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표결 전 토론하는 모습과 이를 지켜보는 해병대 예비역연대 회원들.
ⓒ 오마이TV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균형 잡힌 근거하에서 무엇이 더 진실을 밝히는 데 적합하고,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지 제대로 된 판단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호소드립니다."

지난 28일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있기 전 박주민 의원이 한 발언입니다. 박 의원은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는지"를 말할 때부터는 마이크가 꺼진 상태라 국민의힘 의원들을 바라보면서 목이 터져라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런 박 의원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법무부장관 주장 조목조목 반박한 박주민 

박주민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큰 목소리를 낸 이유는 그가 앞서 한 발언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날 박 의원은 법무부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가장 먼저 윤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한 이유와 같은 '공수처 수사 중이니 그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라는 주장입니다. 

박 의원은 "공수처가 현재 의지를 갖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은 맞지만 매우 작은 조직"이라며 "신속히 수사돼야만 하는 사건임에도 고발 후에 첫 소환에만 8개월이 걸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검이 이 상황에서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진상규명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 "연장해도 100일 안에 수사와 기소가 모두 끝나 신속히 논란을 종결하고 정치권과 군 모두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박 의원은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야당이 독점해서 삼권 분립에 위반된다'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박 의원은 "특검법의 경우 대한변협(변호사 협회)이 4명이 추천을 하고 그 4명 가운데 야당이 2명을 줄여서 올리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1명을 임명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특검 추천 권한은 대한 변협이 행사하는 것"이라며 "야당이 특검 추천 인원을 줄이는 것은 최순실 특검법과 드루킹 특검법에도 마찬가지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최순실 특검 당시 최씨가 특검 추천 과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라고 헌법소원을 제기했지만 헌법재판소가 적법절차에 위배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면서 "법무부 장관의 위헌성 관련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해보지도 않고 특검을 도입한 전례가 없다'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특검팀 수사팀장을 맡았던 최순실 특검법도 검찰 수사 진행 중에 국회를 통과했고, 드루킹 특검의 경우에는 검찰이 아닌 경찰이 수사하는 중에 도입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오히려 "최근 10년 간 수사기관의 수사가 끝나고 특검을 도입한 사례는 고 이해랑 중사 사건 단 1건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황이 예외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의원은 "해병대원 특검법이 해병대원의 죽음에 관련된 진실을 밝히는 데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대통령을 수사하기 위한 정치적 특검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검법에 규정되어 있는 수사 대상 1번이 해병대원 사망 사건 그 자체"라며 "이후에 은폐 의혹이나 이런 것들도 수사하게 되어 있지만 수사 대상 1번은 해병 사망 그 자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 의원은 "(법무부 장관과 여당이) 이 법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는 것들은 사실과 다르거나 오류"라며 "그러한 주장에 기초해서 판단해 오셨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판단을 바꿔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습니다. 
 

큰사진보기
▲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 재의결 건이 부결되자,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이뤄진 28일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는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특검법이 부결됐다는 김진표 국회의원장의 선언이 있는 순간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은 "너넨 보수가 아냐, 보수 참칭하는 쓰레기들이야!" "너넨 자식도 없냐"라며 탄식과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이날 예비역 해병대원들은 후임인 젊은 해병대원이 목숨을 잃은 사건의 진상규명을 하기가 이리도 힘든지 절실히 느낀 하루였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