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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시민 400여 명이 모였다. 지난 6월 24일 일어난 아리셀 참사의 49제를 앞두고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노동자 시민 추모행동'에 참여한 이들이었다. 서울에서 아리셀 참사 시민추모제가 열린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8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시민 400여 명이 모였다. 지난 6월 24일 일어난 아리셀 참사의 49제를 앞두고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노동자 시민 추모행동'에 참여한 이들이었다. 서울에서 아리셀 참사 시민추모제가 열린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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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시민 400여 명이 모였다. 지난 6월 24일 일어난 아리셀 참사 49재를 앞두고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노동자 시민 추모행동'에 참여한 이들이었다. 서울에서 아리셀 참사 시민추모제가 열린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아리셀 참사 유가족들은 희생자의 영정을 손에 든 채 세종문화회관 계단 맨 앞에 앉았다. 참사가 발생한 지 50일이 다 되어가는데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전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 유가족들의 표정은 망연자실함과 함께 분노가 서려 있었다.

유가족들, 희생자 영정 들고 발언... "연대하고 힘내서 끝까지 싸우겟다"
 
 이순희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피해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딸의 영정을 들고 발언에 나섰다. 이씨는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가슴이 미어터진다. (딸이) 정말 보고 싶다"고 외쳤다.
 이순희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피해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딸의 영정을 들고 발언에 나섰다. 이씨는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가슴이 미어터진다. (딸이) 정말 보고 싶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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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희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피해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딸의 영정을 들고 발언에 나섰다. 이씨는 "자식 잃은 부모 마음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가슴이 미어터진다. (딸이) 정말 보고 싶다"며 "오늘 여기서 많은 분들이 지지해 주고 지원해 주는 걸 보니까 그나마 조금이라도 마음은 놓인다. 우리도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힘을 내서 끝까지 박순관(아리셀 대표)을 구속하고 처벌받게 할 때까지 힘을 합쳐서 싸우겠다"고 외쳤다.

이어 이 대표는 유가족들을 향해 "유가족들 싸울 수 있죠. 영정들을 보니 아이들이 더 보고 싶다"면서 "우리 한번 같이 '보고 싶다'라고 외쳐보자. 우리 아이들 잊지 말자"라며 목 놓아 오열했다. 이에 유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외쳤고 이어 참가자들 또한 목청 높여 '보고 싶다'라고 화답했다.

마찬가지로 참사로 가족을 잃은 김태윤 피해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여기 계신 분들 CCTV 보셨을 거다. 리튬 배터리가 위험한 걸 알았더라면 일반 소화기로 진압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우리 가족들은 화재 진압하려고 일반 소화기로 끄려고 했다. 그리고 우왕좌왕하다 40초 만에 천도가 넘는 폭발 속으로 우리 가족들은 사라졌다"라고 울먹였다.

김 대표는 "23명을 죽인 박순관 대표는 7월 5일 교섭 이후에 한 번도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후 개별적으로 유가족에게 문자하고 전화해 5천만 원 준다고 운운하며 개별 합의하라고 종용하고 있다"라면서 "끝까지 힘내서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연대해서 힘차게 싸워 나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태원 유가족 "제대로 진상규명하는지 함께 지켜볼 것... 용기 잃지 말아달라"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혹시라도 외국인이라고 차별하지는 않는지, 최선을 다하지는 않은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혹시라도 외국인이라고 차별하지는 않는지, 최선을 다하지는 않은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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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회적 참사 유가족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지난 2020년 이천 한익스프레스 물류센터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대 발언에 나선 김선애씨의 가족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김씨는 "안전 교육이 제대로 되어 있었더라면,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었더라면, 안전 점검만 제대로 했더라면 등등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고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던, 그렇다면 일찍 가족을 먼저 떠나보내는 일은 없었을 것을 생각하면서 피눈물 흘리며 아파하실 유가족분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유가족들의 슬픔을 어루만졌다.

이어 김씨는 "스물 세분이나 돌아가신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고 그 책임자가 제대로 처벌받는, 이 당연한 유가족으로서의 권리를, 대체 왜 유가족이 무더위와 폭우 속에 힘겹게 요구를 해야 하는 것인지, 죄책이 너무도 큰 기업과 정부는 왜 묵묵부답인 것인지 우리 유가족들은 이런 사회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유가족분들은 끝까지 마음 흐트러지지 마시고 더욱 하나로 뭉쳐 악한 불의를 향해 더욱 힘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정민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그 고통을, 그 슬픔을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라며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은 이미 그 참담한 아픔을 겪으면서 힘들게 그 트라우마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지켜볼 것이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혹시라도 외국인이라고 차별하지는 않는지, 최선을 다하지는 않은 것인지 지켜볼 것이다"라며 "유가족 여러분, 여러분들 주위에는 많은 분들이 함께 아파하고 함께 연대하고 있다. 용기를 잃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란다"라고 유가족과 함께 아리셀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연대할 것을 강조했다.

추모제 참가자들, 8월 17일 아리셀 참사에 연대하는 희망버스 참여 약속
 
 발언을 마치고 유가족들은 영정을 들고 참가자들을 마주 봤다. 유가족들은 참가자들에게 "오는 8월 17일 화성에서 열리는 희망버스에 함께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발언을 마치고 유가족들은 영정을 들고 참가자들을 마주 봤다. 유가족들은 참가자들에게 "오는 8월 17일 화성에서 열리는 희망버스에 함께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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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에 나섰다. 양 위원장은 "어제 유가족분들이 민주노총을 찾아와 주셨다. 어제도 눈물을 흘리면서 함께 싸워달라고 호소하셨고 오늘도 같은 말씀을 주셨다"라며 "그 말씀이 꾸짖음으로 들리기도 하고 그동안 우리의 역할과 노력이 부족했다는 질책으로 들리기도 해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오늘 가족분들이 만드신 하늘색 리본을 나눠 드렸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만든 노란 리본을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보라색 리본으로 이어받고, 그것을 오송 참사의 초록색 리본으로, 초록색 리본을 또다시 아리셀 참사의 유가족들이 하늘색 리본으로 이어받아야 하는 잔인한 현실이 계속해서는 안 된다"며 계속되는 사회적 참사가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역설했다.

발언을 마치고 유가족들은 영정을 들고 참가자들을 마주 봤다. 유가족들은 참가자들에게 "오는 8월 17일 화성에서 열리는 희망버스에 함께해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관련기사: "8월 17일 화성 희망버스가 뜬다").

추모제를 마친 뒤, 유가족들과 추모제 참가자들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지청까지 행진하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아리셀 참사의 진상규명에 관심을 가지고 유가족들에게 연대해주길 호소했다.
 
 추모제를 마친 뒤, 유가족들과 추모제 참가자들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지청까지 행진하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아리셀 참사의 진상규명에 관심을 가지고 유가족들에 연대해주길 호소했다.
 추모제를 마친 뒤, 유가족들과 추모제 참가자들은 세종문화회관에서 고용노동부 서울고용노동지청까지 행진하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아리셀 참사의 진상규명에 관심을 가지고 유가족들에 연대해주길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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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중대재해참사#아리셀희망버스#진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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