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에서 전국씨름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천시체육회나 씨름협회에서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도 나홀로 제천 오심을 환영한다라는 문구와 함께 간식을 돌렸다."
한 시민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힘겹게 유치한 전국 규모 축구대회인데 대회를 치르고 나서 뭔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한바탕 큰 잔치를 치렀으면 속이 후련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제천시의 관심이나 성원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어제는 제천시장실에 관심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제천시축구협회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제천에서 축구, 씨름, 하키 등 각종 스포츠대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9일부터는 2주간 추계 전국중등축구대회도 개최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치르는 스포츠대회지만 홍보 부족과 열악한 경기장 인프라 때문에 시민들의 공감대와 관심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썰렁한 관중석에 주인공인 선수들의 사기까지 걱정된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국 대회인데 텅 빈 관중석"... "다른 도시는 행정기관이 직접 나서는데"
제천 체육계의 한 인사는 "전국 규모의 대회가 치러지고 있지만 정작 경기장 관중석은 텅 빈 채 선수들과 동행한 학부모들만 삼삼오오 모여 응원을 펼치고 있다"며 "모든 스포츠 종목이 그러하듯 개최지 시민들의 관심이 그 대회의 명맥과 차기 대회 유치를 좌우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지금 열리고 있는 씨름대회는 TV로도 중계될 만큼 관심이 큰 경기인데 제천시의 대회 홍보는 전혀 없다"며 "TV 화면에 비친 썰렁한 관중석을 보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유치 건수 늘리기에 몰두하기 보다는 흥행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인사는 "체육계 중앙 인사들 참석이 빈번한데도 제천시장을 개·폐막식에 모시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다른 도시의 사례를 보면 행정기관이 직접 나서 시민적 관심과 성원을 부르짖는다"면서 "하지만 제천시는 단위 협회에만 의존한 채 관심은 뒷전이다. 대회 운영에 관한 계획이나 준비에도 당연히 만전을 기울여야 하지만 시민들이 경기장을 찾게 할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경기장 편의시설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고교축구대회가 열렸던 제천축구센터는 대회 기간 밀려든 차량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협소한 진입도로 때문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선수, 학부모 등 대회 참가자들의 불만이 매우 크다. 매년 반복되는 문제지만 제천시는 소관 부서만 따지고 있다"며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상황은 이렇지만, 제천시는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각종 체육대회 36개를 유치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1220억 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각종 대회를 치르는 제천의 모습이 전국적으로 어떻게 비쳐질지에 더 큰 관심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