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론이 거세 야권의 압승으로 끝난 제22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구는 정권 심판권이 통하지 못하고 '보수의 텃밭'이라는 공식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번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서울 강남갑·을·병 모두에서 승리했다. 3곳 모두 국민의힘 후보자가 60%가 넘거나 60% 가까운 득표율을 보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압도적인 차이로 따돌렸다.
강남갑에서는 국민의힘 서명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태형 후보를 2만 6700여 표(28.37%P) 차이로 누르고 처음으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서 후보는 전체 투표수 9만 5785표 가운데 6만 549표(64.18%)를 얻었고 김 후보는 3만 3781표(35.81%)에 그쳤다.
서명옥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가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초선 의원으로 앞길이 순탄치 않음이 부담스럽지만 싸워야 할 일이 있다면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저를 지지해 주신 유권자분들께 감사하다. 강남을 위한 정치로 보답하겠다"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강남을 지역은 국민의힘 박수민 후보가 7만 1633표(58.57%)를 득표해 5만 663표(41.42%)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강청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당초 강남을 지역은 선거 전 여론조사 결과 오차 범위내 접전으로 나와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지만 투표 결과 박 후보가 강 후보를 17.15%P(2만 970표)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강남병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고동진 후보가 6만 6597표(66.28%)를 얻어 3만 2908표(32.75%)를 득표하는 데 그친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후보를 큰 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고동진 후보는 당선 소감을 통해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강남을 위해, 나라를 위해 봉사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면서 "강남의 자부심이 되겠으며 매일 한강에 깨끗한 물 한 바가지 붓는 심정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다른 지역은 정권 심판론이 강해 야당이 강세를 보였는데 강남은 이런 영향도 먹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울 뿐이다"라면서 "지난 총선 때보다 득표율이 낮아져 강남은 정말 보수의 텃밭일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선거였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남이 보수의 텃밭임을 입증한 것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전체 선거에서 약세를 보인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 관계자는 "강남을 지역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접전 지역으로 나와 혹시나 했는데 주민들의 높은 투표 참여로 여유 있게 승리해서 다행이다"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지만, 서울에서 강남벨트인 강남·서초와 송파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승리해 그나마 위안으로 삼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4.10 총선 강남구 투표율은 68.5%로 서울시 평균 69.3%보다 낮았으며 지난 21대 총선 68.7%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