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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의 PD상'을 시상식에서 소감을 이야기하는 (왼쪽부터) 김희숙 DJ, 한상진 작가, 노광준 PD
 '이달의 PD상'을 시상식에서 소감을 이야기하는 (왼쪽부터) 김희숙 DJ, 한상진 작가, 노광준 PD
ⓒ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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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OBS 라디오에서 5월 '이달의 PD상' 시상식이 열렸다. 평소처럼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1시간 동안의 생방송이 끝난 후, 한국PD연합회 관계자들이 찾아와 시상식을 진행했다. 수상자는 OBS 기후만민공동회 <오늘의 기후> 팀. 

노광준 <오늘의 기후> PD는 수상 소감에서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기후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답을 찾다 보면 우리가 꿈꾸던 세상을 더 빨리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혹시라도 주변에 기후위기로 우울감이나 무력감을 겪고 계신 분이 있다면 OBS 라디오 <오늘의 기후> 청취를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 함께 소통하며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울감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상자로 나선 김종일 한국PD연합회 회장도 "이런 소재로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이 정말 대단하다"면서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OBS 라디오를 찾아 부스에서 생방송을 청취하고, 시상식이 끝난 뒤 <오늘의 기후> 노광준 PD, 김희숙 DJ, 한상진 작가를 인터뷰했다. 생방송에서는 수원의 한 버스 기사가 '기후톡파원'으로 수원시 내 화산지하차도와 정천지하차도 등 침수 위기 지역을 제보하기도 했고, 신동현 수도권 기상청장이 나와 장마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노광준 PD와의 인터뷰를, 다음 기사에서는 김희숙 DJ와 한상진 작가의 인터뷰를 다룬다. 아래는 기자와 노광준 PD와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구한말 '만민공동회'처럼... 모두 함께 모여 답 찾아보자"
 
 라디오 부스에서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노광준 피디(왼쪽)와 이민상 보이는 라디오 영상감독(오른쪽)
 라디오 부스에서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노광준 피디(왼쪽)와 이민상 보이는 라디오 영상감독(오른쪽)
ⓒ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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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상을 예상했나.

"언젠가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빨리 받을 줄은 몰라 놀랐다."

- 직접 프로그램을 소개해달라.

"기후위기 속에서 내일의 희망을 함께 찾아보자는 의도를 가지고 기획했다. '만민공동회'라는 게 구한말 나라의 운명이 위태로울 때 계급과 성별의 차이를 막론하고 모든 민중이 모여 나라의 운명을 논의하던 자리가 아니었나. 지금이 그런 자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한두 명의 전문가가 아니라, 모두 다 같이 모여서 얘기하고 기후정의를 실천하며 답을 찾아보는 라디오 공론장이다."

- 지난주 수요일 방송에서는 '기후 미식회'를 열었다고 들었다.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식습관을 체험해보고자 진행했다. 말로만 듣는 것보다 직접 만들어 먹으면 더 좋지 않나. 그래서 공유 부엌을 찾아가 전문가와 청취자들을 모시고 쌈밥을 만들었다."

- DJ 선발을 위해 지상파 최초의 '기후캐스터' 오디션을 열기도 했는데(관련 기사 : 모두가 '승자'인 오디션... "기후 캐스터를 찾습니다" https://omn.kr/244or).

"라디오는 TV보다 진행자가 더 중요하다. 70~80%의 성패를 좌우한다. 기후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는 누가 좋을까 고심했는데, 언뜻 떠오르는 사람이 없더라. 그래서 공개 오디션을 했다. 놀랍게도 시민 100분 이상이 지원해주셨다. 그중 다섯 분이 본선에 진출해 돌아가며 생방송을 진행했고, 치열한 경합 끝에 우리 김희숙 DJ가 선정됐다."

- 오마이뉴스에도 '오늘의 기후 방송후기'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다.

"우리가 신생 채널이고, 신생 프로그램이다 보니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직접 기사를 쓰고 있다."

- 기후위기가 이제는 정말 오늘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는 위기감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 

"이제는 정말 답을 찾아야 하는 시기다. 사실 방향은 아는데, 실천의 속도가 느리다는 생각도 든다. 방송하면서 느끼는 건데, 시민들의 기후 의식이 대단하다. 학계 전문 용어들도 많이 아신다. 그러나 오히려 정치를 하시는 분들이 좀 느린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제는 기후의 관점에서 투표하고, 그렇게 뽑힌 분들이 기후 정책을 속도감 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나라가 아닌가. 기후정의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

"기후 전문 프로그램, 주변에서 다 망할 거라고... 함께 연대했으면"
 
 '이달의 PD상' 시상식에 함께한 OBS 라디오, 한국PD연합회 관계자들
 '이달의 PD상' 시상식에 함께한 OBS 라디오, 한국PD연합회 관계자들
ⓒ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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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선생님께서 '요즘 청소년들이 너무 기후위기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씀하신 게 기억이 난다. 이 부분은 언론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사실 너무 재앙적인 측면들만 강조하는 것은 위험하다. 현실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 우리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정책이 필요할지, 어떤 좋은 사례가 있는지 찾아서 직접 제안하기도 한다. 자극적인 문제 제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

- 솔루션 저널리즘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인가.

"맞다.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멸망론을 계속 되풀이하면서 우울감을 심화시키는 것은 도움 되지 않는다. 대안은 분명 존재한다. 지난 우리 방송에서는 탄소를 절감시키려고 거대한 화물선에 돛을 단 해운업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그럼 연료를 덜 써도 된다고 하더라. 이런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들이 전 세계 곳곳에 많다. 언론인들이 이런 소재를 적극적으로 다루고, 함께 의제를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 지상파 라디오 최초의 기후 전문 프로그램인데,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 언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가 처음에 이걸 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다 망할 거라고 그랬다(웃음). 일단 재미가 없고, 아이템도 부족하고, 캠페인성으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거다. 그래서 곧 망할 거라고 했는데, 망하기는커녕 이렇게 상도 받았다. 자신 있게, 함께 뛰어들어서 연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느끼는 게, 저 혼자 취재해서 쓰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가디언 등 외신에서 나오는 기사도 있고, 우리나라 기자들 가운데서도 기후 기사를 깊이 있게 취재해 쓰시는 분들이 많다. 우리가 함께 연대하면 엄청난 힘이 생길 것이다."

- 기사를 보고 '기후만민공동회 오늘의 기후'를 찾아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까 말씀드린 돛단배 영상을 추천한다.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소리로만은 전해드릴 수 없는 영상까지 찾아 방송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가 경쟁력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또 우리 프로그램이 이 상을 받게 해주신 분이 계신다. 꿀벌농민 권혁주 선생님이다(관련 기사 : 208억 마리 사라져... 꿀벌농민이 말하는 꿀벌실종의 진실 https://omn.kr/244or). 그분이 출연하셔서 인터뷰하신 내용이 상을 받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런데 이분이 얼마 전 세상을 떠나셨다. 기후위기로 벌이 너무 많이 죽으니까 농민들이 스트레스를 받으시고, 잃어버린 벌을 보충하기 위해 과로하시다 그렇게 되셨다.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곳곳에 많다고 한다. 정말 점잖으시고 벌을 사랑하시던 분이셨는데... 그분의 생전 마지막 영상을 꼭 한 번 봐주셨으면 좋겠다." 

노광준 PD가 추천한 두 편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오늘의 기후 돛단배', '오늘의 기후 꿀벌' 키워드로 검색하면 가장 위에 나온다. 또 FM 99.9 OBS 라디오에서 매일 오전 11시 <오늘의 기후> 생방송을 들을 수 있다. 누구나 문자를 통해 '기후톡파원'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해마다 심각해지는 기후위기에 걱정이라면, 오늘의 기후와 함께해보는 건 어떨까. 다음 기사에서는 오늘의 기후 김희숙 DJ, 한상진 작가와의 인터뷰를 다룬다.

- [인터뷰] OBS 라디오 <오늘의 기후> 김희숙 DJ·한상진 작가 인터뷰

#오늘의기후#노광준PD#이달의PD상#기후만민공동회#OBS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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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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