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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군추모공원 봉분 마다 놓여 있는 조화. 다음 명절 때까지 꽂아뒀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소각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예산군추모공원 봉분 마다 놓여 있는 조화. 다음 명절 때까지 꽂아뒀다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소각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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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예산군추모공원에서 매년 발생하는 조화쓰레기가 환경오염원이 된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줄이기 위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추석에도 추모공원 매장묘 봉분 앞에는 성묘객들이 놓고 간 형형색색의 새 조화가 꽂여 있다. 지난 명절에 사용했던 조화들은 빛 바랜 플라스틱 쓰레기가 돼 예산군맑은누리센터로 옮겨져 전량 소각처리 되고 있다.

조화는 합성섬유·플라스틱·철심 등을 이용해 생화를 모방해 만든 제품이다. 조화의 꽃잎 소재는 PE, 나일론, PVC 등이 사용되며 줄기는 플라스틱이다. 여러 가지 소재가 사용된 탓에 재활용이 어렵다. 

태워서 처리할 경우 탄소, 미세플라스틱먼지가 발생해 환경을 오염시킨다. (사)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에 따르면 플라스틱 조화 풍화 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는 연간 약 133억3000만 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묘 7000여 기와 납골묘 1만여 기를 갖춘 추모공원은 제1·2추모관 납골묘의 경우 꽃 부착을 제한하고, 매장묘는 묘역 양쪽 석물 화병에 조화를 꽂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성묘객 대부분은 추모공원 내 매점에서 구매한 조화를 사용한다.

조화는 대부분 중국산이며, 전국에서 연간 2000톤 정도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추모공원 내 매점에서 판매하는 조화 역시 전량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 조화는 보존 기간이 길고 가격이 생화보다 싸 성묘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그러나 오랜 기간 썩지 않고 다음 명절 때까지 방치돼 있다가 버려지면서 환경오염원이 되고 있다.

추모공원팀 관계자는 "조화쓰레기는 2톤가량 될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리 많은 양은 아니다"며 "지난해 언론과 군의회의 지적도 있었고, 환경보호를 위해 조화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았지만 조화 사용을 강제로 막을 법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군은 법규정 미비를 이유로 들지만, 묘역 내 유일한 조화 판매처인 매점이 마을 부녀회 수익사업과 연계돼 있는 점도 군이 조화 사용 근절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부녀회 관계자는 "나라에서 조화판매를 금지한다면 저희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화 대신 생화를 판매할 지 여부는 그때 가서 고민할 문제다. 추모객들이 거의 없는 평일에 생화를 갖다 놓을 경우 관리가 안된다"며 "조화가 환경에 해가 되는 점은 알고 있지만 생계를 포기하면서까지 먼저 조화 판매를 포기할 순 없다. 군이 조화 판매를 금지할 거면 생계유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국회에서 발의된 공원묘지 내 조화 사용 제한 법안은 아직 계류 중이다. 하지만 법 규정에 기대지 않고 업무협약 등을 통해 조화사용 근절에 적극 행정을 펴는 지자체들도 있다.

부산시는 지난 6월 시와 민간 공원묘지 운영자, (사)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추석부터 부산시설공단이 운영하는 부산영락공원과 시내 민간 공원묘지 4곳(백운제1공원, 2공원, 실로암공원, 대정공원)등 총 5곳에서 플라스틱 조화를 판매·반입 행위 금지했다. 플라스틱 조화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고 지역 화훼 농가를 돕기 위한 취지다.

앞서 김해시는 2022년 1월부터 시내 4개 공원묘지에 조화 반입 금지한 결과, 1년 뒤인 지난 설날엔 시내 공원묘원 4만7000여기 묘지에 놓여 있던 플라스틱 조화를 없앤 성과를 거뒀다. 시는 명절 전날 공원 묘원에서 시장, 공무원, 재향군인회, 여성단체협의회, 자연보호협의회, 자원봉사자 등이 플라스틱 조화 근절 집중 홍보 캠페인을 펼치고, 성묘객들이 손쉽게 친환경 대체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영남화훼원예농협,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등에서 개발·공급하는 드라이플라워와 생화를 공원 묘원에서 판매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오정근 추모공원팀장은 "이번 추석 전날과 당일에 (사)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가 주관해 공원묘역에서 생화 400묶음을 나눠주며 플라스틱 조화를 줄이기 위한 홍보를 펼쳤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협의회 측 관계자에게 부녀회 측에 생화를 납품하고, 매점에 냉장고 지원 방안을 찾아달라고 요청해 놓았다"라고 말했다.

한 주민은 "군이 산업단지 조성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선 많은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붙이는데, 이 경우 주민들을 존중한다는 이유를 내세우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마구 버려지는 조화쓰레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안이하게 볼 것이 아니라 군이 나서 적극 계도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조화쓰레기#추모공원쓰레기#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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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지역신문인 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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