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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시민들이 15일 당진시청 앞에서 '삽교호 송전탑 철거'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당진시민들이 15일 당진시청 앞에서 '삽교호 송전탑 철거'를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최근 충남 당진시 삽교호 일대에서 법정보호종인 흰꼬리수리가 발견되면서 삽교호에 꽂힌 송전철탑을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흰꼬리수리는 세계적으로 개체수가 극히 드문 종이다.

주용기 전북대학교 연구원과 김상섭 한국조류보호협회 아산지회장은 철새가 도래하는 시기인 지난 2022년 1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삽교호와 소들섬 인근을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243-4호)를 발견했다. 흰꼬리수리는 지난 3월 5일 소들섬 인근에서 발견됐다.  

조사기간 중에는 흰꼬리 수리 뿐 아니라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 15마리를 비롯해 큰기러기,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 법정보호종 17종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당진시소들섬송전탑건설반대대책위원회는 15일 당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흰꼬리수리가 소들섬에 나타났다는 것은 그 일대가 서식하기 적합한 곳이라는 뜻이다"라며 "소들섬에 세워진 철탑을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로 대책위 공동대표는 "삽교호 소들섬 일대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철새도래지이다"라며 "이번에 멸종위기종인 흰꼬리수리 9마리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시는 지난 2022년도에 삽교호 소들섬 일대를 야생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관리는 잘 안 되고 있다"며 "야생생물보호구역에 송전철탑을 세운 것 자체가 문제다. 송전탑은 야생생물에게는 치명적이다. 당진시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철탑을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용기 전북대 연구원도 "흰꼬리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1만 마리 정도가 서식한다. 우리 나라에는 400마리가 겨울철에 월동을 위해 찾아온다"며 "많은 새가 전깃줄과 송전탑의 송전선로로 피해를 입고 있다. 흰꼬리수리뿐 아니라 삽교호에 서식하는 저어새, 노랑부리저어새, 황새 등 법정 보호종과 가창오리, 기러기류 등의 새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3월 5일 삽교호 소들섬에서 발견된 흰꼬리수리
지난 3월 5일 삽교호 소들섬에서 발견된 흰꼬리수리 ⓒ 이재환
 
한국전력 측은 2022년 9월 당진시에 '삽교호 유역 야생생물 보호구역 보전 관리 방안'을 제출했다. 

한전은 해당 문서를 통해 공사구간 내 법정보호종 주요 서식지 확인시 보호 대책안으로 즉각 공사를 중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주요서식지 확인과 피해 발생 우려 내용을 파악해 환경 피해방지를 위한 조치계획을 수립한 후 금강유역 환경청에 제출(하겠다)"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당진시 기후환경과 관계자는 "현재는 동절기라서 한전이 철탑 공사를 하지 않고 있다. 동절기는 오는 3월 31일까지이다"라며 "흰꼬리수리 발견으로 (당진시가) 한전에 별도의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흰꼬리수리#삽교호 야생생물보호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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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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