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2018년 공정무역도시가 되었다. 공정무역마을이 되기 전부터, 공정무역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단체와 활동가들이 활동해왔으며, 2017년 공정무역마을 추진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었다. 2018년 화성공정무역마을협의회 창립 이후 현재 경인드림IN화성오산쿱, 바른두레생협, 청림중마을교육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등 11개 단체와 108명의 개인 회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화성공정무역마을협의회는 화성시의 지원을 받아서 공정무역마을로서 화성시민들에게 공정무역을 알리고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공정무역 캠페인, 축제, 공정무역 활동가 양성 과정, 초중고에서 공정무역 수업을 진행하면서 약 2만여 명의 화성시민들을 만나왔다. 왜 이러한 활동을 추진하는지 궁금하여 화성공정무역마을협의회 박시연 위원장과 화성공정무역마을협동조합 최용은 이사장을 만났다.
- 공정무역과 처음 만나 활동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시연 화성공정무역마을협의회 위원장(아래 박시연): "2010년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에서 필리핀 파나이 안티케 지역의 공정무역 사탕수수 생산자들을 위한 가공공장을 설립하는 모금에 참여하면서 공정무역을 알게 되었어요. 2017년, 화성아이쿱생협의 활동국장을 하던 때에 화성시 공정무역 조례를 만들기 위한 준비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최용은 화성공정무역마을협동조합 이사장(아래 최용은): "<파란 티셔츠의 여행>과 같은 그림책으로 공정무역을 접하기 시작했어요. 2018년에 화성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공정무역활동가양성과정 홍보를 보고 참여하게 되었어요. 활동가양성과정을 마치고 화성공정무역마을협의회 가입하였고, 화성공정무역마을협동조합 설립까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 공정무역마을 활동에 참여하시게 된 동기와 그 의미는 무엇인가요?
박시연: "주변에서는 돈이 되지 않는 일에 왜 시간을 투자하는지 물어보곤 해요. 처음에는 솔직히 이기적인 이유에서 시작했어요. 우리 아이를 대안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바람 같은 것이었죠. 그런데 교육을 받고 활동을 하면서 이타적인 마음이 들기 시작했어요. 영화 <암살>에서 독립군 안옥윤 역을 맡은 전지현 배우가 이런 말을 해요. '모르지, 그치만 알려줘야 해.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다고.' 저도 그 말처럼, 이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느낍니다. 우리 아이가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도 함께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바로 이런 이유로 공정무역 활동을 지속하는 거예요."
최용은: "저는 공정무역이 우리 공동체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손을 잡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은 없다'는 최재천 선생님의 말이 마음을 울리더라고요. 이러한 신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공동체는 더욱 지속가능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 이 활동을 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박시연: "공정무역마을 활동 중 시민들과 의미있는 소통을 할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공정무역 티파티에 참여했던 한 시민이 그 경험을 블로그에 기록해둔 것을 발견했을 때, 그들이 제 생각에 공감하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보며 크게 자부심을 느꼈어요.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저 스스로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보람찬 마음이 듭니다. 특히 지난해 '공정무역 전문가 과정'에 참여하며 나와 우리가 부족했던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과정이 매우 유익했어요. 공정무역 활동을 하면서 배우고 싶은 열정이 커져,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최용은: "공정무역단체 '어스맨'을 설립해 10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 최희진 대표에게, 이 일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지 물었어요. 그랬더니 여러 나라의 공정무역 생산자들을 볼 때마다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의 동력을 생각해보니 저는 활동가들이었어요. 활동가들과 만나고 함께할 때 제 마음에 울림이 생기고 이것을 계속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화성시가 공정무역도시가 되면서 해마다 공정무역 포트나잇 축제를 하고 있어요. 해마다 활동가들과 축제를 다르게 기획하고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생동감을 느껴요. 특히, 최근에는 공정무역실천기관으로 인증 받은 '화성도시공사' 직원들도 축제에 참여하고 있어요. 공정무역 지지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두 사람 모두 올해 화성에 공정무역실천기관, 공정무역학교 등 공정무역 공동체를 확산하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정무역 공동체 인증 설명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화성에는 '최은명자연꿀', '더불어숲동산교회', '화성도시공사' 세 곳의 공정무역 공동체가 있다. 앞으로 공정무역 공동체를 더 확대하여, 공동체 기반의 인식 확산과 참여를 촉진하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원하나요?'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물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인간이 스스로를 바꾼다면, 그를 향한 세상의 태도가 바뀔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평범한 시민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꿈꾸는 활동가가 되는 과정은 자신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이면서 세상을 향한 태도를 바꾸고, 그들을 향한 세상의 태도를 바꾸는 과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