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화엄사 화엄원 앞마당이 땅거미가 내려앉은 여름밤 툇마루에 모여 앉아 모깃불을 피워 놓고 옥수수와 감자를 먹으며 TV를 보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시간여행 장소가 됐다.
천년고찰 구례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는 지난 3일 화엄사 화엄원에서 '2024 제4회 모기장 영화음악회(아래 모기장 영화음악회)'를 진행했다. '천년의 빛 나를 비추다'를 주제로 진행된 모기장 영화음악회는 예약자 500명 외에도 참가를 희망하는 관광객 200여 명까지 700여 명이 참여했다.
모기장 영화음악회에는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해 부주지 우석(사성암 주지), 종회의원 연규(향일암 주지), 화엄사 국장스님 등 스님들과 장길선 구례군의장(화엄사 신도회장), 문승옥 부의장, 이길용 구례 부군수, 권향엽 국회의원 등 내외빈과 구례 지역 청소년, 의용소방대원, 이주민, 상가 주민, 템플스테이 참가자, 관광객 등이 함께했다.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저 멀리 지리산 노고단이 보이고 푸른 하늘과 숲, 그리고 여러분이 있어 화엄사가 빛나는 것 같다"며 "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마음의 향기와 빛을 여러분에게 드리는 감사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감동을 선사할 출연자들에게 감사드리며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지리산의 여름밤 기운을 만끽하는 좋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모기장 영화음악회에 참석한 대중을 환영했다.
이어진 모기장 영화음악회는 뮤지컬 배우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KoN(콘)이 뮤지컬 영화 설명, 노래, 연주를 맡아 관객의 참여와 호응을 이끌었다. 그리고 KoN and Friends(콘앤프렌즈)와 뮤지컬 배우 윤형렬, 박혜민씨가 35도를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화엄사를 찾은 관객에게 기억에 남을 뮤지컬 콘서트의 진수를 선사했다.
동참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화엄사신도회(회장 장길선)와 화엄사 포교사회에서 준비한 옥수수와 감자를 먹으며 모기장 영화음악회를 즐겼다. 또 마지막 순간에는 모두 일어나 반딧불을 들고 춤을 추며 환한 얼굴로 축제를 즐겼다.
화엄사는 영화음악회가 끝나고 돌아가는 모든 대중들에게 김밥회사 주)올곧과 콜라보한 '화엄사 냉동 김밥'을 선물했다.
전주에서 가족이 함께 왔다는 이루신(전주 송천초 3학년) 학생은 "모기장 영화음악회에 왔는데 모기장이라는 말이 시골집 냄새와 느낌이 나고 음악을 들으니 너무 재미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루신 학생의 어머니 송세희(35살) 씨도 "지인이 추천해 예약해서 왔는데 화엄사도 처음 와봤고 듣기 어려운 뮤지컬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황홀하고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화엄사와 화엄사성보박물관은 이날 화엄사 보제루에서 '생명의 신비 목탁 소리, 태초의 바람 목탁소리'란 주제로 '2024 화엄사성보박물관 초대전 목천 김덕주(이하 목탁전시회)' 개막식을 진행했다. 8월 3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목탁전시회에서는 고용노동부에서 '숙련기술전수자'로 지정된 영천참선목탁공예사 김덕주 장인이 제작한 다양한 목탁들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