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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김준혁 후보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4.3.14
3월 1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김준혁 후보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4.3.14 ⓒ 연합뉴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의 '이화여대생 미군장교 성상납' 발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여당만 아니라 이화여대에서도 입장문을 내고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제 발언 중) 앞뒤 다 자르고 성(性)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저와 민주당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면서 관련 근거자료를 공개하는 등 적극 반박 중이다.

그의 '이화여대생 미군장교 성상납' 발언은 지난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 출연 때 나왔다. 당시 김 후보는 "전쟁에 임해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위안부를 보내는데 아주 큰 역할을한 사람이 김활란(이화여대 초대 총장)"이라며 "미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키고 그랬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김 후보는 2019년 2월 같은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위안부를 상대로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려지진 않았다'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 전 대통령 유족 측에 의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상황이다.

국힘 "이화여대 모든 구성원 능멸한 김준혁 즉각 사퇴해야"

국민의힘 등 다른 정당들은 일제히 후보직 사퇴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화여대 소재 지역구인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한 이용호 국민의힘 후보는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준혁 후보가 이화여대와 구성원들을 능멸하는 망언을 한 것이 드러났다"며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화여대 초대 총장인 김활란 여사를 종군 위반부 동원자로 낙인 찍고, 이화여대생들을 미군에 성상납한 사람들로 추락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화여대 초대 총장, 졸업생, 재학생 등 모든 구성원을 능멸한 김준혁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소속 여성 의원 및 중앙여성위원회도 따로 입장문을 내고 "김준혁 후보의 패륜적 막말에 치가 떨릴 지경"이라며 "김 후보는 그릇된 역사관은 물론이고 편협함, 그리고 저질스러운 성 인식까지 탑재하셨으니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당장 왜곡한 과거를 반성하고, 여성과 수원시민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개혁신당과 녹색정의당도 같은 문제의식을 보였다. 정인성 개혁신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반일의 도구로만 이용하고 비뚤어진 성 인식에 찌들어 여성을 욕보이는 민주당은 김준혁을 비롯한 문제의 후보들을 즉각 사퇴시키고 최소한의 도덕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지아 녹색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역사학자인 김준혁 후보가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학자로서의 양심과 자격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기 위해 여성과 성을 자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로 성적 대상화"라며 "학자적 양심이 아니라 자극적이고 성적인 발언을 선택한 인물이 국회의원 후보가 되는 것 자체가, 이번 총선에서 여성과 성차별이 무시되고 배제되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법적대응 예고한 이대 "지금이라도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 물러나야"

이화여대는 2일 입장문을 통해 김 후보의 사과 및 사퇴를 요구하면서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번 막말 논란이 정치권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파장이 더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화여대는 "최근 유튜브와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김 후보의 명예훼손 발언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김 후보의 발언은 본교와 재학생, 교수, 동창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본교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후보자 신분으로서 가져서는 안되는 여성차별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바탕으로 당시 여성들은 물론 현대의 여성에 이르는 전체 여성에 대한 명백한 비하 의도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후보가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엄중히 대응할 방침"이라며 "본교는 김 후보가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논문 공개한 김준혁 "학문적 논거 없이 일방적 주장 안 해"

하지만 김준혁 후보는 이날(2일) 본인 페이스북에 "최근 저와 관련된 수많은 보도로 인해 본의 아니게 수원지역 주민분들과 전국에 계신 민주당 당원 분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면서도 논란이 된 과거 발언들은 학문적 논거를 갖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본인의 과거 발언에 대한 논란이 시작된 배경이 "물가폭등, 의료대란에 이어 '대파 한뿌리 875원' 발언 등으로 민심이반이 커지고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지지율이 폭락하자 민주당 후보자들을 집중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자신이 최근 4차례 여론조사에서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에게 모두 앞선 것으로 조사되자 "결국 저의 약점을 찾아냈다는 것이 제가 5~6년 전에 유튜브에 출연해 나눴던 발언을 꼬투리 삼아 앞뒤 다 자르고 성과 관련된 자극적인 부분만 편집해 저와 민주당 전체를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친일인사들의 문제가 되는 행적, 특히 우리나라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성착취를 강요했던 숨겨진, 아픈 역사를 제대로 알자는 것이 발언의 취지였고 기자분들이 취재를 해오면 캠프 공보담당자가 그 근거를 상세히 전달했다"면서 관련 발언에 대한 논거들을 따로 모은 본인 블로그 주소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김활란 총장 행적과 관련해선 이임하 성공회대 동아시아 교수의 '한국전쟁과 여성성의 동원(2007)' 논문에서 "김활란 총장이 '낙랑클럽(낙랑구랍구)'라는 미군 장교 및 외교관 대상 고급 사교모임을 운영하며 성접대를 주도했다는 기록이 있다"는 내용을 밝혔다.

김 후보는 "저는 국회의원 후보자 신분이기 이전에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학자다. 학문적 논거 없이 일방적인 주장은 하지 않는다"라며 "부디 '막말'이라고 폄훼하는 저의 주장에 대한 논거를 꼼꼼하게 검토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저는 저와 민주당 후보들 죽이기에 나선 보수언론과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며 "여러분이 저의 힘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준혁#이화여대#김활란#성상납#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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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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