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2023년 1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2차 공청회'에서 나온 발언 전문입니다.[편집자말] |
참사 희생자 김의현 엄마 김호경입니다. 참사 직후 심적으로 힘들어 TV나 인터넷 기사는 보지 않았습니다. 분향소가 설치된 사실을 전혀 몰랐고, 사진도 위폐도 없는 분향소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분향소 운영 마지막 전날에 합동 분향소에 영정 사진을 올리고 싶은 유가족이 있다면 얘기해달라는 통보식의 문자를 받았지만 분향소 관련 자세한 안내는 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영정 사진도 위폐도 없는 분향소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추모하고 애도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아야 하는 것인지는 아닌지요. 내 아들 이름 하나 없이 보낸다는 생각에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른 유가족 연락처 물었지만... '모른다, 알려줄 수 없다'
유가족 연락처 공유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서로 연락해서 만나고 있는데, 나만 연락이 안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장례를 치는 중에 한 번, 장례를 치르고 나서 담당 공무원에게 유가족의 연락처를 물었으나 모르겠다고 했고, 같은 지역의 유가족 연락처를 물었으나 개인 정보라 공유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연락처를 다른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고 그분들이 괜찮다고 하면 연락처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유가족 두 분의 연락처를 문자로 받았습니다. 당연히 정부에서 연락이 오겠지 우리 유가족들을 만나게 해주겠지 생각을 했던 저한테는 너무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왜 아들 손 한번 못 잡아봤는지
친구들에게는 멋진 친구였고, 직장에선 성실한 직원이었던 눈웃음이 특별히 예뻤던 아들은 집안의 기둥이었고, 저에겐 남편이자 친구였습니다. 도와달라는 낯선 이의 울부짖음에 도와줘야 한다고 손을 내밀었다가 이태원의 차가운 도로에 쓰러졌습니다. 쓰러진 후 빈 건물에 방치돼 있다가 동행자가 있었으나, 동행자에겐 연락해준다고 건물에서 나가라고 하고 구급차에 실려 갔다고 합니다. 그 후 아들의 행방을 찾을 때까진 14시간이 걸렸습니다.
신원 확인을 위해 동국대 일산병원에 갔을 때 손대지 말라고 신원만 확인하라는 말에 자는 듯이 누워있는 아들을 보고 울고만 있던 것이, 왜 손 한번 못 잡아보고 왜 살뜰히 못 살펴봤는지 지금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렇게 보냈습니다.
발인 후 봉안당에 안치 후 참석한 아들 친구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왜 그곳에 갔는지를 기억하지 말고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기억하고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아들은 키가 엄마보다 커지면서 자기가 엄마를 지켜준다고 했습니다. 지금 그곳에서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하고 있을 거 같아서 미안해하지 말라고, 엄마에게 미안해하지 말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