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 약자동행포럼'이 열린 27일 오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그 밖에선 쪽방주민과 빈곤‧노동‧주거‧장애‧교육 시민단체들이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이 말한다! 서울약자동행포럼에 담겨야 할 진짜 목소리'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세훈 시장은 안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말하고 있는데 이들은 왜 그를 비판하고 나선 걸까.
단체들은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이 생색내기용일 뿐이며 기만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입으로만 약자들을 위하는 척하면서 실제 정책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정말 서울 시민들의 삶이 더 나아졌으냐"고 물으며 특히 약자들의 삶은 더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서울시의 노동권 후퇴를 규탄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의 약자와의 동행은 약자 팔아먹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2022년 오세훈 시장은 마을 복지, 민간 합동 사업을 폐지했다. 결국 그곳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아무런 대책 없이 해고당했다"고 실제 사례를 말하며 "이러고도 약자와 동행했다고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추경진 서울장차연 개인대의원은 장애인권 탄압을 규탄하며 "서울시가 서울형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에서 일하던 400명을 한방에 내보냈다. 거기서 일하던 55명도 같이 해고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올해 예산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2020년 서울시가 최중증·탈시설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다.
장인숙 민주노련 동대문중량지역장은 노점상 강제퇴거를 규탄하며 "그동안은 동대문구와 서로 잘 협의하며 노점상을 운영해왔지만, 이제는 행정대집행과 과태료 폭탄이 날아오고 있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우리를 국가에서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약자 외면하면서 어떻게 약자와의 동행 말하나"
백광헌 동자동 공공주택추진 주민모임 부위원장은 쪽방촌 공공주택사업 외면을 규탄하며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어떤 지원사업보다도 누구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공공주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세훈 시장이 공공주택사업에 찬성한다고 말하는걸 분명히 들었다"면서 "그러나 이후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울사회서비스원지부장은 서울사회서비스원 폐지를 규탄하며 "아이들, 어르신, 장애인 등 취약계층들의 일상과 생존을 위해 곁에서 돌봤던 돌봄 노동자들이 전부 해고됐다. 서울시가 공공돌봄을 내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자들을 위한 돌봄을 외면하고 어떻게 약자와의 동행을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혜승 서울교육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규탄하며 "학생인권조례는 우리의 미래세대 그리고 소수자 학생들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제도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조례를 폐지했다"며 "인권은 누구도 폐지할 수 없는 가치다. 오세훈 시장과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약자 대신 강자들을 위한 정책만 만들고 있지만 우리는 이에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홍수경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홈리스 형벌화를 규탄하며 "서울시는 홈리스 인권을 보장할 책무가 있음에도 강제퇴거, 불심검문, 물품폐기 등 조치를 방관하고 있다(관련기사:
"쪽방촌에서 약자와 동행 외치던 오세훈 시장, 왜 연락없나" https://omn.kr/294my)"고 주장했다. 또 "홈리스가 갈 곳이 없어 공공장소에 머문다는 것 자체가 체계의 실패를 의미하는데, 이들을 더 보이지 않는 곳으로 내몬다면 홈리스 인권 보장의 길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오세훈 시장의 탈 위에 '억지동행X'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이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