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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와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022년 10월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와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2022년 10월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기사보강 : 29일 오후 3시 42분]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지난해 8월 2일 통화내역 공개로 앞서 국회에 나와 "통화한 적 없다"고 밝힌 이 전 장관은 수사외압뿐 아니라 위증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이 한창 불거졌던 지난해 9월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VIP 격노설' 및 윤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위성곤 : '대통령께서 격노하면서 국방부장관을 연결하라고 해서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책했다'고 하는데, (중략) 이런 얘기를 들으신 적이 없어요? 
이종섭 : 제가 제시해 주신 저 내용 가지고 직접 들은 얘기는 없습니다.

(중략)

위성곤 : 다시 묻겠습니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받으셨습니까? 통화하셨습니까?
이종섭 : 이 건과 관련해서 통화한 게 없습니다


이 전 장관은 위 의원이 곧장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을 언급했을 때도 같은 답을 내놨다. 

위성곤 그러면 김태효 안보실 차장과 통화하셨습니까, 혹시?
이종섭 없습니다. 안보실 누구하고도 통화한 적 없습니다.


다만 이 전 장관은 위 의원이 "그러면 대통령실 관계자 아무하고도 통화한 적이 없다?"라고 연속해 추궁하자 "(7월) 31일 그날은 없습니다"라며 단서를 달았다. 

'이종섭 통화기록' 후폭풍... 전화한 날엔 '박정훈 고초' 

그러나 지난 28일 공개된 이 전 장관의 통화기록을 보면, 그가 국회에서 한 증언은 거짓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훈 대령 항명죄 혐의 재판을 진행 중인 군사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이 전 장관의 통화기록에는 7월 31일 오전 11시 54분 '02-800'으로 시작하는 대통령실 일반전화가 남아 있다. 이 통화는 2분 48초 동안 이뤄졌다.

또 국방부가 해병대수사단(당시 단장 박 대령)의 수사자료를 경북경찰서에서 회수해 온 날인 8월 2일엔 윤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 번호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던 이 전 장관은 세 차례 모두 전화를 받았다. 그 내역은 아래와 같다.   

통화1) 낮 12시 7분 44초부터 낮 12시 11분 49초까지 (총 4분 5초)
통화2) 낮 12시 43분 16초부터 낮 12시 56분 59초까지 (총 13분 43초)
통화3) 낮 12시 57분 36초부터 낮 12시 58분 28초까지 (총 52초)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최종 조율을 위해 2023년 4월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최종 조율을 위해 2023년 4월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전 장관의 통화기록에선 그가 통화한 적 없다던 김태효 차장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8월 8일 이뤄진 통화 기록은 아래와 같다. 

오후 9시 42분 10초부터 오후 9시 42분 42초까지 (총32초)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첫 번째 통화는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서에 수사자료를 이첩한 시각(오전 10시 30분~11시40분)으로부터 17분 지난 시점에 이뤄졌다. 두 번째 통화와 세 번째 통화 사이엔 박 대령에게 보직해임이 통보됐다.

세 번째 통화 이후엔 이 전 장관의 지시로 국방부 검찰단의 박 대령 항명죄 입건 검토와 수사자료 회수(오후 7시 20분)가 진행됐다.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통화 또한 세 차례 통화 후 이뤄졌다. 

김 차장과 이 전 장관이 통화한 8일은 국방부 검찰단이 박 대령을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했고 해병대사령부는 박 대령의 보직해임을 의결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은 박정훈 대령이 단장으로 있던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수사자료를 회수하고, 언론 브리핑과 국회 보고를 취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종섭 측 "이상한 시각 곤란... 눈초리 받을 부분 결단코 없어"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장관의 대통령, 대통령실 관계자 등과의 통화를 이상한 시각으로 보면 곤란하다. 이 전 장관의 통화기록 중 의혹의 눈초리를 받을 부분은 결단코 없다"며 자신과 윤 대통령을 둘러싼 수사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이 전 장관을 변호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29일 오후 2시 50분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기자단에 메시지를 보내 "해병대수사단장(박 대령)에 대한 항명죄 수사지시(낮 12시 5분 장관 → 검찰단장)는 대통령 통화기록 이전에 이뤄졌고, 인사 조치 검토 지시(낮 12시 12분 장관 → 해병대사령관)는 항명죄 수사 지시에 수반되는 당연한 지시"라며 8월 2일 대통령과의 세 차례 통화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병대수사단장에 대한 항명죄 수사 개시 및 인사조치, 경북경찰청부터 사건 기록 회수 모두 국방부장관 지시와 그 이행의 결과물이었다"며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보좌해 국방사무를 관장하는 국방부장관으로서 대통령, 나아가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통화 여부, 그리고 그 내용을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채상병사망사건#수사외압#이종섭#국회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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