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아래 광주시단협)가 성명을 내고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일방통행식 불통행정을 당장 멈추라"고 말했다. 광주시단협은 "강 시장에 대한 기대는 취임 몇 개월 만에 무참히 부서졌다"며 "지역언론에서부터 강 시장의 불통을 지적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시단협은 "지난해 12월 열린 광주시단협, 광주진보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과 강 시장의 합동 집담회장은 강 시장의 불통에 대한 성토장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강 시장은 광주시의회가 시정의 소통과 협치의 파트너라는 말을 하면서 시민사회단체들에게 광주시의회를 통해 행정과 소통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후 강 시장은 시민의 대의기구인 광주시의회마저 무시하고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그가 광주 시민사회를 향해 광주시의회를 통해 광주시 행정과 소통하라고 한 말은 어불성설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038 광주대구 하계아시안게임 유치 역시 공감대 형성 없이 행정편의주의적이고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산IC 진출로 문제도 강 시장이 먼저 폐쇄를 전제로 발언하고 용역을 추진했다. 시장이 폐쇄로 답을 내놓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용역 결과는 뻔하지 않겠는가?"라며 "이처럼 강 시장은 정책 추진 과정에서 광주시의회와의 소통이나 최소한의 지역사회 의견 수렴 및 공론화 과정 없이 시장이 먼저 의중을 밝히고 모양새를 갖추는 형태의 행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단협은 또 "지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광주전남 여성대회에 참석한 강 시장은 축사 도중 시청 1층 로비에서 50일 넘게 농성 중인 보육대체교사들을 비판하는 발언을 한 후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이에 참석자들이 야유를 보내며 항의하기도 했다"며 "급기야 강 시장은 보육대체교사들을 퇴거불응을 이유로 광주 서부경찰서에 고소했고 경찰은 발빠르게 노동조합 간부들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광주시단협은 "강기정 시장은 취임 이후 줄곧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강조하며 이를 혁신으로 포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혁신이라는 말로 강 시장의 잘못된 행태를 포장한다 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에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소통과 행정 행태에 변화가 없을 시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강기정 시장에게 있음을 밝힌다"고 했다.
최근 광주지역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BS광주방송총국이 지난 2~3일 사이에 광주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강 시장이 시장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46.9%에 그쳤다. 이는 지난 1월 조사 당시의 '잘하고 있다' 55%에 비해 8.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KBS광주방송총국은 "(강 시장의) 지지율 하락은 지난달 대규모 단수 사태와 이후 대응 미흡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며 "또 시민단체와의 갈등, 건축물 높이 규제 해제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설명과 설득이 부족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13일 광주시의회는 "의회는 거수기가 아니다. 광주시의 개발독재식 일방통행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광주시의회는 "강기정 시장은 지난 2월 23일 '공공기관 구조혁신(안)'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이를 일부 의원에게만 파편적이고 일방적으로 구두 또는 전화로 통보했다"며 "이후 광주시가 3월 13일 전체의원 간담회 중간보고를 앞둔 시점에 기습적인 입법예고를 강행한 것은 의회 경시, 무소불위 행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광주시의회는 "과거 개발독재식 밀어붙이기, 불투명한 진행과정, 보이지 않는 인과관계와 용역 결과, 부실한 의견 수렴 등을 볼 때, 민선 8기 광주시는 과연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를 진정으로 동반자로 생각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민선 8기 광주시는 정치실종을 막기 위해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줄 것을 촉구한다. 시의회를 거수기로 전락시키려는 광주시의 일방통행식 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광주시의회를) 진정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시정을 펼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