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부산 해운대갑 등을 '우선추천(전략공천)' 대상 지역으로 포함해 논란이다. 경선을 준비하는 출마자 사이에선 "대통령 최측근 인사를 내리꽂으려는 의도"라는 공개적 반발이 터져 나온다.
보수 강세 지역에 '윤 대통령 참모' 배치 가시화?
현역인 하태경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 해운대갑은 전략공천의 길을 터놓은 상황이다. 지난 23일 2차 회의를 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현역 의원 또는 직전 당협위원장이 불출마한 지역구 등에 당이 전략공천을 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갑을 포함해 사상, 중·영도, 북강서갑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중에서 해운대갑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이 출마하는 탓에 모두의 시선이 쏠리는 지역구다.
검찰 출신으로 용산에서 일한 주 전 비서관은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이른바 '찐윤'으로 불린다. 이제 정치를 시작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도 막역한 관계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12월 한 위원장의 정치인맥을 분석하는 기사에서 주 전 비서관을 '친한' 인사로 평가했다.
주 비서관은 최근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29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애초 연고가 있는 수영구를 고려했으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이곳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출마 지역을 틀었다.
해운대갑은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당이 한 번도 의석을 확보한 적이 없을 정도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하태경 의원은 이곳에서 내리 3선을 지냈고, 여당은 우세 지역구로 판단한다. 이런 까닭에 이미 박지형 변호사, 전성하 전 부산시 투자협력관, 박원석 코레일유통 이사 등 다른 예비후보가 공천장을 놓고 경쟁 중이다.
한 비대위원장의 영입인재 1호인 정성국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과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 또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역언론은 정 전 회장, 박 전 차관이 해운대갑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천잡음 안 돼'... 커지는 경선 요구
여러 주자가 몰리고, 전략공천 가능성이 열리면서 여당 경쟁자들 사이엔 점점 긴장감이 감도는 모양새다. 이미 결과가 정해져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 있단 걱정이다. 이를 놓고 일부는 기자회견까지 준비했으나 공개적 의견을 내는 것으로 대체했다.
박지형 예비후보는 하루 전 "이틀 전 (전략공천) 발표로 대통령실 최측근 인사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안타깝다"라며 "공정한 경선을 해야지, 특권을 활용해 꽃길을 걸어가려 하면 안 된다"라고 언론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입장문을 발표했다.
일단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는 전성하 예비후보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보수 강세 지역에 전략공천은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려 한다는 (야당의) 공격을 자초하는 것"이라며 "명분을 잃으면, 부산 전체 선거판을 흔드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