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사건 브로커 성아무개(63·수감 중)씨로부터 금품과 청탁을 받고, 코인 투자사기 사건 무마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현직 경찰관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12부(박재성 부장판사)는 31일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로 기소된 광주경찰청 소속 A(60) 경정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브로커 성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A 경정은 2020년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과장 재직 당시, 브로커 성씨가 뒤를 봐주던 코인 투자사기 피의자 탁아무개(45·별건 구속 재판 중)씨 측에 관련 수사 정보를 알려주는 등 수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움 준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경정이 부서장으로 있는 경찰서 수사과에는 탁씨 관련 고소 사건이 접수돼 있었는데, 당시 탁씨는 동종 전과가 있고 누범기간이라서 구속을 피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때 A 경정이 준 수사 정보를 바탕으로 대응 계획을 짜 탁씨가 결국 구속 수사를 피할 수 있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 편의 제공을 대가로 A 경정이 2020년 11월 브로커 성씨로부터 현금 6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금 제공과 별개로 40만 원 상당의 골프 및 식사 접대를 받은 것으로도 보고 있다.
브로커 성씨는 이날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A 경정은 혐의를 부인했다.
A 경정 측은 "부정한 행위를 한 적이 없고, 현금 또한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A 경정 측은 다만 "(성씨와 여럿이 함께) 식사, 골프를 한 사실은 있으나 검찰이 주장하는 이 사건 부정 행위와 관련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4일 오후 2시 브로커 성씨, 탁씨, 담당 수사관을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