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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7월 30일 양궁 경기 시작 전 더운 날씨에 더위를 식히고 있는 관중들의 모습.
 2024년 7월 30일 양궁 경기 시작 전 더운 날씨에 더위를 식히고 있는 관중들의 모습.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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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한 기억에 한창 잠결에 들었던 소리가 있습니다. 좁은 방 모기장 밖에서 새어 나오던 텔레비전 빛과 함께 들린 소리는 분명 스포츠 중계였습니다.

깜깜한 방에서 모든 가족이 잠든 사이 올림픽 중계를 보고 있던 선친 모습이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잠에서 깨어 중계를 봤는지는 말입니다.

프랑스 파리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전한 용인 선수도 여럿 있습니다.

모든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하면 좋겠지만, 출전한 그 자체가 환호를 받을만합니다. 경기를 끝낸 선수도 있으며 아직 몸을 풀고 있는 선수도 있을 겁니다.

날씨가 너무 덥습니다. 불볕더위라는 말이 아주 적절합니다. 불 곁에서 느끼는 열기를 일상에서 생생하게 맛보는 것이죠. 밤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역대급으로 더웠다는 1994년을 떠올려 봅니다. 미국 월드컵이 한창이던 그때, 선풍기 하나에 의지해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던 시절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신체적 정신적 노후도 있겠지만, 견디기 힘듭니다. 열대야란 단어가 온몸에 스며드는 것이 분명합니다.

용인시정연구원이 낸 자료를 보니, 2018년 이후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온열질환, 예전엔 열사병 등으로 칭해졌던 것 같습니다. 더위를 견디지 못한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상기후니 하며 날씨가 예전과 달라졌다고 합니다. 여름은 길고 더 더워졌으며, 겨울 역시 길고 더 추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예전보다 온열질환자가 많이 늘어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될 듯합니다.

하루만 시간 내 한여름 길거리를 다녀보면 조금은 이해되는 것이 있습니다. 겨울 추위가 한창일 때 밖으로 나가면 느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무상통이라고 했는가요.

있고 없음은 서로 통하듯 한더위와 한추위란 극과 극도 통하는 모양입니다. 이렇게 더운데, 아니면 이렇게 추운데 다들 어떻게 견딜지 하는 것입니다. 그 호기심에 조금의 감정만 이입하면 걱정이 됩니다. 이웃을 바라보는 시선이 되는 것이죠.

추위가 한창인 연말이면 우리는 '사랑의열차'와 같은 나눔 행사를 합니다. 추운 날씨에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죠. 용인 곳곳에서 많은 사람이 나섭니다. 그 나눔은 누군가에는 한 끼 식사가 되며, 한겨울을 이겨내는 열기가 되며, 외롭지 않게 하는 관심거리가 됩니다.

더위가 한창인 여름도 마찬가지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더위에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할 것 없습니다. 겨울철처럼 나눌 수 있는 물품이 많이 없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주 친절하고 현실적인 접근이 있어야 합니다. 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냉방장치나 이를 이용할 수 있는 후원 같은 것 말입니다.

여름이 분명 길어졌습니다. 더위도 상당히 독해졌습니다. 가을이 어디쯤 있는지 보이질 않는 지금에서 보름여만 있으면 처서니 조금만 견디자는 말도 시대착오적으로 들립니다. 장마가 끝난 이때쯤이야말로 '여름'입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맞으며 파리 올림픽을 시청하는 것은 비록 늦은 시간이지만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그 시원한 마음에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을 응원하니 애국심도 조금 더 생기지 않았을까 합니다.

이왕이면 그 행복함을 나눴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대표 선수이니 우리 이웃도 응원하는 즐거움을 느끼기에 말입니다.

2024년 용인시민은 큰 메달 하나 챙기지 않을까요. 용인을 대표해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이 딴 메달도 좋지만 우리 시민이 직접 딴 메달 말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원한 도시 용인. 그래서 온열질환자 발생률이 가장 낮은 도시 용인. 용인시민이 함께하는 '건강한 공동체 만들기' 금메달은 우리가 만듭니다. 양궁은 한국이 세계 최강, 건강한 여름나기는 용인시가 세계 최강.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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