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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홈페이지 갈무리. ⓒ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지난 9월 여성가족부가 '청소년 근로보호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사업을 폐지한데 이어 광주광역시도 '청소년 근로보호사업' 예산을 5천만 원 삭감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또 현재 위탁 운영 중인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 운영 예산을 약 3억 8천만 원에서 약 2억 8천만 원으로 1억 원 삭감하고 센터 운영 인력도 2명 감축하기로 했다.

광주시는 지난 2016년 전국 최초로 청소년노동인권센터를 설립했다. 해당 기관은 민관위탁 방식으로 운영돼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위탁, 운영했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는 임금체불, 부당대우 등을 경험한 청소년들에게 상담 및 권리구제를 지원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해 왔다.

2일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성명을 내고 "지난 2016년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 설립 당시에는 구성원 3명이 상담과 홍보 등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청소년알바친화사업장 선정 사업,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사업 등이 추가돼 광주시가 2명의 인력 충원을 승인했는데, 이제는 3명의 인력으로 상담과 홍보는 물론 확대된 사업까지 감당하라고 하고 있다"면서 "감축 대상이 될 2명은 사실상 광주시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시는 그동안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운영에 대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해왔으면서도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에 센터에서 운영해 온 정책사업, 실태조사사업 등을 이관하기로 했다"며 "이는 청소년 노동인권 사업과 무관하고 관련 전문성도 없는 곳에 사업을 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광주시는 지난 10월에도 청년정책에 해당하는 일경험드림사업에 대한 민간위탁을 종료하고 해당 사업을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에 이관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인력 감축에 대한 광주시의 깊이 있는 고민이 보이지 않아"

현재 광주시는 매년 청소년 노동인권 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실시된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바 있는 광주 청소년의 64%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번이라도 부당대우나 인권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지난 2017년 조사 당시 23.9%였던 부당대우·인권침해 경험 비율은 지난 2020년 49.8%로 크게 증가했으며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청소년이 안전하고 인권친화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사회적인 안전망을 갖추는 건 시장의 책무"라며 "광주 청소년의 노동 경험이 실패로 끝나지 않도록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지원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되려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있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센터에서 일하는 A씨는 "이번 인력 감축에 대한 광주시의 깊이 있는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며 "인원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음에도 사업은 그대로 유지된다. 그렇다면 같은 일은 남은 사람들끼리 알아서 하라는 것인데, 이 때문에 향후 센터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센터에서 일하며 청소년들을 만나 정당한 노동권리 의식을 갖을 수 있도록 교육했는데, 갑자기 함께 일하는 누군가가 부당하게 해고될 수 있는 상황이 되니 당혹스럽다"며 "2명이 해고되는 모습을 보고도 이전과 같이 청소년들에게 정당한 노동권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청소년노동인권#예산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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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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