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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지난해 첫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 불참했다. 추념사를 대독시켰지만 그 내용마저도 크게 비판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추념식에 불참했을 뿐만 아니라 추념사마저 내지 않았고, 이에 국무총리 명의의 추념사가 낭독됐다. 대통령과 정부가 제주4.3항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매년 '제주4·3항쟁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은 매년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제주4·3항쟁 당시 학살과 참상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기행을 하고 있다. 필자(이재준, 손진 기자)는 기행에 참여한 조합원(가족)의 소감문을 취득해, 지난해 '제주4.3 평화기행'에 이어서 이를 소개하려 한다. 
 
 김태운 시인
김태운 시인 ⓒ 김태운
 
김태운씨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조합원이자 지난 십 년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한 편씩 시를 써온 시인이다.

김씨는 지난 3월 29일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기행단으로서 4.3 평화기념관, 현의합장묘(4.3 위령공원), 송령이 골 희생자 집단 묘지, 정방폭포를 거치는 기행 일정에 참여했다. 김 씨는 기행 장소들을 돌아보며 아래의 시를 썼다.

<평화 인권 통일의 섬>
                     
  - 김태운

섬 하나를 오롯이
품을 수 있는 것은

저 바다와
사람과 사람의
가슴 밖에는 없다


김씨는 기행 강사인 양운기 가톨릭 한국복자수도회 수사로부터 들은 말을 회상했다. 당시 양 강사는 "제주는 평화의 섬이자 통일 문제와도 관련이 있는 섬이고, 이념의 다툼을 떠나 모두의 인권을 침해한 큰 사건이 있었던 섬이다. 그래서 제주는 평화와 통일과 인권의 섬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다들 제주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지킬 수 있게 같이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제주4.3의 고통과 슬픔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그리고 이러한 참상을 세상에 알리는 것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지를 고민"하던 김씨는, 그의 말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

김씨는 "제주4.3이 벌어졌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던 사람으로서, 후에 이 역사를 배운 사람으로서 해야 하는 역할은 평화를 지켜가는 일이고 인권이 침해받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겠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이 모든 것의 원흉인 분단을 해소하는 통일을 위해서 더 목소리를 내고 힘을 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수도권지부 제주4.3 평화기행지 중 정방폭포 인근. 정방폭포는 수많은 제주도민들이 아래로 떠밀려 죽은 곳이다.
수도권지부 제주4.3 평화기행지 중 정방폭포 인근. 정방폭포는 수많은 제주도민들이 아래로 떠밀려 죽은 곳이다. ⓒ 손진
 
김씨의 시도 그런 맥락에서 쓰였다. 그는 "제주라는 섬 하나를 통째로 품에 안을 수 있는 존재는 바다 뿐"이라며 "마찬가지로 제주4.3의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고 기억하며 품에 안을 수 있는 존재는 사람과 사람 뿐일 것"이라고 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제주4.3항쟁은 1947년 3월 1일 주민을 향한 경찰의 발포사건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경찰과 서북청년단의 탄압에 저항하고 하나의 정부, 하나의 선거를 요구하며 무장봉기한 이래 1954년 9월 21일까지 무장대와 토벌대 간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약 7년 7개월 동안 무려 2만 5000명에서 3만 명의 제주도민이 희생됐다고 추정된다. 아름다운 섬 제주의 자연 관광지 대부분은 주민들의 희생이 서린 장소라고 알려져 있다.

덧붙이는 글 | 노동과세계에도 실렸습니다.


#제주43사건#화섬식품노조#평화기행#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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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한 세상을 꿈꿉니다. 화섬식품노조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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