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폭엽 사이, 요즘 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잠시 외출했는데 땀이 주룩주룩 흐른다. 카페 앞을 지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하지만 카페인에 예민한 편이라, 오후에 마시면 그날 밤은 거의 꼬박 새워야 한다. 특히 모임에 가서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는 카페인이 더 많이 들어가는지, 그날은 불면의 밤을 보내기 일쑤다. 다시는 오후에 커피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요즘엔 은퇴 뒤라 일도 하지 않고, 근처로 다니던 복지관 수업도 종강하여 한가롭다. 약속이 없는 날은 거의 집에 있다. 아침에 조금 느긋하게 일어나서 10시경에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한다. 식사라고 하지만 커피 한 잔과 빵이나 떡 몇 조각과 과일을 먹는 정도다. 아침에 밥을 먹는 일은 여행 갈 때를 제외하곤 없다. 나는 커피는 아침에 한 잔만 마시고 오후에 너무 마시고 싶을 때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다.
요즘 아이스 카페라테를 즐겨 만들어 먹는다. 아이스 카페라테는 커피에 우유를 거품 내서 넣지만 나는 믹스커피를 이용해서 쉽게 만들어 먹는다. 믹스커피와 카누 반 개를 정수기 온수를 아주 조금 넣어 녹여주고 얼음과 냉수를 넣으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달달한 아이스 카페라테가 된다.
오늘 아침에도 아이스 카페라테를 만들어 먹었다. 여름이 되면서 거의 매일 아침 먹었다.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를 먹어도 되는데 이상하게 요즘 달달한 아이스 카페라테가 댕긴다. 특히 밤잠을 설친 날은 피곤함을 달래려고 꼭 마신다. 시원하게 마시고 나면 기운이 나고 정신도 번쩍 든다.
바나나 라테 만드는 법
어떤 날은 바나나 라테를 만들어 먹는다. 주말에 쌍둥이 손자가 오면 바나나를 꼭 산다. 손자가 과일을 안 먹는데, 바나나는 먹기 때문이다. 한두 개 정도 먹고 가면 남아서 껍질을 벗겨서 하나씩 비닐 팩에 넣어서 냉동실에 얼려 놓는다.
얼려 놓은 바나나에 방울토마토가 있어서 방울토마토 3~4개와 디카페인 커피 가루 한 작은 술과 우유를 넣고 믹서에 간다. 바나나가 얼어서 얼음을 따로 넣지 않아도 차가운 바나나 라테가 된다.
커피는 넣지 않아도 되는데 조금 넣어도 좋다. 나는 커피는 아침에 한 잔만 마시는데, 주로 바나나 라테로 대신한다.
점심은 바나나 라테와 삶은 옥수수다. 옥수수는 지인이 강원도에 다녀오며 사 왔다고 나눠주었다. 속 껍질을 조금 남기고 껍질을 벗겨서 삶으면 맛있다. 삶은 옥수수는 3~4개씩 지퍼백에 넣어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먹을 때 찜기에 살짝 쪄서 먹는다.
내가 좋아한다고 지난주에 남편이 옥수수 30개를 주문해 주어 냉동실에 있는데, 지인이 15개를 주셔서 나는 최근 '옥수수 부자'가 되었다. 당분간 점심은 바나나 라테와 옥수수가 될 것이다. 옥수수는 먹어도 물리지 않는 나의 기호 식품인데 바나나 라테와도 궁합이 잘 어울린다.
단호박 라테 만드는 법
며칠 전에는 시누이가 지인이 주었다며 단호박 세 개를 가져왔다. 가끔 단호박이 생기는데 먹지 않고 두었다가 버릴 때도 있어서 너무 아까웠다. 이번엔 단호박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찜기에 쪄서 단호박 라테를 만들어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단호박을 잘라서 씨앗을 꺼내고 찜기에 쪘다. 찐 단호박은 그냥 먹어도 맛있다.
단호박에 우유와 커피 가루 한 작은 술을 넣고 믹서에 갈았더니 단호박 라테가 되었다. 따뜻한 단호박 라테도 맛있다. 매실액이나 꿀을 조금 넣어도 맛있다.
단호박 껍질을 벗겨도 되는데 껍질에도 영양이 들어있을 것 같아 그냥 갈아보았다. 껍질을 벗기면 좀 더 예쁜 노란색 단호박 라테가 된다. 단호박 라테는 포만감이 있어서 과일과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거뜬하다.
남은 단호박은 한 번 먹을 분량으로 나누어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얼린 단호박을 믹서에 갈아야 해서 작게 잘라 주었다. 바로 먹을 것은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한 봉지씩 꺼내서 차가운 단호박 라테를 만들어 먹는다. 단호박은 칼로리는 적은데 포만감은 느껴져서 다이어트에도 좋은 식품이다.
단호박은 몸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한다. 며칠 전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시력이 많아 안 좋아져서 걱정이다. 단호박에 들어있는 비타민 A는 눈 건강에 좋다고 하니 많이 먹으려고 한다.
그 외에 노화 방지, 뼈 건강, 면역력 증진에도 좋다고 하니 나한테는 꼭 안성맞춤인 음식이다. 더군다나 우유를 싫어해서 잘 먹지 않는 편인데, 우유가 들어가는 아이스라테 덕에 요즘 우유도 자연스럽게 먹게 되었다.
비싼 카페에 가지 않아도 요즘은 이렇게 집에서 다양한 아이스라테를 만들어 먹으며 여름을 즐기고 있다. 카페에서 아이스라테를 주문하면 4~5천 원은 기본인데, 이렇게 저렴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주말에는 남편도 만들어 주는데 함께 마시며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나눈다. 올여름에는 다양한 아이스라테로 폭염도 이기고 건강도 챙겨야겠다. 모두 여름 무탈히 나시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발행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