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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2023년 10월 24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부상을 입은 어린이가 응급 치료를 받기 위해 입구로 옮겨지고 있는 모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2023년 10월 24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서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부상을 입은 어린이가 응급 치료를 받기 위해 입구로 옮겨지고 있는 모습. ⓒ AFP/연합뉴스
 
지난달 7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적으로 공격하여 1천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인질을 가자지구로 끌고 가는 사건이 벌어져 전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후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응징하기 위해 반격을 하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에서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과 직접 전쟁을 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뿐만 아니라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에 있는 친이란 성향의 민병대까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더 나아가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이런 조직들을 지원하고 직접 훈련시켰던 국가가 이란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전쟁의 배후가 이란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기자는 이 전쟁을 바라보는 이란 사람들의 시각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 1일, 이란의 20대 여성 두 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키미야(가명)와 이란 남부 호르무즈 해협 근처의 반다르아바스에 사는 화가 마리얌(가명)과 대화를 나눠봤다. 인터뷰는 왓츠앱과 텔레그램을 통해 서면 및 음성 인터뷰로 진행했다. 아래의 내용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

"이란 정부가 지원하는 걸 모두 알아... 그래서 분노"

-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에게 대항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해왔는데, 이란의 국민들은 이란 정부가 그들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키미야 : "내가 생각하기에 이란의 국민들은 이란 정부가 그들(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량 학살 그리고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번에 발생한 전쟁으로 인해 아이들과 여성들이 많이 사망했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하마스가 일으킨 전쟁에 이란이 개입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마리얌 : "이란의 모든 사람들은 이란 정부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분명히 우리는 이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란 정부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에 대해 모든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를 원하고 세계의 모든사람들이 작년에 이란에서 일어난 일을 잊어버리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작년 9월, 이란 정부의 히잡 단속에 끌려갔다가 의문스러운 죽음을 당한 마흐사 아미니를 추모하며 대규모로 발생한 이란 반정부 시위가 세계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를 이란 정부는 간절히 원하고 있다. 따라서 이란 국민 중 대부분은 이를 지지하지 않으며 오직 이상한 사람들만 하마스·헤즈볼라 지원에 동의하고 있다."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전쟁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데, 이 상황에 대해 이란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키미야 : "이란 국민들은 이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곳에서 더이상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마리얌 : "만약 평화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지속되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과거(작년)에 이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한다. 불행히도 이란 정부는 그것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민은 결코 세상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것(이번 전쟁)은 이란 정부, 특히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의 바람일 뿐이다. 우리 이란 사람들은 모든 곳에서, 모든 사람들을 위해 평화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 억압받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해 전쟁에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란 사람들의 숫자가 300만 명을 넘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가 이란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퍼져있는가? 그리고 이란 국민들은 팔레스타인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전하겠다고 의견을 밝힌 사람들을 지지하고 있는가?

키미야 : "나도 이 사안에 대해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란 사람들이 전쟁에 참전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하는 행동을 보면 이란 사람들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의 행동은 인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병원 주변을 공격한 것 그리고 아이들과 여자들을 죽게 만든 것은 인간적인 행동이 아니다.

마리얌 : "이란 국민은 이스라엘에 대해 전혀 분노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에 대항하기 위해 전쟁에 참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란인들이 300만 명을 넘었다는 발표는 단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그의 정부(이란 정부)의 말이다. 하메네이는 고의로 전쟁을 시작하려고 하며, 아직 군에 복무하지 않은 소년들을 찾고 있다."

"우리는 이란이 이 전쟁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라"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한 주민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축물 잔해 가운데 서 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기습 공격을 펼친 뒤 교전이 벌어져 양측에서 약 1천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한 주민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축물 잔해 가운데 서 있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겨냥해 기습 공격을 펼친 뒤 교전이 벌어져 양측에서 약 1천5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시오니스트 정권의 범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 이것이 모두를 행동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는데, 이란 정부에 전쟁에 직접 참전(개입)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가?

키미야 : "이란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 전쟁에 이란이 직접 개입하면 이란의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이기 때문에 이란 국민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마리얌 : "나는 이스라엘이 과거에 실수를 하지 않았다거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인 적이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전쟁이 일어난 것은 하마스의 잘못 때문이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고 단지 잔인하게 싸울 뿐이다. 나는 하메네이와 그의 정부(이란 정부)가 이란 사람들을 이 전쟁에 참여시키고 싶어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들은 이란의 집값이 오르고 다른 이유로 이란의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도, 이란 국민들의 희망을 짓밟고 그들의 어려움을 외면해왔기 때문이다."

- 이란 사람들은 하마스의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그리고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키미야 : "내 생각에는 사람을 죽이고 집단 학살을 하는 것은 인간이 해서는 안될 일이기 때문에 양측 모두 전쟁을 끝내야 한다. 비록 팔레스타인이 75년 동안 이스라엘을 상대로 저항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다치고 죽었다. 그래서 나는 이 전쟁이 당장 끝났으면 좋겠다. 아이들과 여성들을 포함해서 팔레스타인의 죄 없는 사람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리얌 : "이란 사람들은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지만, 이란 정부로부터 매년마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많은 고통을 겪었고 이란 정부는 그들이 매우 가난하고 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했고 그런 과정에서 이란 사람들은 지쳐갔다. 하지만 이란 정부가 팔레스타인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걱정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단지 팔레스타인을 이용해서 우리 이란 국민들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싶어할 뿐이다."

- 추가적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키미야 :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살해당하는 영상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고, 그래서 나는 이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바란다."

마리얌 : "이란 정부는 우리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지 않기를 원하고, 또한 이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세상이 알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란 정부는 이란인들이 사용하는 소셜 네트워크를 하나씩 통제하고 있다. 그들에게 팔레스타인은 단지 우리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란#하마스#헤즈볼라#이스라엘#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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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역사문화학을 전공한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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