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추진하는 초다자녀지원정책에 청주시가 불참하면서, 김영환 지사의 정치력에 물음표가 붙었다.
31일 충북도는 오는 8월 1일부터 5자녀 이상 초(超) 다자녀가정에 0세부터 18세까지 매년 최대 5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초(超) 다자녀가정 지원 사업은 다섯 자녀 이상인 가정에 자녀 1명당 매년 100만 원씩, 18세가 될 때까지 해마다 최대 50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충북도는 이 사업 외에 ▲ 결혼비용 대출이자 지원 ▲ 임신·출산가정 대출이자 지원 ▲ 도내 인구감소지역 임신부를 대상으로 하는 '맘(Mom) 편한 태교' 패키지 지원 등 총 4개 저출생 대응 사업을 8월 1일부터 동시에 시행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소요되는 사업비는 도와 시·군에서 재원을 분담하여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충북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청주시가 불참하기로 하면서 '초다자녀 지원사업'은 반쪽 짜리 사업으로 전락했다.
충북도와 청주시의 엇박자... "단순히 재정부담 문제 아냐"
충북도와 청주시가 엇박자 행보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충북도는 청주대교에서 상당공원까지 도로를 폐쇄한 뒤 공원을 조성하는 사직대로공원화 사업을 물밑에서 추진하고 있다. 아직 충북도가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도 산하기관인 충북개발공사를 통해 용역을 진행하고 청주시에 사업추진을 독려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청주시의 기색엔 불편함이 역력하다. 청주시 관계자는 "사업권이 청주시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며 우회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초다자녀지원사업'도 김 지사와 이범석 시장 사이에 정책에 대한 이견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시 관계자는 "이범석 시장은 저출산 관련 일회성으로 지원하는 방식은 문제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라며 "단순히 재정 분담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을 바라보는 차이가 커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충북도와 청주시 두 자치단체의 엇박자가 계속되는 것을 두고 김 지사의 정치력 탓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지역정가 인사 A씨는 "충북도가 추진하는 사업에 청주시가 불참하거나 대립하는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보면, 김영환 지사가 같은 당 소속의 이범석 시장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그는 "결국 김 지사가 정치력에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