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3월 3일 오전 11시 40분]
지난해 시도교육감 후보로 나섰다가 중도 사퇴한 한 전직 교장이 유튜브에 "천벌을 받는다"는 내용의 학교폭력 피해자를 저격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이다.
2일, <오마이뉴스>는 유튜브 '허훈교육TV'를 운영하는 허훈 전 인천시교육감 후보가 학교폭력을 자인하며 방송활동을 중단한 한 대중가수 노래가 담긴 동영상에 지난 1월께 적은 댓글을 살펴봤다.
이 댓글에서 허 전 후보는 '허훈교육TV'라는 필명으로 "J 음해한 놈 천벌을 받는다"고 적었다. 그는 비슷한 시기 적어놓은 또 다른 댓글에서는 "J 팬인데 왜 (방송) 출연을 못하게 하나? 이건 말이 안 되는 짓거리다. 축구를 잘 하는데 학폭 연루 월드컵 출전 못하나, 검사·판사도 학폭에 연루되면 변호사도 못해야지"라고 견해를 밝혔다.
허 전 후보는 '천벌'을 얘기하며 학교폭력 가해자 대신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한 것이어서 누리꾼의 비판 대댓글을 받았다. 한 누리꾼은 대댓글에서 "혹시 교육감 예비후보 출신 아니신가? 이것 알려지면 큰 파장이 일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허 전 후보는 "축구를 잘 하는데 학폭 연루(되면) 월드컵 출전 못하나"라고 반문했지만, 학교폭력 연루 사실이 드러나 퇴출된 프로 운동선수들의 사례는 여럿 있다.
J는 2021년 학교폭력 폭로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자 "지난 시절 저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자신의 학교폭력 가담을 시인하고 사과한 바 있는 유명 대중가수다.
허 전 후보 "학폭 피해자 저격하려는 글 아냐"
허 전 후보는 2일 <오마이뉴스>에 피해자를 저격하는 듯한 글을 쓴 이유에 대해 "아무리 죄를 짓고 잘못했어도 그 사람을 탓하거나 욕하거나 배제해서는 안되는 게 교육자의 자세"라면서 "(J 가수의) 중학교 때 일(학교폭력)을 갖고 한 사람을 매장시키기는 어렵고, 노래를 잘 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을 수 없도록 한 것은 시청자의 권리를 뺏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허 전 후보는 "개인자격으로 댓글을 단 것인데, 공인으로서 주위 사람들을 가슴 아프게 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 전 후보는 기사가 보도된 뒤 "제 글은 학교폭력 피해자를 저격하려고 쓴 것이 전혀 아니고, 피해자의 글을 이용해 J가수를 가요계에서 퇴출시키려고 한 세력을 비판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전 후보는 지난해 6·1 시도교육감선거를 앞두고 인천시교육감 후보로 나섰다가, 같은 해 5월 17일 "보수후보의 분열로는 도저히 전교조 교육의 폐해를 극복하기 힘들다"고 주장하며 한 보수교육감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사퇴한 인물이다. 인천시교육청 연구관과 중고교 교장을 지낸 뒤 퇴임한 허 전 후보는 현재 '확고한 교육철학을 가진 교육전문가'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유튜브 '허훈교육TV'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