렇게 빨리 지급하면서 정작 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유족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공간은 왜 참사 24일이 넘도록 안 해주는 겁니까. 정부는 유족들의 요구를 더이상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이야기들에 이제 답변해야 합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민아씨의 아버지가 지난 11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민아씨의 아버지가 지난 11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태원#참사#희생자#이민아#RECORD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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