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지역인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어사리, 양곡리, 신리 일원 53.3만 평 부지에 27홀 규모의 정규 대중골프장 유치가 가시화 되는 가운데 지역 환경단체가 반발하며 홍성군이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성군에 따르면 서부면 산불 피해 지역 골프장 조성과 관련해 지난 6월 3일 군계획위원회의 자문을 시작으로 도시계획 변경을 위한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
군은 제안서를 수용하면 골프장 입지를 위한 도시계획변경과 체육시설 사업계획 승인, 환경영향평가 등의 행정 절차를 이행할 예정으로 행정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경우 2028년 골프장 조성이 완료될 예정이다. 골프장 안에는 리조트, 빌리지 등의 숙박시설과 클럽하우스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군은 서부 해안지역 최대 규모의 관광인프라가 조성되어 지역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환경 오염으로 주민 건강을 위협하고 야생 동물의 서식처를 빼앗게 될 골프장 유치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골프장 조성 이후 농약과다 사용이 큰 문제다.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국 골프장 545곳 중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곳은 단 3곳뿐이며 사용한 농약의 양도 213톤으로 상당하다"라며 "그런데 이조차 축소하며 신고한 업체까지 있어 농약 사용량은 발표된 내용보다 더 많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골프장이 주변 마을에 미치는 영향으로 농약 과다 사용 만큼이나 심각한 것이 물 사용량이다. 18홀 기준 하루 물 사용량을 800~900톤으로 보는데 27홀 골프장은 약 1500톤의 물을 사용하게 된다. 상수도를 이용한다면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사용료 부담이 적은 지하수로 대부분 물을 충당하게 된다면 주변 농가의 물부족 현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며 "기후위기로 가뭄과 홍수의 빈도가 빈번해지고 있다. 올해 비가 많이 내린다고 내년에 가뭄이 오지 않으리라 예상할 수 없다. 따라서 골프장 건설은 환경 측면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서부는 천수만을 낀 지역으로 해마다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하지만 대형 골프장이 들어서고 제초제, 살충제가 다량 살포되면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에서 말한 것처럼 더 이상 새들이 찾지 않고 지저귐이 사라진 지역이 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살포된 농약은 골프장 인근 지하수와 하천을 통해 서부 앞바다를 오염시키고, 우리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다. 또한, 1년의 시간 동안 산불을 피해 서식처를 떠났다가 다시 찾아온 야생 생물이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골프장 조성이라는 개발 행위를 진행한다면 그 야생생물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시대, 정부는 '탄소중립2050', 충청남도는 '탄소중립2045'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성군도 서부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를 위한 방안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탄소중립 실현 위한 주요 흡수원으로 작용할 서부 지역의 산림을 제대로 복구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지역주민과 함께 공유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골프장 건설에 대한 행정지원을 검토하기에 앞서 홍성군의 골프장 설치에 따른 경제활성화 효과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진행하고,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통한 의견수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체육시설업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골프장 수는 534곳에 이르며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골프장이 호황을 누렸으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해외여행이 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는 골프장이 늘어가는 추세다"라며 "홍성군이 대형골프장 유치를 위해 행정지원을 하기에 앞서 제대로 지역민과 소통을 위한 의견수렴절차를 거쳐서 홍성군관리계획결정(변경)안에 대해 유지, 변경을 결정한 후 실행에 옮기길 바란다.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산불피해 지역에 복구보다 개발야욕을 드러내고 있는 홍성군의 서부 대형골프장 유치와 관련해서 진행 현황을 계속 모니터링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홍주포커스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