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4·수감 중)씨. 광주지방법원 형사 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지난 2월 15일 변호사법 위반 사건(수사 무마 청탁 로비자금 수수)으로만 성씨에 대해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17억1300만 원의 추징도 선고했다. 성씨는 이 사건 항소심 재판 외에도 전남경찰청과 광주경찰청 경찰관 승진 인사 비리 관련 혐의로 2건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 독자 제공
검경과 유력 정치인 인맥을 등에 업고 광주·전남지역 수사기관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4·수감 중)씨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항소심이 23일 시작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3부(재판장 김성흠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법정동 304호 법정에서 성씨 등 2명에 대한 변호사법 위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항소심은 검찰과 피고인 양쪽 항소로 개시됐다. 검찰은 죄질에 비해 선고된 형량이 가볍다고 주장한다. 반면 성씨 측은 형량이 무겁고, 사실관계에 오인이 있으며, 선고된 추징금 역시 부당하다는 취지다.
검찰은 이날 추가로 제출할 증거는 없으며, 신청할 증인 또한 없다고 밝혔다. 반면 성씨 측은 탁아무개(45·별건 구속 재판 중)씨를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탁씨는 2020~2021년 광주지방검찰청과 광주광산경찰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등 다수 수사기관으로부터 코인 투자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지인으로부터 브로커 성씨를 소개받고, 사건 무마 명목으로 성씨 등 2명에게 18억 5400만 원 상당의 로비자금을 건넨 인물이다.
성씨 측 변호인은 탁씨를 증인으로 세워 1심서 선고된 추징금 17억 원이 부당하다는 점을 밝히겠다고 했다. 특히 성씨가 검찰과 경찰을 상대로 탁씨 구명을 위해 물밑 로비를 벌이기 위해 사용한 '비용'과 별개로, 탁씨를 위해 선임한 다수 변호사에게 지급한 '선임료'까지 추징금에 포함된 것은 부당하다고 성씨 측은 주장한다.
▲광주지방검찰청 청사 ⓒ 안현주
성씨 측은 탁씨를 향한 수사 대응을 위해 고검장 등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을 포함한 다수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이들 변호사는 모두 검찰 수사 단계에서 고용됐다. 특히 광주지검이 탁씨에 대한 구속 수사를 염두에 두고 수사의 고삐를 바짝 조이던 2021년 초엔 성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양부남 전 고검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을 급히 선임하기도 했다.
성씨 측은 1심 재판 과정에서 탁씨에 대한 검찰 수사 대응을 위해 지급한 변호사 비용만 3억1900만원에 이른다며, 추징금에 이 비용까지 포함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아울러 받은 돈 가운데 탁씨에게 2억 6500만원을 반환했고, 탁씨 동생에게 별도로 2억5500만 원을 반환한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1심 재판부는 모두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검찰과 성씨 측 변호인이 맞붙는 향후 공판 과정에서 성씨가 당시 거물급 변호사들을 선임하게 된 구체적 경위와 변호사들에게 지급한 수 억대의 수상쩍은 '자금 성격'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7월 11일 같은 법정에서 공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성씨 측 변호인은 이날 공판 뒤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탁씨를 위해 선임한 변호사들 비용까지 모두 추징해야 한다는 1심 판단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양형 또한 마찬가지다. 항소심에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법리가 올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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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청사 ⓒ 김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