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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高宗) 커피 애호가였다고 이야기 되는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용포를 입은모습
고종(高宗)커피 애호가였다고 이야기 되는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용포를 입은모습 ⓒ 한국사데이터베이스
 
조선 정부는 1886년 5월 자객 장갑복과 지운영에게 임금의 위임장을 주어 일본으로 보내 김옥균을 살해하고자 했다. 이런 정보를 알게 된 김옥균은 함께 망명한 측근 유혁로 등에게 그들과 접촉하여 모해의 의도와 방법을 캐내도록 하였다. 일본 정부가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래서 그는 고종에게 보내는 상소문을 썼다. 자신을 '신(臣)'이라 칭하고, 고종을 '주상전하'라 불렀다. 갑신쿠데타를 기도할 때에도 국왕의 존재는 인정하면서 국정개혁을 시도하는 '체제내의 개혁'이었다. 따라서 군주제의 폐지나 역성혁명이 아닌 정치개혁의 수준에 머물렀다. 그의 한계라 할 수 있겠다. 고종에게 보낼 길이 없어 일본 <니치니신문(日日新聞)>에 실었다.   

국왕에게 쓴 김옥균의 상소문에는 지운영 등을 자객으로 파견하는 것과 같은 유치한 일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함과 동시에 국제정세와 국내 정세를 해설하면서 국왕이 망국의 군주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자력으로 나라의 내정을 개혁하고 경제와 문화를 급속히 발전시켜 부강한 자주독립국가를 전변시켜야 한다는 자기의 정치개혁사상을 체계적으로 논술하고 그를 위해서는 봉건양반계급을 없애야 한다는 것과 정권에서 민가 일당을 축출하고 개화파를 등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주석 17)
장문의 상소문에서 그는 청국에 대해 보다 정확한 인식과 대책을 제시한다.

생각건대 청국이 참으로 아방(我邦)을 위하여 계(計)코자 하면 능히 시세에 동효(通曉)하여 적이 지능있는 자를 선(選)하여 아방에 송(送)하여 차(此)를 유도(誘導)할 것이어늘 차를 불위(不爲)하고 원세개와 여(如)한 구상유취로 시세를 판(瓣)치 못하는 자를 파견하고 고(顧)치 아니함은 신(臣)은 그 뜻을 해(解)치 못하나이다.

원세개는 본래 두초(斗筲)의 소인으로 다만 전하와 곤전(坤殿)의 환심을 득하여 이홍장에게 추천하여 주기를 망(望)할 뿐이니 피(彼)의 일신을 위하여 계(計)하기도 불능커던 하가(何暇)에 전하를 위하야 계(計)함을 득(得)하오리까.

신이 우매할지라도 청국의 대(大)하므로 차(且) 아(我) 순치(脣齒)의 관계가 있었는데 짐짓 차(且)와 상소(相踈)함이 득책이 아닌 줄은 지(知)하오나 전하의 간신은 원세개 등과 여(如)한 무식의 도(徒)와 결당하여 국권을 멸여(蔑如)하오니 이것을 신이 좌시치 못하는 바이로소이다. (주석 18)

자신의 꿈이기도 했던 국정쇄신의 일단을 요청한다.

과연 하온즉 장차 여하히 하여야 가하오리까. 오직 의로는 널리 구미 각국과 신의로써 친교하고 내(內)로는 정략을 개혁하여 우애의 인민을 교(敎)호니 문명의 도(道)로써 하고 상업을 흥기하여 재정을 정리하고 또 병(兵)을 양(養)함도 난사가 아니오니 과연 능히 사(斯)와 여히 하면 영국은 거문도를 환부할 것이오. 기타 외국도 또한 침략의 염을 절(絶)함에 지(至) 하리이다.

금(今)에 아방의 인구가 2천만에 과하고 물산과 여(如)한 것은 설령 인조의 정품(精品)은 무할지라도 천산(天産)의 물품에 지(至)하여는 차(此)를 일본 및 청국의 북부에 비하여 요(遙)히 우(優)한 자(者) 다(多)하온대 취중(就中) 오금각광(五金各鑛)은 가히 승수(勝數)치 못하오니 사(斯)와 여한 고유의 부한 재원을 거(擧)하여 타국에 위뢰코자 함은 신이 비(悲)를 금치 못하는 바로소이다. (주석 19)


주석
17> 임광철, 앞의 책, 200쪽.
18> 앞의 책, <김옥균>, 459쪽.
19> 앞의 책, 460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혁명가인가 풍운아인가, 김옥균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김옥균#김옥균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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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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