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원을 지낸 신정현 새로운미래 책임위원이 새로운미래 비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 후보는 20대 초반 시절 청소년들의 정치 참여를 위해 '만 18세 선거권 낮추기 공동연대 대표로 활동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인연을 맺어 활동했고 10대 경기도의원을 역임했다.
사실 신 후보는 민주당에서 경기 고양시정 출마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지난 연말 이낙연 전 총리가 민주당 탈당해 새로운미래 창당할 때 합류해서 활동하고 있다. 신 후보가 생각하는 정치에 대해 들어 보고자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신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씨앗 뿌린 지역구 떠나 신당 택한 이유 "정치개혁 소명 때문"
- 새로운미래 비례대표 4번을 받았잖아요. 일주일이 지났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일주일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어요. 일주일 사이에 안 간 데가 없더라고요. 그 시간 동안 제가 했던 일은 전국에 '새로운미래'를 알리는 일이었어요. 특히 재미난 이벤트 통해 시민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봄꽃 향기 나는 시향지에 새로운미래 당명을 새기고 '우리가 바라던 새로운미래, 봄 향기 가득한 새로운 미래입니다'라고 하면 시민들이 거의 다 받아 가세요. 일단 봄꽃 향기가 나니까 맡아보시곤 흡족해하시고요, 불과 3~4일 만에 1만 장 넘는 시향 스틱을 국민들께 나눠드리고 왔어요.
또 전국을 다니면서 우리 당에 대한 시민들의 여러 가지 건의 사항들을 청취했습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건 반영하고 검토가 필요한 건 잘 준비해서 당의 정책이나 방향성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 출마의 변을 듣고 싶어요.
"국민을 지키는 정당 만들고 불안한 미래를 바꾸는 정치를 하고 싶어요.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차별 없이 어울리는 세상, 우리 아이들이 푸르고 깨끗한 지구에서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시민 운동 그리고 경기도의원으로 일하면서 그 꿈이 있어 행복했고 그 꿈을 위해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래서 29개의 경기도 및 교육청 조례를 제·개정하고 관련 예산과 정책들을 만들었어요.
그러나 제가 몸담은 민주당의 둥지 안에서 저의 정직한 문제 제기는 불화살을 맞았고 건강한 비판은 봉쇄되었습니다.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는 이재명당을 두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건 참을 수 없는 부끄러움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민주당을 떠나겠다고 했을 때 저를 만류하던 분들이 계셨어요. 그럼에도, 민주당을 떠나 신당을 창당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먼 훗날을 기약하기에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막연한 훗날로 할 일을 미루며 정치인들이 숨죽이고 있는 동안, 무능하고 부도덕한 정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찢기고 멍들 것인가?'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신당을 창당하고 총선에 출마하기로 한 것입니다."
- 비례대표 4번 받았는데 좋은가요? 아니면 아쉽나요?
"아쉽지 않아요. 남성 후보자 중에서 1등이거든요. 왜냐하면 2번 후보자는 이미 전략공천으로 배정 해놓았습니다. 기자님도 아시겠지만 남자는 짝수로 가게 돼 있어요. 2번 비례후보가 정해진 상태에서 무제한 경쟁했고 당원들과 시민배심원단 그리고 공천관리위원들께서 저를 남성 후보 중에 1번으로 뽑아주신 거예요. 비례 4번이 당선 안정권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 당이 부여해 준 이 숫자가 자랑스러워요.
당의 책임이 있는 책임위원이자 비례대표 4번을 부여받은 사람으로서 제가 해야 될 역할은 선명합니다. 지금의 지지율이 낮은 거에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미래의 매력적인 후보들을 국민들게 알려야지요. 새로운미래의 비례대표 후보들은 이미 충분히 훌륭한 시민이고 정치인이 될 자질을 갖췄다고 생각해요. 이분들이 갖고 계신 삶의 이야기와 정치적 비전, 정책 등을 국민들께 적극적으로 알려서 우리 당 비례대표 11번까지 당선시키는 일 해내고 싶어요."
- 원래 경기 고양 정 출마를 준비했는데, 비례대표로 출마한 이유가 있을까요?
"민주당으로 출마를 준비했던 시기가 작년 7월이었어요. 고양시갑 지역에서 도의원 했지만 총선은 제가 자란 고양시정에서 하겠다는 마음으로 지역을 옮긴 상태였지요. 민주당 안에서는 '반명'으로 낙인찍힌 상태에서 지역구 출마는 소위 자살행위라는 평가가 많았어요. 특히 이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신인에게 공천을 줄 리 없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시민들의 마음 얻고 당원들을 조직하며 정공법으로 기성정치의 아성을 넘어서는 게 곧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했어요. 정치적 주류가 아니고 돈이 많지 않고 또 청년이라고 해서 포기하면 정치는 늘 줄서기 정치와 돈정치, 기성세대의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할 테니까요.
거의 매일 거리에서 탁자를 펴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었어요. 매일 500장 넘는 명함을 나눠드렸고 저를 찾는 데는 어김없이 찾아가 경청했습니다. 씨 뿌리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어느 순간 저의 진정성을 보고 신정현 한 명은 살려줘야 한다는 민주당 당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변화의 기운이 서서히 올라오는 시점에 이낙연 대표께서 저를 찾아오셨어요. 놀라운 제안을 하시더군요. '나와 함께 신당을 만들어 보세. 좋은 정당을 만들어 좋은 정치를 해보면 어떻겠나? 좋은 사람이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세. 자네가 민주당에서 왜곡되고 오염된 정치 안에서 고통받았던 시간을 내가 다 지켜봤네. 이제는 바르고 정직한 정치를 같이 한번 해보세'라고요, 그 말씀을 듣고 제 지지자들에게 설득하는 시간을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당원들과 시민들은 당을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반대하시더라고요. '이재명이 앞으로 5년을 하겠냐 10년을 하겠냐 신정현 앞으로 20년 정치할 건데 여기 버티고 남아 있어라. 우리가 널 도울 때 너 낙첨될 거 다 생각하고 돕는 거니까 먼 미래를 보고 정치해라'란 말은 일면 달콤하고 편안하게 들리기도 했지만 한국 사회가 놓여 있는 정치의 현실, 불안한 미래는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심각했어요. 정치개혁이라는 정치인으로서의 소명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죠. 많은 당원들과 시민들에게 상처를 안겨드렸지만 신당 만드는 일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1천 명의 청년 당원들과 함께 탈당하였고 창당준비위원장이 되어 당을 바닥부터 만들어야 되는 일을 시작했어요. 전국을 다니며 창당을 시작했고 당의 기틀에서부터 하나하나 벽돌을 쌓는 일을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석 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총선 출마를 통해 제가 꿈꾸는 정치를 하려고 했지만 총선 20여 일 앞두고 다시 지역으로 돌아가 바닥부터 닦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었습니다. 주민들의 마음과 당원들의 생각을 모아내는 정공법으로 승리하여 정치를 개혁하겠다는 저의 소신과도 맞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주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비례대표로 출마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훈련된 젊은 풀뿌리 정치인으로서, 이 당의 서사를 알고 지향점을 만들었던 책임 있는 당원으로서 반드시 당선되어 국회에서 새로운미래의 가치와 비전을 보전하고 실현시킬 사람이 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이죠."
- 새로운미래는 '여기가 진짜 민주당'이라고 하는데, 국민들에겐 잘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국민들께서 와닿지 않는다고 느끼신 데는 저희 책임이 있는 것이죠. 반면에 또 이낙연 대표는 본인 역시도 기득권의 한 부분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신생정당이라는 물꼬를 터 준 것입니다. 그래서 새로운미래는 이낙연 대표가 깃발을 들고 시작한 정당이지만 그와 어깨를 마주하며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세요. 서민의 정당, 장애인의 정당, 기후 위기 대응 정당, 다문화의 정당, 불안정 노동자의 정당을 만들고자 함께 가고 있어요.
이낙연 대표가 신정현이라고 하는 대리운전 기사 출신의 한 정치인을 당 대표격인 공동창당 준비 위원장으로 내세운 것을 보세요. 서슬 퍼런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당당히 '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쳤던 양소영이라는 젊은 청년이 새로운미래의 비례대표 1번이 된 것을 보자고요. 그리고 이 사회에서 누구보다도 장애인의 인권과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해 싸웠던 홍서윤이라고 하는 젊은 여성 청년 장애인이 비례대표 후보가 된 것 역시 기득권과 싸우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며 다양한 목소리 품겠다는 민주주의의 모습을 담아낸 것이라고 봐요. 이것이 바로 진짜 민주당의 정신이고요. 우리의 정치는 거기에서 차이점이 있다고 봐요."
- 왜 새로운미래는 조국혁신당처럼 지지를 못 받을까요?
"뼈아픈 질문이네요. 저도 매일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답은 역시 선거 앞에서 선명성이 먹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한 사람만 잡겠다는 구호로 윤석열 정부를 싫어하는 국민들, 특히 일부의 중도층까지 끌어왔습니다. 선명하고 단순한 당의 정체성에도 불구하고 조국 개인에 대한 5060세대의 공감대와 검찰에 의해 가족 전체가 지나친 수사를 받았다는 동정심이 동력이 된 거예요. 윤 정부에 대한 분노심과 조국에 대한 연민이 합쳐진 결과 민주당을 지지할 수 없다는 유권자와 동정심에 흔들리는 유권자를 사로잡았습니다.
그에 비해 새로운미래는 작은 정당임에도 전국 정당을 표방하고 수권정당을 목표로 하다 보니 선명함이 떨어집니다. 특히 친명 유튜버들에 의해 사문서위조라는 조국 대표 가족의 위선적인 행태는 누그러진 반면 이낙연 대표가 윤석열의 당선을 도왔다는 배신자 프레임은 강하게 작동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윤석열 정부와 가장 잘 싸울 수 있는 도덕적이고 유능한 정당이라는 새로운미래의 전략이 아직 국민들에게 충분히 호소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깨끗하고 유능한 정치인들이 새로운미래에 있고 검찰 정권인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세력은 유죄판결을 앞둔 조국이 아니라 이낙연이라는 것을 국민들이 인정하는 순간 지지율이 저희 당에 기울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민주당의 정신을 갖고 실현시킬 정당이 새로운미래임을 보여드릴 때 '비명' 유권자들도 손을 내밀 거예요. 새로운미래의 전략은 반윤과 비명 유권자가 동의할 수 있는 선명함입니다. 저는 국민들께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거품에 가려진 복수 정치로 결코 윤석열 정부를 견제할 수 없다는 걸 아시게 될 거라고 봅니다."
- 후보님이 관심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국회의원이 된다면 제일 먼저 해보고 싶은 분야는 경계선 지능인들을 위한 법안을 만드는 겁니다. 장애인복지법 같은 경우 수년간 많은 부분에서 보완되고 또 발전해 왔죠. 근데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아닌 그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왔어요. 그 숫자가 자그마치 600만 명입니다. 이분들은 법과 정책 예산의 사각지대에 놓여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시민인 것이죠. 저는 그런 분들을 위한 법을 만들어내는 것, 법고 정치의 안전망 안으로 올 수 있게 도와드리는 일을 하고 싶고요.
또 하나는 상상력을 발휘하고 싶은 정책이에요. '전 국민 안식년제'라는 건데요. 모든 국민에게 안식년을 주는 겁니다. 예를 들면 주부 같은 경우 평생 자신이 남편과 아이들의 뒷바라지했지만, 정해진 연차가 되면 국가가 1년 동안 쉬고 놀고 자기 계발도 하고 다른 일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 생활임금 수준의 활동비를 지원합니다. 생애주기별로 개인맞춤형 안식년을 통해 국민은 자기를 돌보고 보충하고 도약할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누구도 제외되지 않고 생애주기별 안식년제 만드는 것을 꼭 해보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